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9247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용연향과 사람의 향기 / 도종환




얼마 전 영국의 웨일즈 해변에서 용연향이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션 케인과 아이언 포스터라는 두 사람이 발견한 용연향은 약 50kg 정도로 50만 파운드(약 9억 4500만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합니다.

용연향은 향유고래 수컷의 창자 속에 생기는 이물질로 배설된 후 바다에 떠다니거나 해안으로 밀려 발견되는 귀한 향료입니다. 앰버그리스라고도 불리는 용연향은 향료성분을 알코올에 녹여 추출하여 향수를 만드는 값비싼 물질입니다. 그런데 이 용연향은 고래가 오징어를 먹거나 바닷물을 마시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바닷속에 있는 특별히 향기로운 것들을 먹으면서 만든 것이 아닙니다.

천연 동물성 향료인 사향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의 윈난성 · 쓰촨성 같은 높은 산지에서 사는 사향노루에게서 얻습니다. 사향은 사향노루의 향낭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사향노루 자신은 사향을 찾아다니지 않습니다. 늘 풀을 찾아다니며 살 뿐입니다.

침향도 침향나무의 진에서 얻지만 침향나무는 향기만을 먹으며 자라지 않습니다. 침향나무는 그저 빗줄기와 햇빛으로 자랄 뿐입니다.

사람이 지닌 향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인품의 향기는 향수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특별한 것을 먹고 특별한 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훌륭한 사람은 오히려 평범한 모습으로 삽니다. 파트롤 린포체의 말대로 성인들의 비범함은 우리 눈에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반면 야바위꾼이 성인처럼 행세하며 남들을 속이는 비범한 재주에 우리는 잘 속아 넘어가곤 합니다.




 

  1. No Image notice by 風文 2023/02/04 by 風文
    Views 4170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2. 친구야 너는 아니

  3. 지하철에서 노인을 만나면 무조건 양보하라

  4. No Image 14May
    by 윤영환
    2008/05/14 by 윤영환
    Views 6030 

    부처님 말씀 / 도종환

  5. No Image 20May
    by 바람의종
    2008/05/20 by 바람의종
    Views 7326 

    편안한 마음 / 도종환

  6. No Image 22May
    by 바람의종
    2008/05/22 by 바람의종
    Views 6697 

    달을 먹다

  7. 다리가 없는 새가 살았다고 한다.

  8. No Image 09Apr
    by 바람의종
    2008/04/09 by 바람의종
    Views 8290 

    화개 벚꽃 / 도종환

  9. No Image 10Apr
    by 바람의종
    2008/04/10 by 바람의종
    Views 9796 

    4월 이야기

  10. No Image 11Apr
    by 바람의종
    2008/04/11 by 바람의종
    Views 6646 

    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 납니다

  11. No Image 14Apr
    by 바람의종
    2008/04/14 by 바람의종
    Views 6937 

    네비게이션에 없는 길 / 도종환

  12. No Image 16Apr
    by 바람의종
    2008/04/16 by 바람의종
    Views 6693 

    자족에 이르는 길 / 도종환

  13. No Image 18Apr
    by 바람의종
    2008/04/18 by 바람의종
    Views 12902 

    산벚나무 / 도종환

  14. No Image 21Apr
    by 바람의종
    2008/04/21 by 바람의종
    Views 9247 

    용연향과 사람의 향기 / 도종환

  15. No Image 24Apr
    by 바람의종
    2008/04/24 by 바람의종
    Views 6891 

    섬기고 공경할 사람 / 도종환

  16. No Image 25Apr
    by 바람의종
    2008/04/25 by 바람의종
    Views 7121 

    입을 여는 나무들 / 도종환

  17. No Image 28Apr
    by 바람의종
    2008/04/28 by 바람의종
    Views 8359 

    참는다는 것 / 도종환

  18. No Image 29Apr
    by 바람의종
    2008/04/29 by 바람의종
    Views 6756 

    하나의 가치

  19. No Image 30Apr
    by 바람의종
    2008/04/30 by 바람의종
    Views 5323 

    만족과 불만 / 도종환

  20. No Image 02May
    by 바람의종
    2008/05/02 by 바람의종
    Views 9448 

    젖은 꽃잎 / 도종환

  21. No Image 05May
    by 바람의종
    2008/05/05 by 바람의종
    Views 6357 

    어린이라는 패러다임 / 도종환

  22. No Image 08May
    by 바람의종
    2008/05/08 by 바람의종
    Views 7081 

    어머니 / 도종환

  23. No Image 09May
    by 바람의종
    2008/05/09 by 바람의종
    Views 8356 

    찬란한 슬픔의 봄 / 도종환

  24. No Image 04Sep
    by 바람의 소리
    2007/09/04 by 바람의 소리
    Views 6748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

  25. No Image 20Dec
    by 바람의종
    2007/12/20 by 바람의종
    Views 8073 

    solomoon 의 잃어버린 사랑을 위하여(17대 대선 특별판)

  26. No Image 15Feb
    by 바람의종
    2008/02/15 by 바람의종
    Views 7174 

    신종사기

  27. No Image 16Mar
    by 바람의종
    2008/03/16 by 바람의종
    Views 6476 

    노인과 여인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