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6693 추천 수 2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자족에 이르는 길 / 도종환




키요자와 만시는 내면의 자족에 이르는 것이 신심의 정점이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생선을 즐겨 먹지만 생선이 없다 해서 불평하지 않는다. 재물을 즐기되 그 모든 재물이 없어졌다 해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높은 벼슬자리에 앉기도 하지만, 그 자리에서 물러날 때 아까워하지 않는다. 지식을 탐구하되 남보다 더 안다 해서 뽐내지 않고 남보다 덜 안다 해서 주눅들지 않는다. 으리으리한 저택에 살 수도 있다. 그러나 산 속에서 밤하늘 별을 보며 잠자리에 드는 것을 경멸하지 않는다. 좋은 옷을 입지만 그 옷이 더러워지고 찢어져도 태연하다. 이와 같은 품성을 지녔기에 신심을 얻은 사람은 자유인이다. 아무 것도 그를 가두거나 가로막지 못한다."

불교에세이 『겨울부채』에 나오는 말입니다. 늘 그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며, 어떤 경우에도 집착하지 않을 때 이런 마음을 지닐 수 있을 겁니다. 재물이 없어졌지만 그게 본래 내 것이 아니라 잠시 내가 맡아가지고 있던 것이라 생각하면 서운하지 않습니다. 높은 자리도 나만 앉아야 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내가 잠시 앉았다 내주게 되어 있습니다. 모든 자리가 그렇습니다. 내가 가진 지식은 내 분야의 지식입니다. 내가 모르는 분야도 많고 내가 조금 더 아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도 극히 작은 부분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교만할 이유도 주눅들 이유도 없는 것이지요.

좋은 옷도 더러워지고 새 옷도 시간이 흐르면 낡은 옷으로 변하는 게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것까지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얽매이지 않아야 합니다. 저택에 살든 산속 오두막에 살든 서로를 경멸하지 않고 사는 삶, 스스로 만족하며 사는 삶이 행복한 삶입니다. 그런 품성을 지닌 사람이 참 자유인입니다.




 

  1. No Image notice by 風文 2023/02/04 by 風文
    Views 4168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2. 친구야 너는 아니

  3. 지하철에서 노인을 만나면 무조건 양보하라

  4. No Image 14May
    by 윤영환
    2008/05/14 by 윤영환
    Views 6030 

    부처님 말씀 / 도종환

  5. No Image 20May
    by 바람의종
    2008/05/20 by 바람의종
    Views 7326 

    편안한 마음 / 도종환

  6. No Image 22May
    by 바람의종
    2008/05/22 by 바람의종
    Views 6697 

    달을 먹다

  7. 다리가 없는 새가 살았다고 한다.

  8. No Image 09Apr
    by 바람의종
    2008/04/09 by 바람의종
    Views 8290 

    화개 벚꽃 / 도종환

  9. No Image 10Apr
    by 바람의종
    2008/04/10 by 바람의종
    Views 9796 

    4월 이야기

  10. No Image 11Apr
    by 바람의종
    2008/04/11 by 바람의종
    Views 6646 

    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 납니다

  11. No Image 14Apr
    by 바람의종
    2008/04/14 by 바람의종
    Views 6937 

    네비게이션에 없는 길 / 도종환

  12. No Image 16Apr
    by 바람의종
    2008/04/16 by 바람의종
    Views 6693 

    자족에 이르는 길 / 도종환

  13. No Image 18Apr
    by 바람의종
    2008/04/18 by 바람의종
    Views 12902 

    산벚나무 / 도종환

  14. No Image 21Apr
    by 바람의종
    2008/04/21 by 바람의종
    Views 9244 

    용연향과 사람의 향기 / 도종환

  15. No Image 24Apr
    by 바람의종
    2008/04/24 by 바람의종
    Views 6891 

    섬기고 공경할 사람 / 도종환

  16. No Image 25Apr
    by 바람의종
    2008/04/25 by 바람의종
    Views 7121 

    입을 여는 나무들 / 도종환

  17. No Image 28Apr
    by 바람의종
    2008/04/28 by 바람의종
    Views 8359 

    참는다는 것 / 도종환

  18. No Image 29Apr
    by 바람의종
    2008/04/29 by 바람의종
    Views 6756 

    하나의 가치

  19. No Image 30Apr
    by 바람의종
    2008/04/30 by 바람의종
    Views 5323 

    만족과 불만 / 도종환

  20. No Image 02May
    by 바람의종
    2008/05/02 by 바람의종
    Views 9448 

    젖은 꽃잎 / 도종환

  21. No Image 05May
    by 바람의종
    2008/05/05 by 바람의종
    Views 6357 

    어린이라는 패러다임 / 도종환

  22. No Image 08May
    by 바람의종
    2008/05/08 by 바람의종
    Views 7081 

    어머니 / 도종환

  23. No Image 09May
    by 바람의종
    2008/05/09 by 바람의종
    Views 8353 

    찬란한 슬픔의 봄 / 도종환

  24. No Image 04Sep
    by 바람의 소리
    2007/09/04 by 바람의 소리
    Views 6748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

  25. No Image 20Dec
    by 바람의종
    2007/12/20 by 바람의종
    Views 8073 

    solomoon 의 잃어버린 사랑을 위하여(17대 대선 특별판)

  26. No Image 15Feb
    by 바람의종
    2008/02/15 by 바람의종
    Views 7174 

    신종사기

  27. No Image 16Mar
    by 바람의종
    2008/03/16 by 바람의종
    Views 6476 

    노인과 여인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