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6.23 13:28

여린 가지 / 도종환

조회 수 7748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여린 가지 / 도종환


 


가장 여린 가지가 가장 푸르다
둥치가 굵어지면 나무껍질은 딱딱해진다
몸집이 커질수록 움직임은 둔해지고
줄기는 나날이 경직되어 가는데
허공을 향해 제 스스로 뻗을 곳을 찾아야 하는
줄기 맨 끝 가지들은 한겨울에도 푸르다

(......)

해마다 꽃망울은 그 가지에 잡힌다

제 시 「여린 가지」의 일부분입니다. 나뭇가지를 잘 들여다보면 가지 맨 끝의 가늘고 여린 가지가 가장 싱싱합니다. 그곳이 가장 생명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움직이는 곳입니다. 꽃은 그 여린 가지 위에서 피어납니다. 잎들도 그렇습니다. 어린잎이 나무의 생명을 끌고 갑니다. 가장 여리고 가장 푸른 잎이 맨 위에서 나무의 성장을 이끌어 갑니다. 연둣빛 어린잎이 살아 있어야 나무도 살아 있는 것입니다. 연둣빛 어린잎이 밀고 올라간 만큼 나무는 성장한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도 그렇게 옵니다. 여린 가지처럼 싱싱하게 살아 있는 젊은 소년 소녀, 연둣빛 잎처럼 푸른 젊은이들이 변화의 맨 앞에 서 있을 때 새로운 시대는 오는 겁니다. 경직된 나무, 움직임이 둔해지고 껍질이 딱딱해지는 나무에는 새로운 생명이 깃들지 않습니다. 이미 몸집이 너무 커지고 스스로를 주체하기 힘든 고목의 둥치에는 새로운 꽃이 피지 않습니다.

새로운 세대가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야 사회도 새롭게 성장하고 문화의 꽃이 핍니다. 후천개벽의 세상은 젊은 그들이 주인이 될 때 온다고 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6894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6007
2877 '성실'과 '실성' 風文 2015.06.24 5867
2876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윤영환 2013.06.15 9848
2875 '소식'을 하되... 바람의종 2012.04.27 5869
2874 '손을 씻다' 風文 2020.05.25 660
2873 '순수의식' 風文 2014.12.18 6893
2872 '스님은 고민 없지요?' 바람의종 2012.10.05 6852
2871 '시루논' 바람의종 2009.10.28 4072
2870 '실속 없는 과식' 윤영환 2013.06.28 9514
2869 '쓴 것을 가져오라' 風文 2022.01.13 689
2868 '아침'을 경배하라 風文 2019.08.17 655
2867 '안심하세요, 제가 있으니까요' 바람의종 2009.06.09 3819
2866 '애무 호르몬' 바람의종 2011.09.29 8763
2865 '액티브 시니어' 김형석 교수의 충고 風文 2022.05.09 476
2864 '야하고 뻔뻔하게' 風文 2013.08.20 18653
2863 '어느 날 갑자기' 바람의종 2013.01.31 7043
2862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風文 2020.05.07 596
2861 '어른 아이' 모차르트 風文 2023.11.21 592
2860 '어른'이 없는 세상 風文 2019.08.24 695
2859 '어쩌면 좋아' 바람의종 2010.04.17 3345
2858 '억울하다'라는 말 風文 2023.01.17 434
2857 '언제 가장 행복했습니까?' 風文 2022.02.06 491
2856 '언제나 준비한다' 바람의종 2011.02.28 3097
2855 '얼굴', '얼골', '얼꼴' 風文 2019.08.19 627
2854 '열심히 뛴 당신, 잠깐 멈춰도 괜찮아요' 바람의종 2013.01.15 7718
2853 '영혼의 우물' 風文 2017.12.14 308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