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634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첫날밤인데 우리 손잡고 잡시다」(시인 유안진)


  2009년 5월 15일_열네번째





 





 


    첫날밤인데 우리 손잡고 잡시다


    어젯밤 손잡고 자느라 피곤하니, 오늘밤은 손놓고 잡시다


 


오죽했으면 열 자식이 악처 하나만 못하다는 말도 생겨났겠는가. 너무 너무 외로워진 80대 할아버지가 결혼을 하겠다고 호령호령하자, 자식들은 하는 수 없이 모여 의논했다. 돌아가시면 후회될 수도 있다는 의견과 아무도 뫼시고 싶지 않다는 계산이 맞아떨어져, 드디어 신붓감을 구하기로 하고, 수소문했으나 응모하는 신붓감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신문방송에 광고를 냈더니, 딱 한 분의 응모자가 있었는데 90대 할머니였다. 그도 그럴 것이 80대 노인에게 시집올 신부는 90대 할머니밖에 더 있겠는가.


자손들은 그 신부마저 놓칠까 봐 서둘러 결혼식을 치러 드렸다.


결혼식 치르느라 시달릴 대로 시달린 신랑은 신방에 든 신부 옆에 누우니, 피곤이 한꺼번에 덮쳐왔다.


예식 땜시 마이 피곤하제?, 첫날밤이니 우리 손잡고 잡시데이


새신랑과 새 신부는 그렇게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곯아떨어져 잘 잤다.


다음날 밤이 되자, 80대 신랑은 90대 신부 옆에 누우면서 다시 말했다.


간밤엔 손잡고 자느라 되기 고단했지라우, 온밤(오늘밤)엔 손놓고 자지라우 했단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6186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5125
2552 고마워... 윤안젤로 2013.03.07 8191
2551 고맙고 대견한 꽃 - 도종환 (146) 바람의종 2009.03.23 6882
2550 고맙다 고맙다 바람의종 2009.12.14 5069
2549 고맙다, 철없던 순간들 바람의종 2012.10.30 9380
2548 고백할게 바람의종 2008.03.14 8577
2547 고비마다 나를 살린 책 윤안젤로 2013.03.18 6508
2546 고요하게 흐르는 지혜 風文 2015.06.20 5866
2545 고요한 시간 바람의종 2012.04.04 4879
2544 고이 간직할 이야기 바람의종 2011.02.10 3919
2543 고적한 날 - 도종환 (81) 바람의종 2008.10.17 6996
2542 고추 농사 바람의종 2009.09.22 5211
2541 고통 風文 2015.02.15 6887
2540 고통과 분노를 제어하는 방법 風文 2020.05.19 602
2539 고통은 과감히 맞서서 해결하라 - 헤르만 헷세 風磬 2006.11.02 11035
2538 고통을 기꺼이 감수할 용의 바람의종 2009.11.24 4936
2537 고통을 두려워마라 바람의종 2011.03.18 4112
2536 고통의 기록 風文 2016.09.04 5964
2535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바람의종 2010.09.24 3733
2534 고향을 다녀오니... 風文 2019.08.16 495
2533 고향을 찾아서 風文 2014.10.14 13827
2532 고향집 고갯마루 바람의종 2009.10.01 6245
2531 고향집 고갯마루 바람의종 2010.02.12 4549
2530 고흐에게 배워야 할 것 - 도종환 (72) 바람의종 2008.09.23 9091
2529 곡선 바람의종 2010.01.08 3905
2528 곡선과 직선 바람의종 2012.03.03 562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