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03 03:24

진득한 기다림

조회 수 6974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진득한 기다림

  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겸손한 자세를 잃고 대충 넘어 가려고 하다 민망함을 당하고 나면 한동안 글쓰는 일이 보통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그것이 슬럼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발효가 제대로 되지 않아 먹기 거북한 음식처럼 읽기 부담스러운 시. 너무 성 급하게 익혀내어 얼른 보아도 덜 된 음식이란 것이 눈에 보이는 듯한 글, 쫓 기듯 만든 음식처럼 성의조차 없는 글.... 요즈음 나는 세월의 뜸이 덜 된 그런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두려워진다.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해 공연히 불안해하며 글의 깊이를 잃어 가는 내 자신이 된장 항아리를 뛰쳐나온 몇 개의 초조한 콩은 아닌가 되돌아 보게 된다.

 - 도종환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항아리 속 된장처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6964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6061
3002 속상한 날 먹는 메뉴 風文 2024.02.17 199
3001 지금의 나이가 좋다 風文 2024.02.17 243
3000 AI 챗지피티ChatGPT가 갖지 못한 것 風文 2024.02.08 302
2999 어머니의 기도와 노동 風文 2024.02.08 268
2998 잘 웃고 잘 운다 風文 2024.02.08 277
2997 '의미심장', 의미가 심장에 박힌다 風文 2024.02.08 347
2996 마음의 소리 風文 2024.01.16 682
2995 제자리 맴돌기 風文 2024.01.16 331
2994 침묵과 용서 風文 2024.01.16 850
2993 귓속말 風文 2024.01.09 303
2992 순한 사람이 좋아요 風文 2024.01.09 305
2991 백합의 꽃말 風文 2024.01.06 278
2990 수수께끼도 풀린다 風文 2024.01.04 276
2989 '내가 김복순이여?' 風文 2024.01.03 321
2988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風文 2024.01.02 340
2987 다시 태어나는 날 風文 2024.01.02 299
2986 친밀한 사이 風文 2023.12.29 318
2985 손바닥으로 해 가리기 風文 2023.12.28 335
2984 역사의 신(神) 風文 2023.12.28 654
2983 아기 예수의 구유 風文 2023.12.28 301
2982 마음먹었다면 끝까지 가라 風文 2023.12.20 329
2981 헌 책이 주는 선물 風文 2023.12.20 385
2980 샹젤리제 왕국 風文 2023.12.20 291
2979 입을 다물라 風文 2023.12.18 410
2978 산골의 칼바람 風文 2023.12.18 28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