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9 18:01

젊은 날의 초상 中

조회 수 8011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입 초기의 군중심리와도 흡사한 열정에서 깨어나면서부터 나는 차츰 모든 것이 허망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그곳에서 무슨 천부의 권리처럼, 혹은 자명한 진리처럼 떠들었던 것들은 따지고 보면 우리가 받은 오랜 국민형성교육의 결과에 지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그것들은 초등학교의 <사회생활>과 중등학교의 <공민(公民)> 및 <일반사회>에서 주입된 지식과 몇 권의 번역서에서 얻은 지식의 단편이 집적된 것일 뿐, 태어날 때부터 하늘에서 부여받은 권리도 동쪽에서 해가 뜬다는 것과 같은 자명(自明)의 진리도 아니었다. 엄밀히 말해, 그것은 우리들의 신념체계 일반에 대한 추상적인 회의였지만, 이내 당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구체적인 의심으로 발전해 갔다. 천번만번 내가 믿고 있는 일이 옳다고 다짐해도, 또 우리의 지혜가 성숙하고 사색이 깊어지면 반드시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리라는 것을 애써 스스로에게 설득해도, 우선 쓰라리고 서글픈 것은 그것을 향한 내 열정 속에 감추어진 충동적이고 부화적(府和的)인 요소였다.

-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中
 


  1.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Date2023.02.04 By風文 Views7331
    read more
  2. 친구야 너는 아니

    Date2015.08.20 By風文 Views96371
    read more
  3. 무관심

    Date2008.03.12 By바람의종 Views7982
    Read More
  4. 스탈린은 진정한 사회주의자가 아니였다!!

    Date2008.03.12 By바람의종 Views7082
    Read More
  5.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中

    Date2008.03.11 By바람의종 Views9566
    Read More
  6. 휴 프레이더의 '나에게 쓰는 편지' 中 -

    Date2008.03.10 By바람의종 Views8962
    Read More
  7. '나는 내가 바꾼다' 중에서

    Date2008.03.08 By바람의종 Views8063
    Read More
  8. 호밀밭의 파수꾼 중에서....

    Date2008.03.07 By바람의종 Views7256
    Read More
  9. 그들의 뒤를 따라가 보자

    Date2008.03.06 By바람의종 Views8711
    Read More
  10. 새처럼 연약한 것

    Date2008.03.06 By바람의종 Views5539
    Read More
  11. 사람, 생명의 노래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6399
    Read More
  12. 사랑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6500
    Read More
  13. '사랑 할 땐 별이 되고'중에서... <이해인>

    Date2008.03.01 By바람의종 Views7308
    Read More
  14. 김인숙 <거울에 관한 이야기>

    Date2008.02.29 By바람의종 Views11106
    Read More
  15. 엄창석,<색칠하는 여자>

    Date2008.02.28 By바람의종 Views11257
    Read More
  16. 박상우 <말무리반도>

    Date2008.02.27 By바람의종 Views9870
    Read More
  17. 죽음에 대한 불안 두 가지.

    Date2008.02.25 By바람의종 Views6866
    Read More
  18. 나의 아버지는 내가...

    Date2008.02.24 By바람의종 Views7192
    Read More
  19. <죽은 시인의 사회> 中

    Date2008.02.23 By바람의종 Views8448
    Read More
  20. 테리, 아름다운 마라토너

    Date2008.02.22 By바람의종 Views8681
    Read More
  21. 참새와 죄수

    Date2008.02.21 By바람의종 Views9817
    Read More
  22. 사랑을 논하기에 앞서..

    Date2008.02.20 By바람의종 Views5993
    Read More
  23. 이성을 유혹하는 향수, 그 실체는?

    Date2008.02.19 By바람의종 Views9750
    Read More
  24. 젊은 날의 초상 中

    Date2008.02.19 By바람의종 Views8011
    Read More
  25. 닥터 지바고 중

    Date2008.02.18 By바람의종 Views6532
    Read More
  26. 안병무 '너는 가능성이다' 中

    Date2008.02.17 By바람의종 Views10595
    Read More
  27.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계산된 세계

    Date2008.02.16 By바람의종 Views652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