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9248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용연향과 사람의 향기 / 도종환




얼마 전 영국의 웨일즈 해변에서 용연향이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션 케인과 아이언 포스터라는 두 사람이 발견한 용연향은 약 50kg 정도로 50만 파운드(약 9억 4500만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합니다.

용연향은 향유고래 수컷의 창자 속에 생기는 이물질로 배설된 후 바다에 떠다니거나 해안으로 밀려 발견되는 귀한 향료입니다. 앰버그리스라고도 불리는 용연향은 향료성분을 알코올에 녹여 추출하여 향수를 만드는 값비싼 물질입니다. 그런데 이 용연향은 고래가 오징어를 먹거나 바닷물을 마시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바닷속에 있는 특별히 향기로운 것들을 먹으면서 만든 것이 아닙니다.

천연 동물성 향료인 사향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의 윈난성 · 쓰촨성 같은 높은 산지에서 사는 사향노루에게서 얻습니다. 사향은 사향노루의 향낭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사향노루 자신은 사향을 찾아다니지 않습니다. 늘 풀을 찾아다니며 살 뿐입니다.

침향도 침향나무의 진에서 얻지만 침향나무는 향기만을 먹으며 자라지 않습니다. 침향나무는 그저 빗줄기와 햇빛으로 자랄 뿐입니다.

사람이 지닌 향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인품의 향기는 향수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특별한 것을 먹고 특별한 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훌륭한 사람은 오히려 평범한 모습으로 삽니다. 파트롤 린포체의 말대로 성인들의 비범함은 우리 눈에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반면 야바위꾼이 성인처럼 행세하며 남들을 속이는 비범한 재주에 우리는 잘 속아 넘어가곤 합니다.




 

  1.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Date2023.02.04 By風文 Views4538
    read more
  2. 친구야 너는 아니

    Date2015.08.20 By風文 Views93417
    read more
  3. 이거 있으세요?

    Date2008.03.19 By바람의종 Views8104
    Read More
  4. 소금과 호수

    Date2008.03.18 By바람의종 Views7508
    Read More
  5. 노인과 여인

    Date2008.03.16 By바람의종 Views6479
    Read More
  6. 신종사기

    Date2008.02.15 By바람의종 Views7174
    Read More
  7. solomoon 의 잃어버린 사랑을 위하여(17대 대선 특별판)

    Date2007.12.20 By바람의종 Views8083
    Read More
  8.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

    Date2007.09.04 By바람의 소리 Views6755
    Read More
  9. 찬란한 슬픔의 봄 / 도종환

    Date2008.05.09 By바람의종 Views8361
    Read More
  10. 어머니 / 도종환

    Date2008.05.08 By바람의종 Views7086
    Read More
  11. 어린이라는 패러다임 / 도종환

    Date2008.05.05 By바람의종 Views6357
    Read More
  12. 젖은 꽃잎 / 도종환

    Date2008.05.02 By바람의종 Views9458
    Read More
  13. 만족과 불만 / 도종환

    Date2008.04.30 By바람의종 Views5326
    Read More
  14. 하나의 가치

    Date2008.04.29 By바람의종 Views6772
    Read More
  15. 참는다는 것 / 도종환

    Date2008.04.28 By바람의종 Views8380
    Read More
  16. 입을 여는 나무들 / 도종환

    Date2008.04.25 By바람의종 Views7126
    Read More
  17. 섬기고 공경할 사람 / 도종환

    Date2008.04.24 By바람의종 Views6899
    Read More
  18. 용연향과 사람의 향기 / 도종환

    Date2008.04.21 By바람의종 Views9248
    Read More
  19. 산벚나무 / 도종환

    Date2008.04.18 By바람의종 Views12902
    Read More
  20. 자족에 이르는 길 / 도종환

    Date2008.04.16 By바람의종 Views6695
    Read More
  21. 네비게이션에 없는 길 / 도종환

    Date2008.04.14 By바람의종 Views6946
    Read More
  22. 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 납니다

    Date2008.04.11 By바람의종 Views6647
    Read More
  23. 4월 이야기

    Date2008.04.10 By바람의종 Views9807
    Read More
  24. 화개 벚꽃 / 도종환

    Date2008.04.09 By바람의종 Views8295
    Read More
  25. 다리가 없는 새가 살았다고 한다.

    Date2008.04.05 By바람의종 Views8711
    Read More
  26. 달을 먹다

    Date2008.05.22 By바람의종 Views6702
    Read More
  27. 편안한 마음 / 도종환

    Date2008.05.20 By바람의종 Views733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