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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중문화와 관련해서 키치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키치는 독일어에서 온 말로, 모조품, 싸구려 제품 등등을 의미합니다. 현대 대중문화가 갖는 성격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단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대중문화의 키치적 성격을 놓고 저급하다고 비난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키치적 성격은 한편으로 비싸거나 접근이 어려운 예술 작품을 복제해서 전파함으로서 손쉽게 대중이 접근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대중화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예술의 대중화는 과거의 고급예술이라 불리는 것들과 대중예술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미의 기준 자체도 변화시키는 기능을 해 왔습니다. 이른바 복잡하고 테크니컬한 것만이 예술이 아니고, 그냥 자기를 표현한 소박한 것도 예술로 생각하게 된 겁니다.

미술사에서 이와 유사한 중요한 변화는 뒤샹(Marcel Duchamp)이 제기합니다. 다 아시겠지만, 뒤샹은 남성용 변기를 작품으로 전시하면서 ‘샘(fountain)’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평범한 남성용 변기에 전혀 가공하지 않고 위치만 바꾸고, 서명만 해 놓은 것입니다. 난리가 났습니다. 어떤 사람은 책상을 치면서 ‘내가 먼저 할 수 있었는데’ 이러기도 했다고 합니다. 뒤샹의 문제제기는 명확합니다. 지금까지 예술이란 것은 느낌의 대상이었는데, 이해의 대상이 되었다는 겁니다.

화장실에 있는 변기와 전시장에 있는 변기는 상징적 의미가 다릅니다. 예술을 의미의 관점에서 접근한 겁니다. 예술작품은 이제 아름다움이 아니라, 의미의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저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주목하게 되는 겁니다. 작품을 보는 사람에게 그것의 의미를 해석하는 과제가 떨어진 것입니다. 미는 사라지고 의미가 남은 것입니다. 이게 현대 미술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미술이 한편으로 개념화 되면서 두 가지 극단적인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한 편으로 전문화 되면서, 한 편으로 대중화 되는 겁니다. 의미만 잘 부여한다면 누구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겁니다. 그러나 실제로 공감을 얻으면서 제대로 평가받을만한 걸 만드는 것은 여전히 어려워지는 겁니다. 그래서 작품은 많아지는데 진짜 의미 있는 작품은 무엇인가라는 논란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시각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중들은 여전히 의미보다는 미의 관점에서 예술작품을 만난다거나, 당위의 차원에서 그러한 예술작품의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는 것이냐라는 문제제기들입니다. 현대 예술을 대하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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