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7002 추천 수 2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지금 아니면 안 되는 것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한 번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말이다. 지금도 나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오면 그 일이 지금 아니면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나중에라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본 다음, 지금 해야만 하는 것을 선택한다.

 내가 이지함 화장품 ceo가 되어 회사를 운영하는 것 또한 되돌아보면 8년 전 중요한 순간에 내린 선택의 결과물인 듯하다. 약대를 졸업한 뒤 제약회사를 거쳐, 존슨앤존슨 마케팅부서에서 3년간 일하고 있을 무렵 다른 회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 소위 잘나가던 이지함 피부과에서 함께 화장품 회사를 세워보자는 제안을 해 왔다. 화장품 회사 설립이 작은 구멍가게 내는 것도 아닌데, 그냥 의욕만으로 회사를 만든다는 것이 당시에는 무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때 내 선택의 기준은 바로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가’였다. 내가 다른 회사에 취직하는 것은 지금이 아니어도, 약사라는 전문직종을 가진 이상 언제든 가능한 일이었지만 회사를 만들어서 사업을 하는 것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 안 될 듯했다. 가진 돈도 없고, 경험도 많지 않았지만 건강한 피부를 위한 좋은 화장품을 만들어야지 하는 야무진 결심으로 사업자 등록을 한 뒤 사무실을 얻었다. 살던 집을 얻을 때조차도 부모님이 함께 부동산에 가서 계약하는 과정을 맡아 주셨기 때문에, 처음 사무실을 계약하러 가는 날 보증금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가지고 가야 한다는 것조차도 몰랐던 시절이었다. 걸음마도 못하는 아이가 달리기 대회에 나간 꼴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멋모르고 한 선택이 지금의 내 모습을 만들었다.

 집 계약 한번 직접 해 보지 않은 내가 30대에 회사를 만들어서 키워보겠다는 결정을 하다니, 정말 그때가 아니면 시도해 볼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 같다. 실패할 수 있지만,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젊음’이 있는 시절에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는 것은 미래에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생각하고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아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꺼려진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정신이 신중함이라는 말로 위장되어 주춤하게 되지 않기를 바라며, 나는 오늘도 도전을 꿈꾼다.


김영선 님 | 이지함화장품 대표
-《행복한동행》2008년 6월호 중에서


 


  1.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Date2023.02.04 By風文 Views4223
    read more
  2. 친구야 너는 아니

    Date2015.08.20 By風文 Views93092
    read more
  3. 세계 최초의 아나키스트 정당을 세운 한국의 아나키스트

    Date2008.07.24 By바람의종 Views15097
    Read More
  4. 역설의 진리 - 도종환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7407
    Read More
  5. 독도 - 도종환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6805
    Read More
  6. 모기 이야기 - 도종환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8209
    Read More
  7. 좋은 사람 - 도종환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7790
    Read More
  8. 유쾌한 시 몇 편 - 도종환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8324
    Read More
  9. 희망의 바깥은 없다 - 도종환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10150
    Read More
  10. 임숙영의 책문 - 도종환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6934
    Read More
  11. 평화의 촛불 - 도종환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6974
    Read More
  12. 개울과 바다 - 도종환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9115
    Read More
  13. 창의적인 사람 - 도종환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8202
    Read More
  14. 권력의 꽃 - 도종환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10896
    Read More
  15. 온화한 힘 - 도종환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6523
    Read More
  16. 물음표와 느낌표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7635
    Read More
  17. 용서

    Date2008.07.19 By바람의종 Views6477
    Read More
  18. 사과

    Date2008.07.18 By바람의종 Views6398
    Read More
  19. 벌주기

    Date2008.07.16 By바람의종 Views6245
    Read More
  20. 생각의 집부터 지어라

    Date2008.07.12 By바람의종 Views6272
    Read More
  21. 왕이시여, 어찌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Date2008.07.09 By바람의종 Views8019
    Read More
  22. 후배 직원을 가족같이 사랑하라

    Date2008.07.09 By바람의종 Views6816
    Read More
  23. 이장님댁 밥통 외등

    Date2008.07.04 By바람의종 Views8763
    Read More
  24. 얼굴빛

    Date2008.07.03 By바람의종 Views6441
    Read More
  25. 雨中에 더욱 붉게 피는 꽃을 보며

    Date2008.07.01 By바람의종 Views7699
    Read More
  26. 빈 병 가득했던 시절

    Date2008.06.27 By바람의종 Views5953
    Read More
  27. 그 시절 내게 용기를 준 사람

    Date2008.06.24 By바람의종 Views762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