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150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은 있다
  벅찬 감동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안고 가야 할 사람이 있다
  
  끓어오르던 체온을 식히며
  고요히 눈감기 시작하는 저녁하늘로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사라진 것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풀이란 풀 다 시들고
  잎이란 잎 다 진 뒤에도
  떠나야 할 길이 있고
  
  이정표 잃은 뒤에도
  찾아가야 할 땅이 있다
  뜨겁던 날들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거기서부터 또 시작해야 할 사랑이 있다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이 있습니다. 열정이 식은 뒤에도 우리는 일을 하고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오직 열정과 설렘과 뜨거움으로만 사랑하는 건 아닙니다. 삶으로 사랑하기도 하고 정으로 사랑하며 살기도 합니다.
  
  생에 있어서 감동의 기억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입니까? 개인과 사회를 밀고 가는 가장 큰 원동력의 하나가 감동입니다. 그러나 벅찬 감동으로 서로를 끌어안던 날이 있지만 감동이 영원히 우리를 밀고 가는 건 아닙니다. 감동이 추억의 자리로 물러난 뒤에도 부둥켜안고 가야 하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그게 우리 인생입니다.
  
  늘 뜨거운 감동과 눈물 나게 아름다운 일만을 경험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뜨겁던 날이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서부터 또 시작해야 할 나날의 삶이 있는 겁니다.
  
  잎이 다 지고 세상이 황량하게 바뀌고 있는 걸 보면서도 떠나야 하는 길이 있고 이정표를 잃고 방황하면서도 멈추지 말고 찾아가야 할 땅이 있는 겁니다.










   
 
  도종환/시인

  1.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Date2023.02.04 By風文 Views4892
    read more
  2. 친구야 너는 아니

    Date2015.08.20 By風文 Views93739
    read more
  3. 좋은 생각, 나쁜 생각

    Date2008.10.22 By바람의종 Views8727
    Read More
  4. 아, 얼마나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인가 - 도종환 (84)

    Date2008.10.22 By바람의종 Views5119
    Read More
  5. 행복의 양(量)

    Date2008.10.20 By바람의종 Views6421
    Read More
  6. 그대 이제 꿈을 말할 때가 아닌가

    Date2008.10.20 By바람의종 Views5907
    Read More
  7. 참 좋은 글 - 도종환 (83)

    Date2008.10.20 By바람의종 Views6521
    Read More
  8. 단풍 - 도종환 (82)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9212
    Read More
  9. 고적한 날 - 도종환 (81)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6967
    Read More
  10. 전혀 다른 세계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8003
    Read More
  11. 약속 시간 15분 전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7160
    Read More
  12. 가끔은 보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6179
    Read More
  13. 내 인생의 걸림돌들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6960
    Read More
  14. 하느님의 사랑, 우리의 사랑 - 도종환 (80)

    Date2008.10.13 By바람의종 Views7530
    Read More
  15. 성인(聖人)의 길

    Date2008.10.13 By바람의종 Views5526
    Read More
  16. 최고의 유산

    Date2008.10.11 By바람의종 Views6572
    Read More
  17. 저녁 무렵 - 도종환 (79)

    Date2008.10.10 By바람의종 Views8150
    Read More
  18. 내면의 싸움

    Date2008.10.10 By바람의종 Views5655
    Read More
  19.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Date2008.10.10 By바람의종 Views6445
    Read More
  20.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

    Date2008.10.10 By바람의종 Views7890
    Read More
  21. 들국화 한 송이 - 도종환 (78)

    Date2008.10.09 By바람의종 Views8997
    Read More
  22. 슬픔이 없는 곳

    Date2008.10.07 By바람의종 Views6322
    Read More
  23. 각각의 음이 모여

    Date2008.10.07 By바람의종 Views7674
    Read More
  24. 여백 - 도종환 (77)

    Date2008.10.07 By바람의종 Views11492
    Read More
  25.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 때

    Date2008.10.04 By바람의종 Views7247
    Read More
  26. 바다로 가는 강물 - 도종환 (76)

    Date2008.10.04 By바람의종 Views5409
    Read More
  27. 바로 지금

    Date2008.10.01 By바람의종 Views583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