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17 18:07

단풍 - 도종환 (82)

조회 수 9174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단풍들은
  일제히 손을 들어
  제 몸처럼 뜨거운 노을을 가리키고 있네
  
  도대체 무슨 사연이냐고 묻는 나에게
  단풍들은 대답하네
  이런 것이 삶이라고
  그냥 이렇게 화르르 사는 일이 삶이라고
  
  조태일 시인의 시「단풍」입니다. 초록 어린잎들은 봄이면 남쪽에서부터 북상해 올라오지만 단풍은 북쪽에서 내려옵니다. 윗녘에서부터 나뭇잎들이 붉게 타오르며 내려오고 있습니다. 시월 한 달 내내 차례차례 빠짐없이 나뭇잎들을 불태우며 남으로 남으로 내려갈 것입니다.
  
  노을 속에서 붉게 타오르는 단풍을 보며 시인은 이런 것이 삶이라고 말합니다. "그냥 이렇게 화르르 사는 일이 삶이라고" 화르르 화르르 타오르다가 꺼지는 것이 삶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뜨겁게 타오르다가 사라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생에 한 번 뜨겁게 불타오르며 산 하나를 물들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미련 없이 생을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가을입니다.
  
  단풍 붉게 물드는 가을 저녁, 나의 열정, 나의 예술, 나의 사랑이 세상을 저렇게 아름답게 물들이다 사라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고맙게 절하겠습니다, 가을 산에도, 단풍잎 하나에도.











   
 
  도종환/시인

  1.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Date2023.02.04 By風文 Views2638
    read more
  2. 친구야 너는 아니

    Date2015.08.20 By風文 Views91519
    read more
  3. 청소

    Date2008.11.03 By바람의종 Views7354
    Read More
  4. 세상사

    Date2008.11.01 By바람의종 Views5849
    Read More
  5. 아홉 가지 덕 - 도종환 (88)

    Date2008.10.31 By바람의종 Views5814
    Read More
  6. 백만장자로 태어나 거지로 죽다

    Date2008.10.31 By바람의종 Views7293
    Read More
  7.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87)

    Date2008.10.30 By바람의종 Views10125
    Read More
  8. 사랑도 뻔한 게 좋다

    Date2008.10.30 By바람의종 Views5919
    Read More
  9. 김성희의 페이지 - 가을가뭄

    Date2008.10.30 By바람의종 Views8304
    Read More
  10. 은행나무 길 - 도종환 (86)

    Date2008.10.29 By바람의종 Views6455
    Read More
  11. 내 몸은 지금 문제가 좀 있다

    Date2008.10.29 By바람의종 Views5932
    Read More
  12. 혼자라고 느낄 때

    Date2008.10.29 By바람의종 Views7567
    Read More
  13. 헤어졌다 다시 만났을 때

    Date2008.10.27 By바람의종 Views8114
    Read More
  14. 멈출 수 없는 이유

    Date2008.10.25 By바람의종 Views7535
    Read More
  15. 벌레 먹은 나뭇잎 - 도종환 (85)

    Date2008.10.25 By바람의종 Views8134
    Read More
  16. 깊이 바라보기

    Date2008.10.24 By바람의종 Views5788
    Read More
  17. 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

    Date2008.10.23 By바람의종 Views7791
    Read More
  18. 눈물 속에 잠이 들고, 기쁜 마음으로 일어났다

    Date2008.10.23 By바람의종 Views6992
    Read More
  19. 아무도 가지 않은 길

    Date2008.10.22 By바람의종 Views5823
    Read More
  20. 좋은 생각, 나쁜 생각

    Date2008.10.22 By바람의종 Views8661
    Read More
  21. 아, 얼마나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인가 - 도종환 (84)

    Date2008.10.22 By바람의종 Views5051
    Read More
  22. 행복의 양(量)

    Date2008.10.20 By바람의종 Views6375
    Read More
  23. 그대 이제 꿈을 말할 때가 아닌가

    Date2008.10.20 By바람의종 Views5877
    Read More
  24. 참 좋은 글 - 도종환 (83)

    Date2008.10.20 By바람의종 Views6432
    Read More
  25. 단풍 - 도종환 (82)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9174
    Read More
  26. 고적한 날 - 도종환 (81)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6932
    Read More
  27. 전혀 다른 세계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793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 121 Next
/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