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7.18 11:07

사과

조회 수 6404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과

언어예절

잘못했으니 너그러이 봐 달라고 비는 것이 사과다. 사람이 아무리 바르고 곧게 산다 해도 일이 잘못될 때가 적잖다. 마음을 어지럽히고, 손해를 끼치거나 다치게 하는 등 살다 보면 사적공적인 잘잘못이 생기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잘못했다고 말하기를 꺼린다. 체면이 상하고 책임이 따르는 까닭이다. 그렇지만 사과할 일은 낯을 돌보지 말고 제때 하고 넘어가야 옳다. 뉘우치고 용서를 비는 자세가 비뚤어진 것을 바로잡는 길이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모른다거나 잡아떼거나 뭉개는 태도는 어질지 못한 일이다. 흔히 잘못을 정당화하기도 하고, 잘못을 인정하라는 상대를 트집 잡아 윽박지르기도 한다. 도둑이 매를 드는 격이다. 용서를 빌어도 받아들일 쪽 마음인데, 이 정도면 말이 통하지 않는 단계다.

일이 잘못된 데는 무능해서, 실수로, 게을러서, 일부러, 할 수 없이, 구조적인 문제로 … 연유가 숱하며, 사과 종류도 의례적인 것, 마지못해서, 말뿐인 사과, 묵은 사과, 대국민 사과 … 등 갖가지다.

세기에 따라 안됐다·미안하다·유감이다·잘못했다·사죄한다·책임지겠다 …에다 몹시·충심으로·깊이·대단히·매우·머리숙여·무척 … 같은 꾸밈말을 쓴다. 해명과 다짐을 아울러야 제격이다.

사과는 마땅히 행해야 할 도리이자 문제를 푸는 좋은 방식이다. 보상이 따라야 할 때도 있다. 그 책임이 나라에 있을 때 ‘보상법’을 꾸리기도 한다. 나라 사이에서는 ‘사과’에 더욱 인색한데, 그 세기나 용어를 두고 협상을 하기도 한다. 주고받는 말이 아이들이나 동네 장삼이사의 말싸움과 크게 다를 바는 없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1. No Image notice by 風文 2023/02/04 by 風文
    Views 5468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2. 친구야 너는 아니

  3. 세계 최초의 아나키스트 정당을 세운 한국의 아나키스트

  4.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7435 

    역설의 진리 - 도종환

  5.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6818 

    독도 - 도종환

  6.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8229 

    모기 이야기 - 도종환

  7.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7815 

    좋은 사람 - 도종환

  8.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8335 

    유쾌한 시 몇 편 - 도종환

  9.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10160 

    희망의 바깥은 없다 - 도종환

  10.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6938 

    임숙영의 책문 - 도종환

  11.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6997 

    평화의 촛불 - 도종환

  12.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9128 

    개울과 바다 - 도종환

  13.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8289 

    창의적인 사람 - 도종환

  14.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10903 

    권력의 꽃 - 도종환

  15.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6530 

    온화한 힘 - 도종환

  16.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7646 

    물음표와 느낌표

  17. No Image 19Jul
    by 바람의종
    2008/07/19 by 바람의종
    Views 6482 

    용서

  18. No Image 18Jul
    by 바람의종
    2008/07/18 by 바람의종
    Views 6404 

    사과

  19. No Image 16Jul
    by 바람의종
    2008/07/16 by 바람의종
    Views 6248 

    벌주기

  20. No Image 12Jul
    by 바람의종
    2008/07/12 by 바람의종
    Views 6281 

    생각의 집부터 지어라

  21. 왕이시여, 어찌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22. No Image 09Jul
    by 바람의종
    2008/07/09 by 바람의종
    Views 6825 

    후배 직원을 가족같이 사랑하라

  23. No Image 04Jul
    by 바람의종
    2008/07/04 by 바람의종
    Views 8770 

    이장님댁 밥통 외등

  24. No Image 03Jul
    by 바람의종
    2008/07/03 by 바람의종
    Views 6452 

    얼굴빛

  25. No Image 01Jul
    by 바람의종
    2008/07/01 by 바람의종
    Views 7700 

    雨中에 더욱 붉게 피는 꽃을 보며

  26. No Image 27Jun
    by 바람의종
    2008/06/27 by 바람의종
    Views 5959 

    빈 병 가득했던 시절

  27. No Image 24Jun
    by 바람의종
    2008/06/24 by 바람의종
    Views 7630 

    그 시절 내게 용기를 준 사람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