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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상상력 2 - 정호완



       1. 강은 우리의 어머니 - 낙동강과 가야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계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 꾸며 알알이 들어 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이육사의 '청포도'에서)

  내가 바라는 손님과 맺은 칠월의 약속, 분명 약속의 빛이 있다면 그것은 청포도의 색일 것이다. 무얼 애 태워 기다리며 살아 가는 기다림의 미학은 오늘만을 살아 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 주는 가르침이 크다. 열린 가슴으로 고달픈 임을 그리는 시인은 끝내 마흔의 나이로 북경의 차디찬 감옥에서 숨을 거둔다. 임의 '내 고장'과 '푸른 바다'는 낙동강 굽이치는 안동의 원촌(遠村)마을, 벌써 물속의 꿈 꾸는 고장이 됐다. 퇴계를 낳고, 농암의 꿈이 어린, 육사의 전설이 들리는, 훈민정음 원본이 보관돼 세계적인 자료로 손꼽히는 고장을 싸 안은 낙동강. 임진의 난이다, 한국전쟁이다, 멀리는 기록조차 알 길 없는 김해의 가락국 얘기를 알고 증언할 수 있는 역사의 증인이다. 그저 말이 없을 뿐. 김해에서 강원도 태백의 황지에 이르는 1300리의 긴 가람. 태백산맥이 한반도 조국강산의 허리라면, 등뼈라면, 낙동강은 큰 핏줄이다. 해서 배달이 살아 온 자취마다 낙동의 숨결이 배어 있지 않은 곳이 어디이던가. 하면 낙동가람의 말미암은 샘이라 할 황지는 어떤 곳일까.

  황지 하면 구문못 - 구문소의 전해 오는 옛 이야기가 재미 있다. 연못 안에 용궁이 있다는 전설. 옛 적 가난한 늙은이가 세상 살기가 싫어져 구문소에 뛰어 들었다. 용왕이 딱한 사정을 들은 뒤, 금은을 많이 주어 다시 이승으로 살려 보낸다. 해서 늙은이는 큰 부자가 돼서 잘 살았다는 사연. 전설의 고향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가. 찍어 바르면 먹물인 양 결코 여기가 낙동강의 뿌리샘일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이렇게 오염이 되었을까. 삼척부의 서남 150리쯤 태백산의 동쪽 지맥에 샘이 솟아 큰 못을 이루었다(有泉湧出成大池). 그 물이 남으로 흘러 30여리를 가면 구멍산-천산(穿山)에 이른다. 산의 남쪽에서 나왔다 해서 구멍내(穿川)라 부르고, 안동과의  경계가 된다. 이 내가 곧 낙동강의 뿌리샘이 되고 있음을  대동지지 에서 김정호 선생은 풀이하고 있다. 못 위에는 이성계의 조상인 목조(穆祖)가 살았던 활기촌(活耆村)이란 마을이 있다. 목조가 일찍이 적을 피해 황지로 옮겼기 때문에 못을 터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다.

  민간어원으로서 황씨 노인의 얘기가 전해 온다. 시내  복판에 20여평 남짓 되는 연못이 있었는데 이 곳에 황노인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스님이 와서 시주를 청하자 황노인은 시주는커녕 거름을 한 삽 떠 안겼다. 이를 본 며느리가 시아버지 모르게 쌀을 퍼 주게 된다. 곧 난리가 날 터인즉 빨리 피하시오. 갈 때에는 뒤를 돌아 보지 말고 가라는 중의 말이었다. 애기를 업고 도망 가다  천둥번개가 치고 하여 집안 걱정이 되었음인지 뒤를 돌아 보았는데 그 자리에서 돌이 되었다. 얘기는 최상수의  한국민간설화집에 실려 온다.


           
                 뭇강의 어른

        청산은 어찌하여 만고에 푸르르며
        유수는 어찌하여 주야에 끊이지 않는고
        우리도 이같이 하여  만고상청하리라
         (이황의 '도산십이곡'에서)

  세월을 두고 늘 푸른 산. 실은 산에도 언제나 변화의 이어짐 위에서 푸른 모습을 띠고 있다. 그 사이에 흐르는 물은 변하는 바로  덧없는 세상살이를 일컬어 이른 것이요, 청산은 변함 없는 피안의 누리에 대한 그리움이다. 누구나 자신이 자란 시간과 공간을 중심으로 하여 인식과 존재에 눈을 뜨게 마련이다. 퇴계가 자란 곳에 도산이 있고 흐르는 퇴계(退溪) 혹은 토계(兎溪)가 있었다. 그 산과 물에 접하면서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가치를 터득해갔던 게 아니었을까. 마침내 퇴계는 낙동강을 '여러 강 중의 으뜸이라'(尊爲衆水君)고 풀이한다. 손이 안으로 굽기 마련. 안동은 옛부터 낙동가람을 따라 삶의 본거지로서 마을이 크게 이루어졌다. 신라 때에는 고타야(古陀耶)군이었는데 경덕왕 때 고창(古昌)군으로, 영가(永嘉)로, 길주(吉州)로, 복주(福州)로 되었다가 안동으로 불리게 된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화산(花山), 고창(古昌), 창녕(昌寧), 고녕(古寧)이라 한다. 모두가 물과 관련된 이름으로 보인다. 고타야나 고창은 다 물 사이에 돋아 나온 '곶'의 성격을 드러낸다(장산곶.장기곶의'곶'). 임하쪽에서 오는 물과 황지, 예천쪽에서 오는 물 사이에 이룩된 고장이 안동이다. 영가의 영(永)도 두 물이 합해서 되었음을 드러내지 않는가(永 - 二 + 水).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山高谷深)한다. 안동이나 황지로 이어 지는 물의 그윽한 샘은 한반도의 허리라 할 태백에서 말미암는다. 태백은 어떤 산인가. 대동지지의 안동 부분을 찾아 보면 다음과 같다. 북으로 120리에 접해 있어 영월 정선 삼척이 북으로 이어진다. 남으로는 안동 봉화 예안을, 서쪽으로는 소백산의 죽령으로 산세가 이어진다. 산은 거의 흰 돌로 차 있어 바라보면, 마치 눈이 쌓인 모습과 같다. 해서 태백이란 것이다. 둘레에는 수삼백리에 산의 바다를 이루어 파도처럼 산봉우리들이 솟아 올라 출렁인다. 산 남쪽으로는  샘물과 돌이 낮은 곳으로 흘러 모인다. 산허리 이상에는 큰 돌산이 없다. 큰 산임에 틀림이 없지만 멀리 보매 뾰죽하게 솟은 봉우리가 눈에 띄지 않는다. 마치 하늘에 흐르는 구름인 양 산은 그렇게 말 없이 드리워 있다. 황지의 아름다운 산마루에는 열린 언덕이듯 골짜기가 미더워 땅의 기운을 모아 놓는다. 산이 높아 서리가 일찍 내리고 조 밀을 주로 심어 여름지이를 한다. 산 남쪽으로 가면 점차 언덕같은 뫼들이 줄을 잇고 그 경치  또한 아름답다. 하얀 모래와 굳은 땅은 마치 서울의 그것과 비슷하다. 

  태백은 희고 황지는 누런 곳인가. 빛깔 상징으로라면 누런 황색은 가운데를 가리킨다. 알의 노른 자위처럼 알맹이는 황금색이 많다. 그러니까 태백산에는 많은 샘이 있지만 황지가 바로 노른 자위에 걸맞는 게 아닌가 한다. 임금의 도포도 따져 보면 주황색의 태양을 본 뜬 것이다. 땅의 그림을 보더라도 태백은 정중앙의 동쪽에 자리 잡고 있으니 말이다. 이 샘이 황금보다 더 귀한 낙동강의 젖줄이 된다. 거룩한 이 샘이야말로 삼국통일의 일을 해 낸 신라와 가야국의 태어남을, 아니 고려와 조선조의 태어남을 이끌어 냈던 가람이 아니던가. 도산서원에 이르는 가람의 굽이는 낙동강의 풍치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여기서 이기(理氣) 철학의 큰 나무가 된 퇴계가, 어부가를 지은 농암 이현보 선생이, 육사 시인이 태어난 것이다. 산과 물이 좋아 그러한가. 교육환경이 좋아 그러했는가. 강의 굽이는 아홉을 헤아린다. 이르러 구곡(九曲)이라 한다. 오천 코바위 달내 분천 천사(川沙) 단사(丹砂) 백운동 월명담(月明潭) 박석천(博石川)들이 아홉 굽이다. 이 중 분천과 천사는 안동댐에 파묻혀 본래의 모습은 아예 사라  져 버린 게 아쉽다. 농암이 그다지도 사랑했건만.

  안동하면 물굽이가 태극형으로 되돌아 나가는 하회마을이 떠오른다. 이름하여 '물돌굽이'를 하회라 했다. 낙동강의 상류인 망천이 돌아 꺾여서 고리모양을 드러 낸다. 동에서 남으로, 다시 남에서 북으로 구부러져 둥근 태극의 모양을 이룬다. 징비록의 지은이 유성룡 선생이 이 고장의 사람이다. 풍산 류씨로 대표되는 집성촌인 본보기가 될 만한 양반 마을이다. 한데 별신굿을 할 때, 양반과 선비를 비난 공격하는 모습은 아주 특이하다. 그것도 머슴들이 탈을 쓰고서 말이다. 머슴으로 보면 하고 싶은 자기 표현의 일단을, 양반으로 봐서는 자기 반성의 계기를 삼아 서로가 어울리는 삶을 살아 보자는 뜻이 있다고 본다. 이 때 하회탈은 상징성을 갖는다. 일종의 역할극이, 탈을 씀으로써 자연스레 일어난다는 점이다. 탈과 걸림을 둔 이야기가 전해 오니 그것이 허도령 전설이다. 허도령은 신령의 명을 받고 아무도 없는 데서 탈을 만들었다. 사정도 모르고  그를 그리워 하던 처자가 휘장을 뚫고 뭘 하는가를 들여다 보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허도령은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죽는다. 때문에 마지막 탈인 이매탈은 덜  만든 턱이 없는 모습을 하게 된다. 필자가 1985년 여름 전수관에 들렀을 때도 턱이 없는 탈을 쓴 사람이 퍽 오래 남는 느낌을 받았다. 약간의 여백이 있는 그림이나 예술품이 갖는 개성이랄까. 오히려 탈의 두드러진 점으로 일러 좋을 듯하다.



                공검지(恭檢池)와 낙동강

        상주 함창 공갈못에 연밥 따는 저 처자야
        연밥 줄밥 내 따 줄께 이 내 품에 잠 자 주소
        잠자기는 어렵잖소
        연밥따기 늦어가오
        상주 함창 공갈못에 연밥 따는 저 큰 아기
        연밥 줄밥 다 따줌세 백년 언약 맺어다오.
         (낙동강 '모내기 노래'에서)

  연밥 따는 처자와 모를 내는 젊은이와의 사랑 이야기를 노래말로 삼은 것이 노래의 큰 줄기다. 신채호 선생은  조선상고사 에서 공갈못 또는 공검지야말로 여섯 가야의 유일한 흔적이라고 풀이한다. 풀이대로다. 본디 상주의 딸림고을이었던 함창(咸昌)은 고령가야(古寧加倻)였으니, 고령(古寧)을 어우르면 '공'이, 가야(가라)를 어우르면 '갈'이라 읽을 수 있다. 함창이란 이름은 나중에 붙여진 이름이기로서다. 공검지는 상주의 북쪽 27리에 있다. 고려 명종 때 사록  최정분이 못의 옛 터를 보고 그 자리에 못을 만들었다. 둑의 길이는 860보, 둘레가 16647자나 되는 큰 못이다. 낙동강의 상류에서는 가장 큰 벌인 사벌(沙伐)에 물을 대던 중요한 농업생산의 열쇠이다. 공갈못의 '못'은 받침의 바뀜으로 보아 '못-ㅁ-몰'과 같은 낱말의 떼를 이룬다. 결국 '못'이란 많은 물이 모여 있는 곳을 이른다고 하겠다(衆水娶會).

  탐관오리는 언제나 있는 법. 조선왕조 고종 때에 임금의 신임을 받던 이채연이 연못을 터서 논을 만들어 소유하려고 한 뒤 쓸모 없는 못이 되었다. 저 혼자 잘 살려고 많은 사람에게 겨레 앞에 부끄러운 일을 스스롭게 저지르다니. 괘씸한 일이다. '공검'의 공(恭)은 고령(古寧)의 합한 소리와 걸림이 있고, 검(檢)은 가라(가야)와 걸림이 있다 하였다. 가라(가야)는 갈래 가람 큰 물을 뜻하기 때문이요, 살피자면(檢) 갈래를 잘 봐야 하기 때문이다. 뜻 자체로 풀이하면 '늘 공손한 마음으로 연못을 잘 살피라'는 뜻도 크다. 아니면 그 큰 들에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으니까 말이다. 사벌(沙伐) 들은 어떤 곳일까.

  신라의 땅이름에는 '-벌'에 맞먹는 '벌, 불(伐, 火)'계가 대부분이다. 상주의 옛이름이 사벌국이었으니 벌 또한 같은 뜻이 아닌가. 하면 사(沙)는 무엇일까. 대동지지 의 방언해 문목(門目) - 차례편을 보면 '새롭다'로 풀이한다. 방언분포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은 있다. 하면 '사벌 -  새로 세운 나라(새로개척한 들)'란 풀이가 옳을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변에 새로운 나라 - 사벌이 있고 옛부터 전해 오던 연못을 고쳐 일으킨 마을이다. 사벌이 새로 되기 전에 오래된 옛 고장 중에 공성(功城)현이 있었다. 신라 때에는 대정부곡(大井部曲) 곧 큰 우물을 관리하는 마을이란 뜻이다. 상주의 북쪽에 있었다. 기원적으로 우물(井)은 '움'에 물이 붙어 된 말이고 '움'은 굼(금, 검, 곰 /구무, 구멍)에서 비롯한 말이다. '굼'의 기역이 약해지면 /ㄱ ㅎ ㅇ/으로 되기 때문이다. '굼(움)'을 적을 한자가 없으니 공(功)을 적은 것으로 보인다. 하긴 공검지의 은덕으로 농사가 이루어지니까 그럴싸 하기도 하다. 그 맥을 따라 오르면 금관(金官)가야의 '금(검 굼 감)'에 터를 댈 수 있기 때문이며, 이는 곰신앙 곧 땅과 물을 신으로 섬기는 지모신앙과도 걸맞는 말미암음이 있다. 신토불이라고. 그 땅에 그 사람  아닌가.검(곰 금 굼)은 상징성으로 보아 북쪽을 가리켰다. 북방지향성이 한반도 사람들에게는 줄기찬 의식의 기층인 탓일 것으로 본다. 사벌만 해도 그렇다. '사(沙)'는 새로움이요, 방위로는  동쪽이 된다. 처용가의 동경(東京)을 서울(ㅅㅂ)로  풀이하거니와 사벌도 '서울'의 또 다른 이름밖에 다른 게 아니다. 더 나아가서 낙동진(洛東津)이나 낙동강도 그런 맥락에서 '고녕가라(古寧加耶)의 동쪽에 있는 가람'이란 말로 하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부족국가의 연합으로 된 6가야는 동으로 낙동강(혹은 황산강이라고도 함), 서남쪽은 창해(滄海), 서북쪽은 지리산, 동북쪽은 가야산으로 경계를 삼았다.삼국시대에는 황산강(黃山江), 황산하(黃山河), 황산진(黃山津)으로 불리다가 고려  때에는 낙동강, 낙동진으로 섞여 쓰이었다. 하지만 이조 때에 와서는 아예 낙동강으로 머리를 삼기에 이르렀다. 이 또한 중국의 낙양(洛陽)을 본 떠서 그리했다면 사대주의적인 생각에서일 수 있다. 하긴 정약용의 아언각비 에서도 낙동강을 황수(黃水)로 적고 있음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도산별곡>에서는 낙동강을 낙천(洛川)이라 적고 있으니 조선조에서도 두루 섞어 쓰긴 한가지이다. 낙동진 - 낙동나루의 구실은 어떠했던가. 조선왕조의 경우, 세금으로 내는 영남지방의 세미(稅米)를 낙동나루에서 모아 문경의 새재를 넘어 충주의 가흥창에 옮긴다. 해서는 다시 한강의 물을 이용, 서울의 삼개(麻浦)로 간다. 어디 물건뿐이겠는가. 사람이며 말이며 군사들, 도임하여 벼슬하는  이들, 그립고 안타까운 어버이와의 이별하던 곳, 꿈에도 잊지 못하는 임을 보내고 만나는 곳이 바로 낙동나루였던 것이다. 지금은 그저 쓸쓸한 강마을의 풍정이 있을 따름이지만.



                아랑의 한과 밀양강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듯이 날 좀 보소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를 날 넘겨 주소

  언제 들어도 무언가 한 서린 사연이 가슴에 와 닿는다. 아랑낭자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와 그럴까. 조선조의 명종 임금 시절에 어느 밀양 부사에게 예쁘고 정숙한 딸이 있었다. 달 밝은 밤, 낭자가 영남루에 올라 아름다운 달 구경을 하는데, 낭자를 늘 그리워 해 오던 머슴종이 낭자를 사랑한다고 했겠다. 놀란 낭자는 한사코 저항을 하자 끝내 머슴은 낭자를 죽여 땅에 묻는다. 딸을 잃은 부사는 벼슬도 그만 두고 낙향을 한다. 새로 오는 밀양부사들에게 낭자의 한 맺힌 넋이 나타나 복수를 당부하지만 부사는 모두 죽게 된다. 용기 있는 새 부사 한 사람이 낭자의 한을 풀어 준다. 사람들은 아랑의 혼을 달래기 위하여 노래를 불렀으니 이 노래가 '아리랑'이 되었다는 풀이. 그 후 아랑각을 지어 음력 4월 16일 밤에 군수가 제관이 되어 제사를 지냈다. 광복한 뒤로는 소복한 처자가 제를 모신다. 이 게 바로 '밀양아리랑'의 바탕 이야기. 대략 아리랑은 여러가지로 풀이되지만 한을 노래하는 겨레의 노래가 되었다. 정선 아리랑, 평창 아리랑 진도 아리랑, 진주 아리랑 실로 많은 지역에서 즐겨 부른다. 글쓴이 보기로는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아리랑의 밑바탕을 알 수 있지 않나 한다. 아리다의 '아리'와 쓰리다의 '쓰리'에 되풀이를 드러내는 씨끝 '-랑'이 어우러져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아리다의 옛 말은 '알히다'이다. '알히'의 말짜임은 어떠한가. 새알의 '알(ㅎ)'에서 '-이'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새가 알을 깰 때 많은 아픔과 시련의 과정을 지나면서 알에서 병아리가 태어난다. 간추리건대 '아리다'는 시련과 아픔을 전제로 한다. 밀양강은 농사를 짓게 해 주고 마실 물도 주지만, 홍수로 넘쳐 흐르면 많은 농경지가 물에 떠내려 가거나 파묻혀 버린다. 조상의 무덤이 그 물에 떠 내려 갈 수도, 살아 있는 사람과 집이, 산 어버이도 자식도 물에 목숨을 잃기도 하는 것이다. 해서 씻지 못할 한으로 남는다. 때로는 바다 건너 왜인들의 노략질이 일어나고 했으니.

  밀양은 '물(강)의 북'이란 뜻인데, 삼국시대에는 추화(推火)였다. 밀추의 '밀'과 불화의 '불'이 합해서 된 말이다. 여기서 '밀 - 물'의  맞걸림을 생각하고 그 아래 '밀 - 삼(삼랑진 미쓰<일본>)'을 함께 고려하면 밀양강으로 말미암은 삼각주와 그 주위의 땅이 바로 밀양이다. 일종의 물에 대한 믿음이 삶의 뿌리라는 전제를 드러낸 것이 땅이름 '밀양'이다. 물에 대한 믿음을 상징하는 것에는 용이 대표적이다. 밀양강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밀양강의 지류이며 표충사의 주위에 전해 오는  호박소(臼淵)가 그 예이다. 천화령(穿火嶺) 고개 아래 백여 척이 넘는 폭포가 있다. 그 모양이 바윗돌로서 방아확처럼 생겨 구연(호박소)이라 한다. 세상에  전해 오기는, 깊이를 알  수 없고 그 안에 용이 있었다. 가뭄이 심하게  들면 호랑이 머리를 못속에  넣고 비오기를 빈다. 하면 곧 물이 용솟음치고 비가 온다. 참으로 믿기 어려운 얘기이지만 이는 곧 용신앙 - 물신에 대한 정성과 받들어 모심을 드러낸 당시 사람들의 심리적 투영이라 해서 좋을 듯하다. 김해로 이어지는 낙동강을 해양강(海陽江)이라 한다. 김해와 낙동강의 이야기를 살펴 보자.



                김해와 곰신앙

        거북아 거북아 네 머리를 내 놓아라
        만일 내 놓지 않으면 구워 먹어버리겠다.
        ('구지가' 에서)

  거북을 불러서 으름장을 놓는 까닭이 무엇인가. 도대체 거북은 어떤 짐승일까. 불에다 구워 먹다니. 그러면 그리도 만만한 게 거북이란 말인가. 이 노래는 김수로(金首露)왕을 맞이하는 실마리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것도 거북맞이봉 - 구지봉(龜旨峯)에서 말이다. 가락국의 머리왕인 김수로에게 거북을 통한 신성함을 주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하늘에서 금궤짝이 내려 왔고 그 속에 금빛 찬란한 알 여섯이 해처럼 둥글고 환하였다. 이르러 천강(天降)의 하늘 내림이란 거스를 수 없는 명령임을 밑으로 한다. 하늘에서 내려 왔으니까 당연히 땅에서는 맞아 들여야 한다. 땅과 물의 상징인 거북을 통한 다스림의 걸림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니까 하늘에서 내려온 김수로를 지도자로 하고 원주민격인 구간(九干)들은 다스림을 받는 그러한 관계란 말이다. 그럼 어떻게 거북을 '물과  땅의 신'이라 할 수 있을까. 여기 '간(干)'은 거서간의 '간'과 마찬가지로 지도자를 이른다. 본래 거북은 물과 뭍에서 살며 모래 구멍에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른다. 거북점이라 해서 좋고 나쁨을 점치는 신령한 짐승으로 여겨 왔으니 용, 기린, 봉황과 함께 아주 상서로운 짐승으로  모셔왔다. 옛말로는 거복, 거붑(능엄경언해 1-74)이었다. 거붑에서 '붑'의 끝소리가 기역으로 되어 거북이 된 것이다. '거붑'의 기원형은 무엇일까. 우리말에서 입술소리의 기본은 미음(ㅁ)이다. 결국 '검 + 음 > 거믐 > 거븝 > 거북'의 꼴바뀜이 상정된다. 박지홍(1952. 구지가 연구)에서 양산민요 중 왕거미 노래를 들어 '거미 - 거북'의 대응성을 풀이한 일이 있다. 거미는 '검 + 이 > 거미'로 짜임새를 풀이할 수 있다. 땅이름에도 보면 '거무(巨武) - 현무(玄武) - 감(咸) 칠(漆)'의 맞걸림이 찾아진다. 여기서 현무는 분명 오늘날의 거북이를 뜻한다. 이는 고구려의 동서남북의 사신(神) 그림에서도 마찬가지다. 거북은 북방을 가리키며  검정으로 드러난다. 위에서 든 현무(玄武)는 이두식으로 읽더라도 '검'이 나온다. 금호강 부분에서 풀이할 터인즉, '검(감 굼 금)'은 곰(고마熊)과 깊은 걸림을  둘 수 있다. 우리말로 신(神)은 '검'이니 암시하는 바가 크다.

  물신이며 땅신인 거북(검 거미)은 단군신화에서 보이는 곰신앙의 변이로 보아 좋을 것이다. 수렵생활을 하던 북방에서 따뜻한 남쪽나라에 와서 농경생활로 바뀐다. 하면 비슷한 소리 '곰 - 검(감, 금, 굼)'이지만 동물상징이 물과  뭍에 사는 거북이로 바뀐 것이다. 지금은 김해로 읽지만 본음은 금해인데 익은 소리로 굳어져 김해가 된 셈. 뜻은 쇠요, 소리는 금이다. 간추리건대 쇠라 함은 청동기문화를 가진 쇠그릇 문화의 들어 옴을 이르는 것이요, '금'이라 함은 곰신앙의 맥을 그대로 존중하는 원주민의 뿌리 신앙을 아주 자연스레 어울리게 만든 소리상징이라 하겠다. 쇠를 앞 세운 태양숭배족은 지배를 하는 겨레이며 검(금金)을 앞 세운 겨레들은 지배를 받던 겨레들인 것이다. 김수로를 그대로 풀이하자면 '금(검  - 거북)의 머리가 나오므로  지도자가 된 이'로 미루어 볼 수 있다. 방위로 보면 김해는 금바다(검바다)이니까 북에서 남으로 흘러 바다로 드는 곳이다. 해서  이 지역을 흐르는 낙동강이 해양강이다. 바다의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강이란 말이다.

  김해를 가락국 - 느슨하게 소리 내어  가야(가라)로 읽는다. 김해는 가락의 머리가 되고 여기서 다섯 가야가 갈라져 나아갔다. 금관가야(김해)를 중심으로 하는 갈래란 말이 된다. 하면 6가야는 한 조상에서 갈라져 나아갔고 그 중심은 금관가야이다. 여기 금(金)은 검이며, 곰신앙을 밑바탕으로 한다. 그러니까 쇠문화와 곰신앙을 가진 겨레 - 배달의 겨레란 뜻이  된다. 한 마디로 곰(검)의 믿음을 기초로 세운 부족들의 갈래가 된다. 이제 낙동강을 황산강이라 함도 가늠이 간다. 황금의 빛이 누른 색이요, 땅의 빛 또한 누런 색일 수는 얼마든지 있다. 낙동강은 가락의 동쪽 경계가 되는 강이요,  6가락은 곰(거북 - 검) 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갈래들이다. 일찍이 사라진 가야의 이야기를 읊조리듯 낙동강은 그렇게 바다로 흐른다.

        수로왕릉 앞의 무성한 풀은 예와 같고
        봄바람은 일그러진 문으로 불어 온다.
        이제 갓 핀 매화는 나그네의 심회를 달래주는 듯.
        (주열(朱悅)의 한시에서)



  신령한 우물(靈井)

  얼마 전에 밀양의 천황산으로 여름 갈닦이 모임이 있다기에 함께 갔다. 그윽한 산골이라고는 하지만 워낙 가무는지라 골짜기의 물도 마르고 그저 바위틈으로 흘러내리는 물이 있을 뿐. 말 그대로 목이 타오르는 강산이다. 마침 그날 밤 비를 몰던 바람이 멎더니만 이내 반가운 빗줄기가 지붕 위에, 바위에 풀잎에 마음 속에 쏟아져 내린다. 비에 젖고 싶었다. 마음을 씻고 싶었다. 마침 밀양과 관련하여 땅이름에 대하여 이야기할 내 차례가 되었다. 혹시나 하여 세종실록지리지 의 밀양 부분을 베껴 간 것이 있어 다행이었다. 한자를 뜻과 소리로 읽던 적에는 밀양을 '밀벌(推火)'이라 했다. 신라 경덕왕 때에는 밀성(密城)이라고도 했음과 함께 공양왕의 증조 할머니 친정고장이라 해서 밀양부로 올린 후 생산이 넉넉하고 강을 이용한 수운이 발달해서 조선왕조 태종 때에는 도호부를 두기도 했다. 산수를 풀이한 부분에서 화악산과 영정산(靈井山)이 나온다. 영정산의 풀이를 하였으되, 밀양부의 동쪽에 있으며 산 아래 바위로 된 연못이 있었는데 그 물속에는 용이 살아 있다는 얘기. 마침 큰 가뭄이 들어 사람들이 기우제를 드릴 때, 호랑이 머리를 못속에 넣고 빌었더니 문득 용이 응신하여 비를 내렸다는 줄거리이다. 자리를 함께 한 동네 분의 설명으로는 일본 식민지 때에 천황산(天皇山)이라 했다는 사연. 어디쯤일까, 그 신령한 우물이 있는 곳이. 행여 산기슭에 자리 잡은 표충사 어름에 있다면 분명 이 산의 이름은 영정산이지 천황산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밀벌 - 밀양'으로 돌아가서 기원형으로 보이는 '밀'에 대하여 떠 올려 보기로 한다.  훈몽자회(상) 에 따르면 '미르진(辰) 미르룡(龍)'이 나온다. 미르진(辰)은 별을 뜻하며 천간지지의 지지로 보아 용에 속한다고 풀이하였다(地支屬龍). 밤하늘에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어 많은 사람들의 메마른 정서를 적셔주는 '미리내'를 하늘의 용신으로 상정하여 아무 의심 없이 써 온 게 아닌가 한다. 그럼 '미르-- 밀'은 어떻게 풀이하면 좋을까. 미르의 끝 음절의 모음이 떨어지면 곧 '밀'이 된다. 이르러 폐음절로 된 셈인데 이러한 보기들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거우르 > 거울, 드르 > 들 등). '밀'의 바탕은 물이다. 중세어에서는 '믈, 믓'(용비어천가 훈몽자회)으로 물이 드러나기도 하며 '미(매, 메)'로도 쓰였다(ㅁ海蔘,미나리,밋그라지). 동음이의어로 '밀(밋)'은 수로 3을 뜻한다. 밀양과 그 걸림을 풀이하자면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장소가 삼각주로 되어 있다. 강물에 떠내려 온 모래의 쌓임작용으로 말미암은 땅이요 물 때문에 시련과 함께 번영을 누려 온 고장이 바로 밀양이다. 그렇게 볼 수 있음은 우선 밀양의 양(陽)은 한강의 북쪽을 한양이라 하듯이 낙동강 당시는 해양강이라고도 하였는데 강물의 북쪽 벌판에 취락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벌(불) - 양'의 걸림은 땅이름의 고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특히 -벌(伐 火 弗)계의 땅이름은 신라지역에서 많이 쓰이는 형태이기도 하다. 강물로 말미암은 기름진 들판이며 풍성한 삶은, 푸른 산허리를 노래하는 작으나 맑고 끊임없는 옹달샘에서 비롯한다. 그  신령스러운 우물. 이름하여 영정이 그리운 세상이 되었다. 

  다음 날 안개를 머금은 산자락을 숨쉬며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의 배경이 되었다는 굽이길을 돌아서 물 흐르듯이 피곤한 줄도 모르고 내려 왔다. 혹시나 하여 표충사에 들러 그 신령한 우물을 찾아보기로 마음 먹고 새울음소리로 가득하고 밤꽃 - 밤느정이 내음으로 가득찬 절을 이리저리 찾아 보았다. 마침 절의 내력을 풀이한 글을 읽어 보았다. 신라 흥덕왕의 셋째 아들이 문둥병에 걸려 이곳 영정 약수를 마시면서 요양을 한 뒤로 병고침을 얻었다고 했다. 입맛이 당겼다. 중씰한 보살 할머니 한 분이, 절 마당에 연못이 있었음을 들어 안다고 했다. 글에는 절의 동쪽에 있다고 했으니 동쪽 어름을 찾을 밖에. 대웅전 서편에 영정약수라고 돌에 새겨 놓아 지나는 사람들이 마시게 해놓았다. 그렇다. 여기가 호랑이 머리를 넣은 우물 - 그 신령스러운 우물이 있었던 장소였구나. 그러면 응당 천황산의 이름은 세종실록의 기록대로 영정산이라 함이 옳을 것이다. 땅이름을 보면 우리나라 도처에 우물(井 泉 池 川)계의 이름이 많은데 이는 농경사회에서 물은 절대한 것이며 이 물을 다스리는 상징, 물신이 곧 용이었다. 만주말로는 '룽'으로 소리를 내었으니 혼령의 영(靈)과 통하는 같은 뜻을 드러냄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우물이란 말도 '움'에 물을 더하여 이루어진 이름씨로 '움'의 끝소리(ㅁ)가 떨어져 우물이 된 것이다. 움은 식물의 싹 또는 땅을 파고 구멍처럼 웅덩이를 만들어 화초나 채소를 넣어 두는 곳을 이른다. 움에서 나무나 채소의 싹이 돋는 것은 스스로운 일이요, 낮은 곳인 움에 물이 고임은 자연의 섭리다. 여성상징으로 보면 생명탄생의 아기집이 다름 아닌 생명의 움물이요 움막이며 평안이 깃드는 보금자리이다. 우리말의 방언 가운데에는 어머니를 '엄마 움마 오마니 암마 옴'이라 하거니와 필자가 보기로는 움 - 어머니와의 걸림이 있지 않나 한다. 움은 '구멍(굼) - 훔(훔치다 훔 패다) -  움'으로 바뀌어 오늘에 쓰인다. 구멍(굼)은 '구마(고마)  - 굼(곰)'에서 비롯된 것으로 고마(곰)는 단군의 어머니 신이요, 토템으로 섬기던 생산의 상징이기도 하다.

  맑은 물 푸른 산, 푸른  들로 이어지는 생명의 오롯한  가락이 어우러지는 맑은 영혼의 우물이라니. 때에 흘린 땀도 쉬일 겸 신령스러운 우물의 물을 흠뻑 마시니 푸른 산기슭을 부는 대밭의 바람이 더욱 시원하다. 법당 뒤뜰에 핀 꽃나무에 꿀따기가 한창인 벌의  노래, 풍경소리에 어울린 산새의 울음소리가 한층 멀리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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