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3884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똥뀐 녀석이 성낸다"는 말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어느 분이 방귀를 '꾸는' 것이 아니고 '뀌는' 것이 아니냐고 물으셨는데,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방귀'와 연관되어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몇자 적습니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용암리 마을에 방언조사를 갔을 때의 일입니다. 이 용암리는 자연부락의 이름이 '누룩방구'였습니다. 마치 누룩처럼 생긴 바위가 동네의 끝에 있어서 생긴 이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지방에서는 '바위'를 '방구'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뀌는 '방구'(방귀지만 실제 발음은 '방구')와 어떻게 구별하는지가 궁금해서 사람이 보리밥을 먹으면 뀌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글쎄 '똥뀐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같이 조사를 하던 학생들이 한참 웃었지만,  저는 웃음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그 말이 오래 전부터 쓰이었던 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똥뀐 녀석이 성낸다"는 말의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방귀를 뀌고서도 다른 사람이 방귀를 뀐 것인 양 남에게 돌려댄다는 뜻이겠지요.

  '바위'가 '방구'가  되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바위'는 고어로서는 '바회'였습니다. 소위  '히읗'이있지요. 이 '히읗'은 곧잘 '이응'으로도 변화를 겪었습니다. 예컨대 '죠희'가 '종이'가 되었던가 하는 것들이지요. 그리고 '히읗'이 '기역'으로도 변화를 겪습니다. 그래서'바위'와 '방귀'가 같은 음으로 발음되니까, 이것을 피하기 위하여 한 낱말을 다른 낱말로 바꾸어 버립니다.  이것을 우리는 '동음충돌 회피현상'이라고 합니다.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1. No Image 12Dec
    by 風磬
    2006/12/12 by 風磬
    Views 4817 

    '거지'의 어원은 무엇일까요?

  2. No Image 11Dec
    by 風磬
    2006/12/11 by 風磬
    Views 3930 

    '양말'의 ‘말’은 한자의 '버선 말'자...여기에 '서양 양'이 붙은 것입니다.

  3. No Image 10Dec
    by 風磬
    2006/12/10 by 風磬
    Views 4549 

    '양치질'은 양지(버드나무 가지)에 접미사 '질'이 붙은 것

  4. No Image 09Dec
    by 風磬
    2006/12/09 by 風磬
    Views 3943 

    '박쥐'의 '박'은 '눈이 밝다'의 '밝-'

  5. No Image 08Dec
    by 風磬
    2006/12/08 by 風磬
    Views 4627 

    처녀들께서는 부끄럼 타지 말고 '총각김치'를 드셔요

  6. No Image 07Dec
    by 風磬
    2006/12/07 by 風磬
    Views 4194 

    '깡패'에는 두가지 어원설이 있습니다.

  7. No Image 06Dec
    by 風磬
    2006/12/06 by 風磬
    Views 3900 

    '딴따라패'는 영어 'tantara'의 음을 빌려 온 것

  8. No Image 05Dec
    by 風磬
    2006/12/05 by 風磬
    Views 3982 

    '우두머리'는 옛날에는 비칭이 아니라 평칭이었습니다.

  9. No Image 04Dec
    by 風磬
    2006/12/04 by 風磬
    Views 3469 

    '한 살'의 '살'과 '설날'의 '설'은 어떤 관계일까요?

  10. No Image 01Dec
    by 風磬
    2006/12/01 by 風磬
    Views 4963 

    다방의 '레지'는 영어의 'register'에서 온 말

  11. No Image 30Nov
    by 風磬
    2006/11/30 by 風磬
    Views 4000 

    '마누라'는 원래 '임금이나 왕후를 일컫는 극존칭'

  12. No Image 29Nov
    by 風磬
    2006/11/29 by 風磬
    Views 3983 

    '사꾸라'는 일본어...말고기를 뜻합니다

  13. No Image 28Nov
    by 風磬
    2006/11/28 by 風磬
    Views 4292 

    섬유회사 '코오롱'은 '코리아'+'나이롱'

  14. No Image 27Nov
    by 風磬
    2006/11/27 by 風磬
    Views 4202 

    '꿩 먹고 알 먹고'가 '일석이조'란 의미로 쓰이는 까닭은?

  15. No Image 26Nov
    by 風磬
    2006/11/26 by 風磬
    Views 7310 

    '학독'은 원래 '확독'

  16. No Image 22Nov
    by 風磬
    2006/11/22 by 風磬
    Views 4917 

    '고주망태'의 '고주'는 원래 토박이말...그 뜻은?

  17. No Image 21Nov
    by 風磬
    2006/11/21 by 風磬
    Views 4199 

    '참꽃'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진달래꽃

  18. No Image 20Nov
    by 風磬
    2006/11/20 by 風磬
    Views 4090 

    '눈 위에서 달리는 말'이 '썰매'의 어원

  19. No Image 19Nov
    by 風磬
    2006/11/19 by 風磬
    Views 4375 

    '집사람'은 본래 '가족'이란 뜻

  20. No Image 18Nov
    by 風磬
    2006/11/18 by 風磬
    Views 4690 

    '김치'는 한자어...'짠지'는 토박이말

  21. No Image 17Nov
    by 風磬
    2006/11/17 by 風磬
    Views 3884 

    "똥뀐 녀석이 성낸다"는 말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22. No Image 16Nov
    by 風磬
    2006/11/16 by 風磬
    Views 3733 

    '다니다'는 원래 '달려 간다'는 뜻

  23. No Image 15Nov
    by 風磬
    2006/11/15 by 風磬
    Views 4138 

    아기들이 차는 '기저귀'의 어원은 무엇일까요?

  24. No Image 14Nov
    by 風磬
    2006/11/14 by 風磬
    Views 3017 

    '사냥'은 원래 한자어

  25. No Image 13Nov
    by 風磬
    2006/11/13 by 風磬
    Views 3492 

    '지렁이'란 단어를 분석하면...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