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4253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구실을 삼다"와 "사람 구실을 못한다"에서

    '구실'은 서로 다른 단어

  "구실을 삼다", "사람 구실을  못한다" 의 두 문장에서 쓰이는 두 가지의 '구실'은 같은 단어일까요,  서로 다른 단어일까요? "구실을 삼다"의 '구실'은 '핑계의 밑천으로 삼다'는 뜻이고, "사람구실을 못한다"의 '구실'은 '응당 하여야 할 일'을 뜻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단어입니다. 한 번 사전을 찾아 보시지요. 
  "구실을 삼다"의 '구실'은  한자어입니다. 즉 '입구, 열매실'로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 구실을 못한다"의  '구실'은 한자어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사람 구실을 못한다"의 '구실'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원래의 뜻을 아신다면, 아마 이 해하시기 힘드실 것입니다. 원래'구실'은 이전에는 '구위실', 또는 '구의실'로  쓰이었던 것입니다. 이 '구위실'은 그 뜻이 '공공 또는 관가의 일을 맡아 보는 직무'라는 뜻이었습니다.  한자를 보면 '관직'이란 뜻이었던 것이지요.  이것이 다시 '조세의 총칭'으로도 변하였습니다. 아마도 옛날에는 관직으로서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 '세금'을  받아내는 것이었던 모양이지요? 가렴주구가 심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던 것이   '직책'이란 뜻으로 바뀐 것이지요. 그러니까 '구위실'에서 '구의실'로,  그리고  이것이 다시 '구실'로 음운변화를 거치면서 그 뜻도 '관직'에서 '조세'(세금)로,  그리고 이것이 다시 '직책'이란 뜻으로 변한 것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한자를 배울 때만도 '공공기관'의 맨 앞의 '공'을 '귀 공'이라고 배웠는데(지금은  '공 공'이라고 하더군요), 이 때의 '귀'가  '귀하다'의  '귀'가 아니라,  바로 '관청'이란 뜻이었던  것을 안 것은 국어학을 전공으로 공부하고 나서의 일이었습니다.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 '김치'는 한자어...'짠지'는 토박이말 風磬 2006.11.18 4690
20 '귀고리'는 귀에 거는 '고리'...'귀거리'는 틀린 말 風磬 2007.01.10 3663
19 '곶감'은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 風磬 2006.12.29 3441
18 '곶감'은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 바람의종 2007.01.25 3827
17 '곰보'는 '곪다'의 '곪-'에 접미사 '-보'가 붙어서 된 말 風磬 2007.01.14 3906
16 '곰'과 '팡이'의 어원을 아셔요? 風磬 2006.10.21 3748
15 '곧다'와 '굳다'에서 나온 '꼿꼿하다'와 '꿋꿋하다' 風磬 2006.10.22 4436
14 '곡식 한 말을 수확할 수 있는 땅' --> '한 마지기' 風磬 2006.10.20 3681
13 '고주망태'의 '고주'는 원래 토박이말...그 뜻은? 風磬 2006.11.22 4918
12 '고독'이란 말을 함부로 말씀하지 마셔요. 風磬 2006.12.21 5114
11 '결혼하다'와 '혼인하다'는 본래 다른 뜻이었습니다 風磬 2006.12.31 3456
10 '거지'의 어원은 무엇일까요? 風磬 2006.12.12 4817
9 '값이 싸다'는 원래 '값이 적당하다'는 뜻 風磬 2006.10.24 3625
8 '감기'는 옛날에 '고뿔'이라고 불렀습니다. 곧 '코에 불(열)이 난다는 뜻 風磬 2006.12.14 3814
7 '가물치'는 '검은 고기'라는 뜻 風磬 2007.01.11 4316
6 '가게'는 널판지로 만든 시렁에 물건을 진열하여 놓고 파는 곳 風磬 2006.12.18 3863
5 "영낙없이 지 애비 탁했네" -> "영낙없이 지 애비 닮았네" 風磬 2006.11.03 4163
4 "똥뀐 녀석이 성낸다"는 말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風磬 2006.11.17 3884
» "구실을 삼다"와 "사람 구실을 못한다"에서 風磬 2006.10.25 4253
2 '설겆이'에서 '설겆'은 무엇일까? 風磬 2006.09.07 5089
1 '성가시다'는 원래 '파리하다, 초췌하다'는 뜻 風磬 2007.01.12 566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