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4012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마누라'는 원래 '임금이나 왕후를 일컫는 극존칭'

  우리나라 말에는 남성이나 여성을 지칭하는 말이 여럿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을 지칭하는 말도 그 사람이 혼인을 했는지의 여부에 따라,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떠한 벼슬을 했는지에 따라, 그리고 누가 부르는지에 따라 각각 다르게 지칭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남자를 지칭할 때, '남정네, 남진, 남편, 사나이, 총각' 등이 있고, 여자를 지칭할 때에는 '아내, 여편네, 마누라,  집사람,  계집, 부인, 처녀' 등 꽤나 많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쓰인 것인지는 대개 알려져 있지만, 그 어원들을  아시는 분이 많지  않으실 것으로 생각되어 여기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립니다.

  '아내'는 지금은 그 표기법도 달라져서 그 뜻을 알 수 없게 되었지만 옛날에는 '안해'였지요. '안'은 '밖'의 반의어이고, '-해'는 '사람이나 물건을 말할 때 쓰이던 접미사'입니다.  그래서 그 뜻이 '안 사람'이란 뜻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안사람'이란 말을 쓰고 있지 않던가요? 거기에 비해서 남자는 '바깥 사람, 바깥분, 바깥양반' 등으로 쓰이고요. '부부''를 '내외'라고 하는 것이 그것을 증명해 주지요.

  '여편네'는 한자어이지요. '여편'에다가 '집단'을 뜻하는 접미사 '-네'를 붙인 것이지요. 어느 목사님께서 혹시 남편의 '옆'에 있어서 '여편네'가 아니냐고 물으신 적이 있습니다.  즉 '옆편네'가 '여편네'가 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목사님의 설교에서  그렇게 들으셨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남자를 뜻하는 '남편'은 도저히 그 뜻을 해석할 수 없지요.  '여편네'와 '남편'은 서로 대립되는 말입니다.

  '마누라'는 무슨 뜻일까요? 지금은 남편이 다른 사람에게(그것도 같은 지위나 연령에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아내를 지칭할  때나 또는 아내를 '여보! 마누라' 하고 부를 때나, 다른 사람의 아내를 낮추어 지칭할 때(예를 들면 '주인 마누라' 등) 쓰이고 있습니다.  원래 '마누라'는 '마노라'로 쓰이었는데, '노비가 상전을 부르는 칭호'로, 또는 '임금이나  왕후에게 대한 가장 높이는 칭호'로 사용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극존칭으로서, 높일 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상관 없이, 그리고 부르는 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상관 없이 부르던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지위가 낮은 사람이 그 웃사람을 '마누라'라고 부르거나 대통령이나 그 부인을 '마누라'라고 부르면 어떻게 될까요?  큰 싸움이 나거나 국가원수 모독죄로 붙잡혀 갈 일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왜 이것이  아내의 호칭으로 변화하였는지는 아직 명확히 알 수 없습니다만, 남편을 '영감'이라고 한 것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원래 '영감'은 '정삼품 이상 종이품 이하의 관원'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판사나 검사를  특히 '영감님'으로 부른다고 하는데, 이것은  옛날 그 관원의 등급과 유사하여서 부르는 것입니다.  옛날에도 남편보다도 아내를 더 높여서 불렀던 모양이지요? 남자는 기껏해야  '정삼품'으로 생각했는데,  아내는 '왕이나 왕비'로  생각했으니까요. 이렇게 해서 '마누라'와 '영감'은 대립어가 된  것입니다.

  왜 늙지도  않은  남편을 '영감'이라고 불렀을까를 의심하셨던 분은 이제 그 의문이 풀리셨 을 것입니다. 지난 날의 유행가 중에  '여보! 마누라, 왜 불러?' '영감, 왜 불러?' 하는 가사가 기억이 납니다.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1. '사냥'의 어원에 대한 부연설명

    Date2006.11.02 By風磬 Views3708
    Read More
  2. '사냥'은 원래 한자어

    Date2006.11.14 By風磬 Views3039
    Read More
  3. '사꾸라'는 일본어...말고기를 뜻합니다

    Date2006.11.29 By風磬 Views3991
    Read More
  4. '보신탕'은 이승만 정권 시절에 생긴 말...그 이전에는 '개장국'

    Date2006.09.16 By風磬 Views4556
    Read More
  5. '베개'를 전북지방에서는 '비개' '벼개'라고도 합니다.

    Date2006.11.05 By風磬 Views3957
    Read More
  6. '박쥐'의 '박'은 '눈이 밝다'의 '밝-'

    Date2006.12.09 By風磬 Views3954
    Read More
  7. '바바리 코트'는 상표에서 나온 말

    Date2006.12.22 By風磬 Views3210
    Read More
  8. '미역국을 먹다'는 여러가지 어원이 있습니다.

    Date2006.12.15 By風磬 Views3314
    Read More
  9. '무좀'의 '좀'은 벌레이름...'좀도둑'의 '좀'은 '조금'의 준말

    Date2006.12.30 By風磬 Views3198
    Read More
  10. '메리야스'(내의)는 어디에서 나온 말일까요?

    Date2006.12.23 By風磬 Views3052
    Read More
  11. '멀국/말국'은 전라도 방언...'국물'이 표준어

    Date2006.11.06 By風磬 Views3895
    Read More
  12. '먹거리'는 옳지 않은 말...그 까닭은?

    Date2007.01.19 By風磬 Views4244
    Read More
  13. '마요네즈'는 스페인 항구도시 '마욘'의 특산품

    Date2006.12.25 By風磬 Views3848
    Read More
  14. '마땅하다'는 고유어에 한자어가 붙어서 생긴 말

    Date2007.01.24 By바람의종 Views3377
    Read More
  15. '마누라'는 원래 '임금이나 왕후를 일컫는 극존칭'

    Date2006.11.30 By風磬 Views4012
    Read More
  16. '딴따라패'는 영어 'tantara'의 음을 빌려 온 것

    Date2006.12.06 By風磬 Views3913
    Read More
  17. '대리다' '대리미'는 전북 지방의 방언입니다.

    Date2006.11.07 By風磬 Views4396
    Read More
  18. '다니다'는 원래 '달려 간다'는 뜻

    Date2006.11.16 By風磬 Views3747
    Read More
  19. '눈꼽'의 '꼽'은 원래 '곱'...'곱'은 '기름'이란 뜻

    Date2006.10.19 By風磬 Views3276
    Read More
  20. '눈 위에서 달리는 말'이 '썰매'의 어원

    Date2006.11.20 By風磬 Views4101
    Read More
  21. '노래' '놀이' '노름'은 한 가지에서 나온 단어

    Date2007.01.22 By바람의종 Views3571
    Read More
  22. '노들강변'은 '노량진 나루터'를 말하는 고유명사 ...버드나무와 상관없어

    Date2007.01.18 By風磬 Views4281
    Read More
  23. '낮다'의 어간 '낮'에 '-브다'가 붙어 생긴말 --> 나쁘다

    Date2006.10.30 By風磬 Views3456
    Read More
  24. '꿩 먹고 알 먹고'가 '일석이조'란 의미로 쓰이는 까닭은?

    Date2006.11.27 By風磬 Views4219
    Read More
  25. '깡패'에는 두가지 어원설이 있습니다.

    Date2006.12.07 By風磬 Views421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