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3897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똥뀐 녀석이 성낸다"는 말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어느 분이 방귀를 '꾸는' 것이 아니고 '뀌는' 것이 아니냐고 물으셨는데,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방귀'와 연관되어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몇자 적습니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용암리 마을에 방언조사를 갔을 때의 일입니다. 이 용암리는 자연부락의 이름이 '누룩방구'였습니다. 마치 누룩처럼 생긴 바위가 동네의 끝에 있어서 생긴 이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지방에서는 '바위'를 '방구'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뀌는 '방구'(방귀지만 실제 발음은 '방구')와 어떻게 구별하는지가 궁금해서 사람이 보리밥을 먹으면 뀌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글쎄 '똥뀐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같이 조사를 하던 학생들이 한참 웃었지만,  저는 웃음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그 말이 오래 전부터 쓰이었던 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똥뀐 녀석이 성낸다"는 말의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방귀를 뀌고서도 다른 사람이 방귀를 뀐 것인 양 남에게 돌려댄다는 뜻이겠지요.

  '바위'가 '방구'가  되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바위'는 고어로서는 '바회'였습니다. 소위  '히읗'이있지요. 이 '히읗'은 곧잘 '이응'으로도 변화를 겪었습니다. 예컨대 '죠희'가 '종이'가 되었던가 하는 것들이지요. 그리고 '히읗'이 '기역'으로도 변화를 겪습니다. 그래서'바위'와 '방귀'가 같은 음으로 발음되니까, 이것을 피하기 위하여 한 낱말을 다른 낱말로 바꾸어 버립니다.  이것을 우리는 '동음충돌 회피현상'이라고 합니다.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1. '거지'의 어원은 무엇일까요?

    Date2006.12.12 By風磬 Views4831
    Read More
  2. '양말'의 ‘말’은 한자의 '버선 말'자...여기에 '서양 양'이 붙은 것입니다.

    Date2006.12.11 By風磬 Views3938
    Read More
  3. '양치질'은 양지(버드나무 가지)에 접미사 '질'이 붙은 것

    Date2006.12.10 By風磬 Views4556
    Read More
  4. '박쥐'의 '박'은 '눈이 밝다'의 '밝-'

    Date2006.12.09 By風磬 Views3951
    Read More
  5. 처녀들께서는 부끄럼 타지 말고 '총각김치'를 드셔요

    Date2006.12.08 By風磬 Views4638
    Read More
  6. '깡패'에는 두가지 어원설이 있습니다.

    Date2006.12.07 By風磬 Views4202
    Read More
  7. '딴따라패'는 영어 'tantara'의 음을 빌려 온 것

    Date2006.12.06 By風磬 Views3913
    Read More
  8. '우두머리'는 옛날에는 비칭이 아니라 평칭이었습니다.

    Date2006.12.05 By風磬 Views3989
    Read More
  9. '한 살'의 '살'과 '설날'의 '설'은 어떤 관계일까요?

    Date2006.12.04 By風磬 Views3478
    Read More
  10. 다방의 '레지'는 영어의 'register'에서 온 말

    Date2006.12.01 By風磬 Views4970
    Read More
  11. '마누라'는 원래 '임금이나 왕후를 일컫는 극존칭'

    Date2006.11.30 By風磬 Views4007
    Read More
  12. '사꾸라'는 일본어...말고기를 뜻합니다

    Date2006.11.29 By風磬 Views3991
    Read More
  13. 섬유회사 '코오롱'은 '코리아'+'나이롱'

    Date2006.11.28 By風磬 Views4297
    Read More
  14. '꿩 먹고 알 먹고'가 '일석이조'란 의미로 쓰이는 까닭은?

    Date2006.11.27 By風磬 Views4211
    Read More
  15. '학독'은 원래 '확독'

    Date2006.11.26 By風磬 Views7314
    Read More
  16. '고주망태'의 '고주'는 원래 토박이말...그 뜻은?

    Date2006.11.22 By風磬 Views4928
    Read More
  17. '참꽃'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진달래꽃

    Date2006.11.21 By風磬 Views4208
    Read More
  18. '눈 위에서 달리는 말'이 '썰매'의 어원

    Date2006.11.20 By風磬 Views4101
    Read More
  19. '집사람'은 본래 '가족'이란 뜻

    Date2006.11.19 By風磬 Views4379
    Read More
  20. '김치'는 한자어...'짠지'는 토박이말

    Date2006.11.18 By風磬 Views4701
    Read More
  21. "똥뀐 녀석이 성낸다"는 말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Date2006.11.17 By風磬 Views3897
    Read More
  22. '다니다'는 원래 '달려 간다'는 뜻

    Date2006.11.16 By風磬 Views3737
    Read More
  23. 아기들이 차는 '기저귀'의 어원은 무엇일까요?

    Date2006.11.15 By風磬 Views4141
    Read More
  24. '사냥'은 원래 한자어

    Date2006.11.14 By風磬 Views3029
    Read More
  25. '지렁이'란 단어를 분석하면...

    Date2006.11.13 By風磬 Views349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