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10.30 16:12

하릴없이, 할 일 없이

조회 수 13063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하릴없이, 할 일 없이

  얼마 전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1930년대 근대화돼 가는 경성을 배경으로 집을 나와 거리를 배회하는 소설가 구보의 하루를 담고 있다.

 소설가 구보는 ‘하릴없는’ 하루를 보낸 걸까, ‘할 일 없는’ 하루를 보낸 걸까. 각각의 의미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해 ‘할 일 없는’을 사용해야 할 자리에 ‘하릴없는’을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릴없다’는 “버스 파업 소식을 접하지 못한 시민들이 승강장에서 하릴없이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다” “내가 잘못해 일어난 상황이니 혼이 나도 하릴없는 일이다”에서처럼 ‘달리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의미로 사용된다.또 “머리도 못 감은 듯한 모습이 하릴없이 폐인의 형국이다” “누더기를 기워 입은 듯한 모습이 하릴없는 거지였다”에서와 같이 ‘조금도 틀림이 없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할 일 없이’는 말 그대로 ‘마땅히 할 일이 없다’는 의미로, 한 단어가 아니므로 ‘할일없이’와 같이 붙여 쓰면 안 된다. ‘어쩔 수 없이/영락없이’로 바꿔 쓸 수 있다면 ‘하릴없이’, ‘빈둥빈둥’의 의미를 지닌다면 ‘할 일 없이’를 쓴다고 기억하면 된다. 구보는 할 일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것이다.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29533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1145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01Jun
    by 바람의종
    2010/06/01 by 바람의종
    Views 11708 

    한(限)

  5. No Image 02Apr
    by 바람의종
    2007/04/02 by 바람의종
    Views 10596 

    한 손

  6. No Image 02Jan
    by 風文
    2024/01/02 by 風文
    Views 435 

    한 두름, 한 손

  7. No Image 14Dec
    by 바람의종
    2009/12/14 by 바람의종
    Views 10286 

    한 가닥 하다

  8. No Image 09Feb
    by 바람의종
    2010/02/09 by 바람의종
    Views 18851 

    학을 떼다, 염병, 지랄

  9. No Image 01Feb
    by 바람의종
    2008/02/01 by 바람의종
    Views 10377 

    학을 떼다

  10. No Image 31Mar
    by 바람의종
    2009/03/31 by 바람의종
    Views 10285 

    학여울

  11. No Image 29Sep
    by 바람의종
    2010/09/29 by 바람의종
    Views 13722 

    학부모 / 학부형

  12. No Image 16Mar
    by 바람의종
    2010/03/16 by 바람의종
    Views 12211 

    하지 말아라, 하지 마라

  13. No Image 06Sep
    by 바람의종
    2009/09/06 by 바람의종
    Views 9170 

    하영 먹어마씀!

  14. No Image 01Apr
    by 바람의종
    2007/04/01 by 바람의종
    Views 10590 

    하염없다

  15. No Image 28Jan
    by 바람의종
    2010/01/28 by 바람의종
    Views 9138 

    하여, 하였다

  16. No Image 19Jul
    by 바람의종
    2010/07/19 by 바람의종
    Views 17881 

    하모, 갯장어, 꼼장어, 아나고, 붕장어

  17. No Image 30Oct
    by 바람의종
    2012/10/30 by 바람의종
    Views 13063 

    하릴없이, 할 일 없이

  18. No Image 08Mar
    by 바람의종
    2010/03/08 by 바람의종
    Views 13129 

    하릴없다와 할 일 없다

  19. No Image 29May
    by 風文
    2020/05/29 by 風文
    Views 1309 

    하룻강아지 / 밥약

  20. No Image 22Mar
    by 바람의종
    2010/03/22 by 바람의종
    Views 11971 

    하룻강아지

  21. No Image 01Apr
    by 바람의종
    2007/04/01 by 바람의종
    Views 9230 

    하루살이

  22. No Image 05Feb
    by 바람의종
    2009/02/05 by 바람의종
    Views 12958 

    하락세로 치닫다

  23. No Image 30May
    by 바람의종
    2009/05/30 by 바람의종
    Views 7000 

    하더란대두

  24. No Image 27Apr
    by 바람의종
    2008/04/27 by 바람의종
    Views 8648 

    하늘말라리아?

  25. No Image 26Dec
    by 바람의종
    2011/12/26 by 바람의종
    Views 10801 

    하느라고, 하노라고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