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2.26 07:34

승패, 성패

조회 수 8930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승패, 성패

주사위는 던져졌다. 민주 정치의 성패를 좌우할 또 하나의 선거를 치렀다. 탄핵 역풍ㆍ박풍(朴風)ㆍ추풍(秋風)ㆍ노풍(老風) 등 그 어느 때보다 거센 바람 속에 민심은 하나의 염원을 안고 표를 던졌다. 뒤집기ㆍ굳히기ㆍ부풀리기ㆍ읍소하기ㆍ엄살떨기로 부산했던 각 정당도 이제 선거의 승패를 떠나 새롭게 도약하는 정치를 보여줄 때다. 성패와 승패를 가려 쓰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여겨진다.

'성패(成敗)'는 '성공과 실패(되고 안 됨)'를, '승패(勝敗)'는 '승리와 패배(이기고 짐)'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둘 다 대립관계로 짜인 한자어로, 뜻이 확연히 구분됨에도 막상 표현할 때는 잘못 쓰는 경우를 종종 본다.

"17대 총선은 정치 개혁의 승패를 가름하는 분수령이다"
"여성정치 실험의 승패는 그들이 얼마나 자생력을 기르느냐에 달려 있다"라는 문장을 살펴보자.
언뜻 보기엔 문제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승패'를 '성패'로 고쳐야 뜻이 통한다. 승부(勝負)를 가리는 게 아니라 과연 정치 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1000표 이내로 선거의 성패가 갈린 곳은 20군데였다" "지지 정당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투표 향배가 총선 성패를 결정할 중요 변수다"도 잘못 쓰인 경우다.

선거에서 이기고 짐을 말하는 것이므로 '승패'로 고쳐야 바른 문장이 된다. 4ㆍ15 총선이 남긴 의미를 되새기며 승패를 떠난 화합의 정치를 기대해 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612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263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7528
2046 시들음병/시듦병 바람의종 2011.11.20 11095
2045 시도하다 바람의종 2012.07.23 8498
2044 시덥지 않은 소리 바람의종 2010.10.30 9602
2043 시답잖다 風磬 2007.01.19 12238
2042 시달리다 風磬 2007.01.19 8491
2041 시다바리, 나와바리, 당일바리 바람의종 2012.03.05 17648
2040 시남이 댕게라! 바람의종 2009.12.18 7305
2039 시건 바람의종 2012.01.19 16500
2038 시거리와 시내 바람의종 2008.07.17 6204
2037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風文 2022.09.05 810
2036 시간, 시각 바람의종 2008.11.16 6509
2035 시각과 시간 바람의종 2010.07.18 10259
» 승패, 성패 바람의종 2008.12.26 8930
2033 승전보를 울렸다 바람의종 2010.03.15 9240
2032 승부욕 바람의종 2009.05.06 8125
2031 승락, 승낙 바람의종 2008.12.28 13653
2030 승냥이 file 바람의종 2010.01.11 10784
2029 슬하 바람의종 2007.07.28 6916
2028 슬리퍼 바람의종 2009.07.29 6912
2027 슬라이딩 도어 바람의종 2011.01.30 13749
2026 슬기와 설미 바람의종 2008.02.21 8422
2025 스프링클러, 랜터카 바람의종 2008.06.27 532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