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2.18 03:41

시남이 댕게라!

조회 수 7294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시남이 댕게라!

‘시남이’는 표준어 ‘시나브로’나 ‘천천히’에 대응하는 고장말로, 주로 경상도와 강원도에서 쓰인다. “숫체녀 입어다가 쌀떠물을 시남 시남이 떠옇는 기라.”(<한국구비문학대계> 경남편) ‘시남이’는 ‘시남 시남이’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시남’과 부사를 만드는 토 ‘-이’가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시남이’와 뜻이 같은 ‘시남으로’ 또한 ‘시남’과 토 ‘-으로’가 결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남으로’에 비추어 ‘시나브로’가 [시납+-으로]와 같은 낱말구조를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시나브로’의 말뿌리를 절에 시주하는 일을 나타내는 말 ‘시납’에서 찾기도 한다. 개개인이 절에 시주하는 양은 얼마 되지 않지만 모이면 많은 양이 되듯 ‘시나브로’가 어떤 일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이루어진다는 뜻을 나타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남으로’와 ‘시나브로’만 놓고 보자면 그럴듯한 이야기다. 그러나 ‘시남이’와 뜻이 같은 고장말 ‘시납없이’와 ‘시남없이’를 생각해 보면 고장말 ‘시남이’와 ‘시남으로’의 말뿌리를 ‘시납’에서 찾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생각은 이효석의 소설 <분녀>의 한 구절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분녀는 혼자 먼저 나갔으나 시납시납 거닐어도 천수의 나오는 꼴이 보이지 않았다.”

‘시남이’의 또다른 형태는 ‘시누메’다. “문지 나잖나? 시누메 댕게라.”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102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788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2548
2046 시들음병/시듦병 바람의종 2011.11.20 11091
2045 시도하다 바람의종 2012.07.23 8479
2044 시덥지 않은 소리 바람의종 2010.10.30 9596
2043 시답잖다 風磬 2007.01.19 12199
2042 시달리다 風磬 2007.01.19 8474
2041 시다바리, 나와바리, 당일바리 바람의종 2012.03.05 17633
» 시남이 댕게라! 바람의종 2009.12.18 7294
2039 시건 바람의종 2012.01.19 16487
2038 시거리와 시내 바람의종 2008.07.17 6198
2037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風文 2022.09.05 688
2036 시간, 시각 바람의종 2008.11.16 6509
2035 시각과 시간 바람의종 2010.07.18 10250
2034 승패, 성패 바람의종 2008.12.26 8924
2033 승전보를 울렸다 바람의종 2010.03.15 9235
2032 승부욕 바람의종 2009.05.06 8099
2031 승락, 승낙 바람의종 2008.12.28 13626
2030 승냥이 file 바람의종 2010.01.11 10783
2029 슬하 바람의종 2007.07.28 6901
2028 슬리퍼 바람의종 2009.07.29 6906
2027 슬라이딩 도어 바람의종 2011.01.30 13724
2026 슬기와 설미 바람의종 2008.02.21 8372
2025 스프링클러, 랜터카 바람의종 2008.06.27 532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