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5.27 07:18

잊혀진(?) 계절

조회 수 7585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잊혀진(?) 계절

이별을 소재로 한 1980년대 대중가요에 '잊혀진 계절'이 있다. 여기에서 '잊혀지다'는 '잊다'의 피동형 '잊히다'에 피동을 나타내는 '-어지다'를 중복 사용한 형태다. '잊힌 계절'로 쓰는 게 원칙이다.

우리말에는 피동형이 낯설다. 피동형을 만드는 데는 피동접사를 넣는 방법(먹다→먹히다)과 '-어(아)지다'를 붙이는 방법(좋다→좋아지다)이 있는데, 언제부턴가 피동형에 '-어지다'를 붙이는 피동의 중복 형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아래 예에서 보듯 피동의 중복은 글의 간결함을 해쳐 맛깔스러운 문장을 만들지 못한다.

*여러 갈래로 나뉘어진(→나뉜)
*히라소니라 불리워지는(→불리는)
*행복하게 보여집니다(→보입니다)

'-되어지다'도 '-되다'에 '-어지다'가 중복 사용된 형태로 위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그렇게 판단되어지다(→판단되다)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되어지다(→생각되다)

그러나 다음의 말들은 피동의 중복처럼 보이지만 피동의 중복이 아니다.

*수사의 대상이 '좁혀지다'.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여겨지다'.

남의 힘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스스로 내켜서'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창조적이며 발전의 원동력이다. 글을 쓸 때 피동형을 전부 배제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우리말답게 말과 글도 능동형으로 표현하자.

한규희 기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169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848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3201
2728 자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4 6842
2727 자웅을 겨루다 바람의종 2008.01.28 20619
2726 자욱길 바람의종 2008.01.26 11469
2725 자백과 고백 風文 2022.01.12 793
2724 자문을 구하다? 바람의종 2010.05.05 13918
2723 자문 바람의종 2007.08.13 7206
2722 자문 바람의종 2008.11.15 5151
2721 자막의 질주, 당선자 대 당선인 風文 2022.10.17 807
2720 자립명사와 의존명사 바람의종 2010.01.28 13335
2719 자리 매김 바람의종 2008.10.13 7056
2718 자라목 바람의종 2007.03.16 7436
2717 자기 개발 / 자기 계발 바람의종 2011.11.24 12222
2716 자그마치 바람의종 2007.03.16 11314
2715 자(字) 바람의종 2011.11.15 10700
2714 잎, 잎새, 잎사귀, 이파리 바람의종 2009.10.02 15346
» 잊혀진(?) 계절 바람의종 2008.05.27 7585
2712 잊다, 잃다 바람의종 2009.11.23 12339
2711 있으매와 있음에 바람의종 2011.01.30 12547
2710 있사오니 / 있아오니 바람의종 2011.11.30 13030
2709 있다가, 이따가 風文 2024.01.03 729
2708 있다가 / 이따가 바람의종 2010.10.21 10866
2707 있냐? 없냐? 바람의종 2008.09.23 896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