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12 12:20

한터와 자갈치

조회 수 8792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터와 자갈치

‘한터’는 서울 대치동의 다른 이름이다. ‘한’은 ‘큰’에 해당하는 우리말이며, ‘터’는 ‘치’(峙)의 옛음인 ‘티’가 변화한 말이다. ‘티’가 구개음화해서 ‘치’로 바뀌지 않고 ‘터’로 변한 것은 장소를 나타내는 다른 말인 ‘터’가 있기 때문이다. ‘장터’, ‘새터’와 같이 특정한 장소를 이를 때 ‘터’가 쓰이는 경우는 매우 많다. ‘티’, 곧 ‘치’는 고개를 일컫거나 산이 우뚝 솟은 모습을 일컬을 때 쓰인다. ‘한티’가 ‘대치’로 맞옮겨진 것은 의미상으로도 매우 자연스럽다. 또한 ‘한터’도 어휘 관계를 고려할 때 자연스럽게 생성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터’가 ‘치’로 변화하는 경우도 있다. 부산 자갈치 시장은 ‘자갈터’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자갈치’는 등가싯과의 생선 이름이지만 자갈치가 많이 잡혀 붙은 이름인지는 알 수 없다. 자갈치 시장은 1946년에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지역은 자갈투성이 땅이었기 때문에 ‘자갈터’라는 말이 붙었다고 한다. ‘자갈터’가 ‘자갈치’로 바뀐 셈이다. 간혹은 몽골어에서 자갈치가 ‘어부’를 뜻하는 말이므로, 자갈치 시장도 몽골어에서 온 것이 아닌가 추측하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자갈치 시장이 생겨난 시점을 고려한다면, 자갈치는 ‘자갈터’에서 유래한 말로, 점차 어류인 자갈치를 연상하게 했다고 봐야겠다. 오늘날 자갈치 시장에서 자갈을 구경하기는 어렵다. 현대식 건물 뒤에 시장 아지매들의 삶과 판잣집의 모습이 사라지고, ‘자갈터’ 흔적도 사라졌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29856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76648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1440
    read more
  4. 할망구

    Date2007.04.24 By바람의종 Views10892
    Read More
  5. 할말과 못할말

    Date2008.01.05 By바람의종 Views7169
    Read More
  6. 할려고? 하려고?

    Date2010.07.25 By바람의종 Views14159
    Read More
  7. 할 일 없이 / 하릴없이

    Date2010.08.03 By바람의종 Views12672
    Read More
  8. 할 말과 못할 말

    Date2022.01.07 By風文 Views798
    Read More
  9. 할 게, 할게

    Date2009.08.03 By바람의종 Views9518
    Read More
  10. 한풀 꺾이다

    Date2008.02.01 By바람의종 Views15753
    Read More
  11. 한통속

    Date2007.04.23 By바람의종 Views6146
    Read More
  12. 한테·더러

    Date2009.05.02 By바람의종 Views8685
    Read More
  13. 한터와 자갈치

    Date2008.03.12 By바람의종 Views8792
    Read More
  14. 한창과 한참

    Date2010.03.10 By바람의종 Views11368
    Read More
  15. 한참동안

    Date2007.04.23 By바람의종 Views8768
    Read More
  16. 한참, 한창

    Date2008.10.29 By바람의종 Views7750
    Read More
  17. 한잔, 한 잔

    Date2009.07.22 By바람의종 Views9030
    Read More
  18. 한자의 두음, 활음조

    Date2010.04.26 By바람의종 Views12029
    Read More
  19. 한자성어(1)

    Date2008.06.19 By바람의종 Views7376
    Read More
  20. 한자를 몰라도

    Date2022.01.09 By風文 Views815
    Read More
  21. 한약 한 제

    Date2007.09.19 By바람의종 Views10731
    Read More
  22. 한식 요리 띄어쓰기

    Date2010.08.19 By바람의종 Views13853
    Read More
  23. 한소끔과 한 움큼

    Date2023.12.28 By風文 Views422
    Read More
  24. 한성

    Date2007.09.18 By바람의종 Views10857
    Read More
  25. 한번과 한 번

    Date2010.08.14 By바람의종 Views1521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