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05 00:30

호박고지

조회 수 8748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호박고지

햇볕이 따사로운 철이면 어머니의 손길이 바빠진다. 겨울에 먹을 마른 음식과 밑반찬 준비 때문이다. 겨우내 먹을 밑반찬으로 고추도 말려야 하고, 깻잎도 절여야 하고, 또 호박과 가지와 무를 얇게 썰어 햇볕에 말려두어야 한다. 무와 가지를 말린 것을 표준어로는 ‘무말랭이’, ‘가지말랭이’라고 하고, 호박을 말린 것은 ‘호박고지, 호박오가리’라고 한다.

‘오가리’는 ‘오글다, 오그라지다’와 관련된 낱말로, 고장에 따라 ‘우거리, 우가리, 와가리, 왁다리’로 발음한다. ‘고지’는 ‘고지, 꼬지’로 많이 쓰고, ‘고지’에 접미사 ‘-아기, -앙이’가 연결되어 만들어진 ‘고재기, 꼬쟁이’의 형태도 보인다. ‘오가리’와 ‘고지’가 뜻이 비슷한 까닭에 두 말이 섞이면서 ‘우거지, 고자리’의 형태로도 쓰인다. 제주도에서는 ‘말랭이’를 많이 쓴다. 지역에 따라서 ‘꼬시래기, 속씨래기, 쪼가리’로 쓰는 경우도 있다.

무말랭이는 양념을 해서 반찬을 만들면 졸깃한 느낌 덕분에 마치 고기를 씹는 듯하다. 가지말랭이나 호박고지는 겨울철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나물을 무치거나 탕을 하면 그 맛이 일품이다. 특히 이렇게 말려 놓은 무말랭이나 호박고지 등은 정월 보름날에 나물로 많이 쓴다. 가을철, 따사로운 햇볕을 그냥 보내기 아깝다. 애호박을 얇게 썰고 가지를 길게 썰어, 채반에 널어서 말리는 풍경이 그립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29665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76508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1275
    read more
  4. 홍일점

    Date2007.10.05 By바람의종 Views10481
    Read More
  5. 홍길동이라고 합니다

    Date2010.08.14 By바람의종 Views11730
    Read More
  6. 홀아비바람꽃

    Date2008.05.25 By바람의종 Views8176
    Read More
  7. 홀씨

    Date2010.03.09 By바람의종 Views14999
    Read More
  8. 홀몸

    Date2007.04.27 By바람의종 Views9223
    Read More
  9. 혼저 옵소예

    Date2009.11.09 By바람의종 Views10126
    Read More
  10. 혼신을 쏟다

    Date2009.03.16 By바람의종 Views7509
    Read More
  11. 혼성어

    Date2022.05.18 By風文 Views660
    Read More
  12. 혼동, 혼돈

    Date2010.05.05 By바람의종 Views12890
    Read More
  13. 혹성, 행성, 위성

    Date2010.07.21 By바람의종 Views11017
    Read More
  14. 호함지다

    Date2012.09.19 By바람의종 Views8383
    Read More
  15. 호프

    Date2011.11.21 By바람의종 Views12996
    Read More
  16. 호태왕비

    Date2008.02.17 By바람의종 Views8622
    Read More
  17. 호칭과 예절

    Date2009.03.03 By바람의종 Views8586
    Read More
  18. 호치키스

    Date2010.03.06 By바람의종 Views9910
    Read More
  19. 호우, 집중호우 / 큰비, 장대비

    Date2009.07.29 By바람의종 Views8181
    Read More
  20. 호언장담

    Date2022.05.09 By風文 Views608
    Read More
  21. 호스테스

    Date2008.02.20 By바람의종 Views11250
    Read More
  22. 호송 / 후송

    Date2010.03.06 By바람의종 Views13442
    Read More
  23. 호분차 온나!

    Date2010.03.26 By바람의종 Views12358
    Read More
  24. 호박고지

    Date2008.01.05 By바람의종 Views8748
    Read More
  25. 호르몬

    Date2009.09.27 By바람의종 Views730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