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11.09 16:54

산막이 옛길

조회 수 63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산막이 옛길

내 고향은 충북 괴산으로, 수려한 자연 경관을 빼곤 딱히 더 내세울 게 없는 곳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화양계곡, 선유동계곡, 쌍곡계곡 등이 여름휴가 장소로 이름을 얻기 시작하면서 여름철엔 외지인으로 북적북적해졌다. 얼마 전부터는 ‘산막이 옛길’을 찾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산막이 옛길’은 산막이 마을로 가는 총 10리의 옛길을 이르는데, 괴산군에서 자연을 즐기며 천천히 걸을 수 있도록 복원해 놓은 산책길이다.

산책길로는 제주도의 ‘올레길’, 지리산의 ‘둘레길’, 제천의 ‘자드락길’, 강릉의 ‘바우길’ 등이 유명하다. 최근 올레길, 둘레길, 자드락길, 바우길 등으로 산책을 떠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그렇다 보니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특색 있는 산책길을 개발하여 관광 상품화하고 있다.

그런데 산책길의 이름 대부분은 고유어나 그 지역의 방언으로 이름 붙여져 있다. ‘둘레길’의 ‘둘레’는 ‘사물의 테두리나 바깥 언저리’를 뜻하는 고유어이고, ‘자드락길’의 ‘자드락’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을 뜻하는 고유어이다. 반면 ‘올레길’의 ‘올레’는 ‘골목’의 제주도 방언이고, ‘바우길’의 ‘바우’는 ‘바위’의 강원도 방언이다. ‘산막이 옛길’의 ‘산막이’는 ‘산(이) 막다’에서 파생된 말이므로 고유어로 볼 수 있다.

산책길의 이름으로 고유어나 방언이 활용되는 건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상품, 가게, 아파트 등의 이름 짓기에서는 외래어나 외국어가 더 널리 활용되기 때문이다. 많은 산책길이 특정 지역의 관광 명소로 개발된 데 말미암은 것이리라!

여하튼 고유어가 제한적이나마 대접을 받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국어로 밥벌이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 현상이 좀 더 확대될 수 있기를 바라 본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조교수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6102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7509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12Sep
    by 바람의종
    2012/09/12 by 바람의종
    Views 8916 

  5. No Image 10May
    by 바람의종
    2007/05/10 by 바람의종
    Views 10841 

    산통 깨다

  6. No Image 19Jul
    by 바람의종
    2007/07/19 by 바람의종
    Views 8254 

    산전수전

  7. No Image 07Apr
    by 바람의종
    2008/04/07 by 바람의종
    Views 6863 

    산오이풀

  8. No Image 09Nov
    by 風文
    2023/11/09 by 風文
    Views 632 

    산막이 옛길

  9. No Image 21Aug
    by 바람의종
    2008/08/21 by 바람의종
    Views 7077 

    산림욕 / 삼림욕

  10. No Image 25Jan
    by 바람의종
    2013/01/25 by 바람의종
    Views 17757 

  11. No Image 10Oct
    by 바람의종
    2008/10/10 by 바람의종
    Views 10512 

    삭이다, 삭히다 / 썩히다, 썩이다 / 박히다, 박이다

  12. No Image 04Aug
    by 바람의종
    2008/08/04 by 바람의종
    Views 7265 

    삭부리

  13. No Image 25Nov
    by 바람의종
    2011/11/25 by 바람의종
    Views 9678 

    사회 지도층

  14. No Image 30Jun
    by 바람의종
    2009/06/30 by 바람의종
    Views 6616 

    사파리

  15. No Image 20Oct
    by 바람의종
    2007/10/20 by 바람의종
    Views 9614 

    사투리와 토박이말

  16. No Image 27Jun
    by 風文
    2023/06/27 by 風文
    Views 1001 

    사투리 쓰는 왕자 / 얽히고설키다

  17. No Image 07Jun
    by 바람의종
    2008/06/07 by 바람의종
    Views 8688 

    사탕·기름사탕

  18. No Image 24Jan
    by 바람의종
    2008/01/24 by 바람의종
    Views 10141 

    사촌

  19. No Image 29Jul
    by 바람의종
    2009/07/29 by 바람의종
    Views 9001 

    사체, 시체

  20. No Image 10Nov
    by 바람의종
    2007/11/10 by 바람의종
    Views 11648 

    사주단자

  21. No Image 19Jul
    by 바람의종
    2007/07/19 by 바람의종
    Views 8952 

    사주

  22. No Image 01Mar
    by 바람의종
    2009/03/01 by 바람의종
    Views 7584 

    사족 / 사죽

  23. No Image 18Jul
    by 바람의종
    2007/07/18 by 바람의종
    Views 6227 

    사족

  24. No Image 28Oct
    by 바람의종
    2007/10/28 by 바람의종
    Views 5889 

    사전과 방언

  25. No Image 01Feb
    by 바람의종
    2012/02/01 by 바람의종
    Views 7774 

    사전(辭典), 사전(事典)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