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05.02 10:20

살인 진드기

조회 수 125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살인 진드기

  ‘전신이 나른해지고, 구역질이 나는 경우가 많다. 그 후 고열과 설사 등 증상을 보이는 한편, 혈소판이나 백혈구가 급감한다. 2011년에 병원균이 확인된 전염병이다.’(위키백과)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의 설명이다. 중국과 일본에 이어 지난주 국내에서도 이 전염병 감염으로 의심되던 환자가 숨졌다. “이 병의 위험성이 일본 뇌염 등 많이 알려진 곤충 매개 감염병에 견주어 더 큰 것은 아니다”라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도 불안감은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 야외 활동이 잦아지는 시기인데다 매개체가 이른바 ‘살인 진드기’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에스에프티에스(SFTS)로 의심되는 환자가 사망했다는 뉴스를 듣는 순간 공포를 느꼈다. “매개 진드기 중에 전염시킬 바이러스를 지닌 개체는 ‘100마리 중 1마리 미만’이라는 전문가의 설명도 두려움을 덜어내지는 못했다. 신문기사를 ‘읽는 것’과 뉴스를 ‘듣는 것’의 차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살인(사람 죽이는) 진드기’라는 표현이 영화 <연가시>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으니 말이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것의 원이름은 ‘작은소참진드기’다.‘

  신증후군 출혈열’(유행성 출혈열)을 옮기는 설치류나 조류독감의 하나인 ‘H5N1’을 옮기는 조류, 뇌염과 말라리아를 전염시키는 모기 따위를 두고 ‘살인 쥐’, ‘살인 새’, ‘살인 모기’라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맹독을 지녔다는 이유로 ‘살인 뱀’이나 ‘살인 벌’이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살인 진드기’ 의심 1명 사망” 같은 기사 제목은 어색하고 ‘살인 진드기’라는 표현은 왠지 섬뜩하다. ‘살인 진드기’의 따옴표를 드러낼 수 없는 라디오에서는 앞에 ‘이른바’, ‘속칭’을 붙이고,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이 길어서 부담스럽다면 영어 약자 ‘에스에프티에스’를 쓰는 것도 방법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6064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7440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0Jul
    by 바람의종
    2007/07/20 by 바람의종
    Views 10604 

    삼우제

  5. No Image 16Jan
    by 바람의종
    2008/01/16 by 바람의종
    Views 12243 

    삼십육계 줄행랑

  6. No Image 16Jan
    by 바람의종
    2008/01/16 by 바람의종
    Views 8518 

    삼수갑산을 가다

  7. No Image 07Mar
    by 바람의종
    2010/03/07 by 바람의종
    Views 10034 

    삼수갑산

  8. No Image 29Dec
    by 風磬
    2006/12/29 by 風磬
    Views 11011 

    삼삼하다

  9. No Image 04Mar
    by 바람의종
    2009/03/04 by 바람의종
    Views 8056 

    삼복더위

  10. No Image 26Dec
    by 風磬
    2006/12/26 by 風磬
    Views 13444 

    삼박하다

  11. No Image 01Feb
    by 風文
    2022/02/01 by 風文
    Views 909 

    삼디가 어때서

  12. No Image 04May
    by 바람의종
    2012/05/04 by 바람의종
    Views 11907 

    삼겹살의 나이

  13. No Image 04Oct
    by 바람의종
    2008/10/04 by 바람의종
    Views 5235 

    삼가

  14. 살피재

  15. 살쾡이

  16. No Image 08Oct
    by 바람의종
    2009/10/08 by 바람의종
    Views 7541 

    살코기

  17. No Image 30Oct
    by 바람의종
    2010/10/30 by 바람의종
    Views 7306 

    살처분

  18. No Image 07Apr
    by 바람의종
    2010/04/07 by 바람의종
    Views 9917 

    살찌다, 살지다

  19. No Image 19Dec
    by 바람의종
    2010/12/19 by 바람의종
    Views 11108 

    살짝궁, 살짜궁 / 살짝이, 살짜기

  20. No Image 02May
    by 風文
    2020/05/02 by 風文
    Views 1251 

    살인 진드기

  21. No Image 30Oct
    by 바람의종
    2010/10/30 by 바람의종
    Views 10174 

    살얼음 / 박빙

  22. No Image 15Jan
    by 바람의종
    2008/01/15 by 바람의종
    Views 16309 

    살아 진천 죽어 용인

  23. No Image 07Sep
    by 바람의종
    2009/09/07 by 바람의종
    Views 7045 

    살사리꽃

  24. No Image 26Jul
    by 바람의종
    2009/07/26 by 바람의종
    Views 6499 

    살망졍이

  25. No Image 26Dec
    by 風磬
    2006/12/26 by 風磬
    Views 6159 

    살림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