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7.12 20:21

쉼표 하나

조회 수 8741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쉼표 하나

글이란 쉼표 하나까지도 정확하게 써야 한다고 할 때, 예를 드는 고전이 있다.

1889년 미국 의회에서 가결된 관세법에서 쉼표를 잘못 찍는 바람에, 다음해에 법을 고칠 때까지 200만달러의 관세 수입을 날려버렸다는 이야기다. ‘모든 외국산 과일나무’(All foreign fruit plants)라고 한 것이 인쇄 과정에서 쉼표가 잘못 들어가 ‘모든 외국산 과일과 나무’(All foreign fruit, plants)로 되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85년 창립된 민주당의 리더십협의회는 90년 아칸소 주지사 클린턴을 의장으로….” 미국 ‘뉴올리언스 선언’을 다룬 신문 칼럼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미국 민주당이야 뿌리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200년도 더 된 정당이다. 그러니 칼럼의 내용으로 보나 시기로 보나 85년에 창립된 것은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 내의 ‘리더십협의회’다. 그러나 기사 문장을 미국의 관세법 식으로 따지고 들면, 85년에 창립된 것은 민주당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꼭 필요한 곳에 쉼표를 생략해 버렸기 때문이다. “85년에 창립된 민주당의…”라고 하면 그 뒤에 무슨 말이 오든 85년에 창립된 것은 민주당이다. 기사 문장을 뜯어보면 ‘리더십협의회’라는 명사를 ‘창립된’과 ‘민주당의’라는 두 관형어가 각각 수식하고 있다. 이럴 땐 두 관형어 사이에 쉼표를 찍어 ‘85년 창립된, 민주당의 리더십협의회’라고 해야 확실하다.

우재욱/시인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6137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7547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17Aug
    by 바람의종
    2012/08/17 by 바람의종
    Views 11531 

    스포츠 중계

  5. No Image 15Jul
    by 바람의종
    2009/07/15 by 바람의종
    Views 5401 

    스펙

  6. No Image 04Aug
    by 바람의종
    2009/08/04 by 바람의종
    Views 7318 

    스킨십

  7. No Image 02Mar
    by 바람의종
    2010/03/02 by 바람의종
    Views 8961 

    스크린 도어

  8. No Image 09Apr
    by 바람의종
    2009/04/09 by 바람의종
    Views 5872 

    스스로를?

  9. No Image 19Jan
    by 風磬
    2007/01/19 by 風磬
    Views 12790 

    스스럼없다

  10. No Image 16Feb
    by 바람의종
    2008/02/16 by 바람의종
    Views 12621 

    스끼다시

  11. No Image 03Nov
    by 바람의종
    2007/11/03 by 바람의종
    Views 6263 

    쉽게 찾기

  12. No Image 12Jul
    by 바람의종
    2010/07/12 by 바람의종
    Views 8741 

    쉼표 하나

  13. No Image 14Oct
    by 바람의종
    2007/10/14 by 바람의종
    Views 9725 

    쉬다와 놀다

  14. No Image 25Oct
    by 바람의종
    2011/10/25 by 바람의종
    Views 10111 

    쉐보레 유감

  15. No Image 30Sep
    by 바람의종
    2008/09/30 by 바람의종
    Views 4841 

    숫컷, 숫소?

  16. No Image 06Aug
    by 바람의종
    2010/08/06 by 바람의종
    Views 8231 

    숫자의 속음들

  17. No Image 03Sep
    by 바람의종
    2008/09/03 by 바람의종
    Views 7742 

    숫구미

  18. No Image 22Apr
    by 바람의종
    2008/04/22 by 바람의종
    Views 7332 

    술이홀과 파주

  19. No Image 15Feb
    by 바람의종
    2010/02/15 by 바람의종
    Views 8333 

    술과 음식

  20.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8341 

    숟가락, 젓가락

  21. No Image 28May
    by 바람의종
    2010/05/28 by 바람의종
    Views 11874 

    숟가락

  22. No Image 01Feb
    by 風文
    2022/02/01 by 風文
    Views 740 

    순직

  23. No Image 28Jul
    by 바람의종
    2007/07/28 by 바람의종
    Views 4905 

    숙제

  24. No Image 30May
    by 바람의종
    2010/05/30 by 바람의종
    Views 9309 

    숙맥

  25. No Image 27Jul
    by 바람의종
    2007/07/27 by 바람의종
    Views 6461 

    숙맥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