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2.04 16:46

실랑이

조회 수 8942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실랑이

지난주에 동의어를 설명하면서 “말은 본뜻에다 다른 뜻을 더하기도 하고 아예 다른 뜻으로 옮겨가기도 한다”고 했다. 어느 시점에서 어느 낱말의 형태와 의미가 특정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형태와 의미가 바뀌기도 한다는 말이다. ‘어리다’는 원래 ‘어리석다’는 뜻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뜻의 말이 되었다. 이화·동화·유추·오분석 등의 언어현상이 이런 변화를 일으킨다. 때로는 비유·상징 등의 수사(修辭)가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복지부 출입 기자와 잠시 실랑이를 벌였다.’ 신문 기사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실랑이’는 본래 ‘실랑이질’로서 남을 못살게 굴어 시달리게 하는 짓이란 뜻이었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남을 괴롭히는 것이 실랑이였다. 양쪽이 서로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고 옥신각신하는 데는 ‘승강이’라는 말을 썼다. 기사 내용을 보면 출입기자와 벌인 것은 실랑이가 아니라 승강이였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은 ‘실랑이’에 ‘승강이’의 뜻을 보태놓았다. 두 말을 유의어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사전은 언어현상에 대해 다분히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언어대중이 많이 쓰는 말도 사전적 해석으로 부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절대다수의 사람이 그렇게 쓴다면 사전도 물러설 수밖에 없다. ‘말 나고 문법 났지, 문법 나고 말 났나’ 하는 빈정거림이 이럴 때는 설득력을 갖게 된다.

우재욱/시인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6067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7456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3Nov
    by 바람의종
    2009/11/23 by 바람의종
    Views 9227 

    싸드락싸드락 묵소!

  5. No Image 19Jul
    by 바람의종
    2010/07/19 by 바람의종
    Views 8957 

    싸대기

  6. No Image 01Oct
    by 바람의종
    2009/10/01 by 바람의종
    Views 9118 

    싸다와 누다

  7. No Image 07Apr
    by 바람의종
    2008/04/07 by 바람의종
    Views 6883 

    싸다

  8. No Image 01Oct
    by 바람의종
    2009/10/01 by 바람의종
    Views 7566 

    싸게 가더라고!

  9. No Image 29Sep
    by 바람의종
    2008/09/29 by 바람의종
    Views 7053 

    십팔번, 가라오케

  10. No Image 22Oct
    by 바람의종
    2007/10/22 by 바람의종
    Views 6949 

    십팔번

  11. No Image 16May
    by 바람의종
    2007/05/16 by 바람의종
    Views 6847 

    십상이다

  12. No Image 11Aug
    by 바람의종
    2010/08/11 by 바람의종
    Views 14303 

    십상이다

  13. No Image 01May
    by 바람의종
    2009/05/01 by 바람의종
    Views 14483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난다

  14. No Image 15May
    by 바람의종
    2007/05/15 by 바람의종
    Views 9658 

    심심파적

  15. No Image 19Jan
    by 바람의종
    2008/01/19 by 바람의종
    Views 13113 

    심금을 울리다

  16. No Image 11Aug
    by 바람의종
    2008/08/11 by 바람의종
    Views 4756 

    실용글

  17. No Image 04Feb
    by 바람의종
    2009/02/04 by 바람의종
    Views 8516 

    실업난

  18. No Image 05May
    by 바람의종
    2010/05/05 by 바람의종
    Views 8993 

    실버

  19. No Image 03May
    by 바람의종
    2008/05/03 by 바람의종
    Views 7499 

    실레마을과 시루

  20. No Image 24Apr
    by 바람의종
    2010/04/24 by 바람의종
    Views 10477 

    실랑이와 승강이

  21. No Image 04Dec
    by 바람의종
    2009/12/04 by 바람의종
    Views 8942 

    실랑이

  22. No Image 19Nov
    by 바람의종
    2009/11/19 by 바람의종
    Views 7745 

    실내체육관의 주소지

  23. No Image 16Jun
    by 바람의종
    2008/06/16 by 바람의종
    Views 7772 

    실구디·실구지

  24. No Image 30Oct
    by 바람의종
    2008/10/30 by 바람의종
    Views 7373 

    신토불이

  25. No Image 28Jul
    by 바람의종
    2009/07/28 by 바람의종
    Views 8390 

    신청·청구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