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1.29 08:36

싸목싸목 허소!

조회 수 9678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싸목싸목 허소!

‘싸목싸목’은 표준어 ‘천천히’에 대응하는 고장말로, 주로 전라도에서 쓰는 말이다. ‘싸목싸목’은 본디 천천히 걷는 모양을 나타내는 흉내말이었으나, 점차 다른 행위로까지 그 의미의 폭을 넓혀 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싸목싸목’이 ‘가다’나 ‘오다’, ‘걷다’ 같은 동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자, 싸목싸목 가봅시다.”(<타오르는 강> 문순태) “안 엉칠라면 싸목싸목 씹어서 묵어사(먹어야) 쓴다.”(<녹두장군> 송기숙) ‘싸목싸목’의 또다른 형태는 ‘싸묵싸묵’인데, 이는 ‘싸목싸목>싸묵싸묵’과 같은 소리의 변화를 경험한 결과이다. “날도 풀리고 희은이도 컸으니께 싸묵싸묵 돌아댕겨 봐야지.”(<목련꽃 그늘 아래서> 한창훈)

‘싸목싸목’과 마찬가지로 걷는 모양을 나타내는 흉내말에서 유래하여 ‘천천히’의 의미를 갖는 ‘싸박싸박’과 ‘장감장감’을 들 수 있는데, 이 또한 전라도에서 두루 쓰이는 고장말이다. ‘싸박싸박’은 눈 쌓인 길을 사박사박 걷는 모양을, 장감장감은 비 내리는 길을 까치발을 디디며 징검징검 걷는 모양을 본뜬 말이다. 그래서인지 표준어의 ‘천천히’와 고장말 ‘싸목싸목, 싸박싸박, 장감장감’은 말맛이 다르다. “츤츤히 장감장감 걸어라 잉.”(<불의 나라> 박범신) “해 떨어질라문 안직 멀었네. 싸박싸박 걸어가소!”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6858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8229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쑥부쟁이

  5. No Image 19Jan
    by 바람의종
    2008/01/19 by 바람의종
    Views 9196 

    쑥밭이 되다

  6. No Image 23Jul
    by 바람의종
    2010/07/23 by 바람의종
    Views 12477 

    쑥맥, 쑥, 숙맥

  7. No Image 08May
    by 바람의종
    2008/05/08 by 바람의종
    Views 10845 

    쑥돌·감돌·몽돌

  8. No Image 24Mar
    by 바람의종
    2008/03/24 by 바람의종
    Views 6380 

    쐐기풀

  9. No Image 05Dec
    by 바람의종
    2012/12/05 by 바람의종
    Views 21425 

    썰매를 지치다

  10. No Image 26Jul
    by 바람의종
    2010/07/26 by 바람의종
    Views 8171 

    썰매

  11. No Image 25Feb
    by 바람의종
    2010/02/25 by 바람의종
    Views 10099 

    썩이다와 썩히다

  12. No Image 02Apr
    by 바람의종
    2010/04/02 by 바람의종
    Views 12446 

    써라와 쓰라

  13. No Image 05Dec
    by 바람의종
    2011/12/05 by 바람의종
    Views 14561 

    쌩얼, 민낯, 맨얼굴, 민얼굴

  14. No Image 01Jul
    by 風文
    2022/07/01 by 風文
    Views 916 

    쌤, 일부러 틀린 말

  15. No Image 27Dec
    by 바람의종
    2008/12/27 by 바람의종
    Views 23033 

    쌓인, 싸인

  16. No Image 17Aug
    by 바람의종
    2010/08/17 by 바람의종
    Views 10412 

    쌍벽

  17. No Image 29Jul
    by 바람의종
    2007/07/29 by 바람의종
    Views 6159 

    쌍벽

  18. No Image 11Nov
    by 바람의종
    2011/11/11 by 바람의종
    Views 9469 

    쌍둥밤 / 쌍동밤

  19. No Image 27Jul
    by 바람의종
    2012/07/27 by 바람의종
    Views 13813 

    쌍거풀, 쌍가풀, 쌍꺼풀, 쌍까풀

  20. No Image 21May
    by 바람의종
    2009/05/21 by 바람의종
    Views 11905 

    쌉싸름하다

  21. No Image 14Dec
    by 바람의종
    2009/12/14 by 바람의종
    Views 9365 

    쌈마이

  22.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10/07/21 by 바람의종
    Views 13631 

    쌀뜬물, 쌀뜨물

  23. No Image 03Mar
    by 바람의종
    2009/03/03 by 바람의종
    Views 6947 

    싹쓸바람

  24. No Image 09Nov
    by 바람의종
    2007/11/09 by 바람의종
    Views 6695 

    싸우다와 다투다

  25. No Image 29Nov
    by 바람의종
    2009/11/29 by 바람의종
    Views 9678 

    싸목싸목 허소!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