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2.23 14:53

푸른색, 파란색

조회 수 10405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 바루기] 푸른색, 파란색

파릇파릇 돋아나는 봄의 새싹을 '푸른 새싹', '파란 새싹' 어느 쪽으로 불러야 할까. 둘 다 가능하다. 사전에는 '푸르다'와 '파랗다'가 똑같이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풀의 빛깔과 같이 밝고 선명하다'고 돼 있다.

'푸르다'의 옛말은 '프르다'로 '풀'의 고어인 '플'과 맥을 같이한다. 그렇다면 '푸르다'는 풀의 빛깔을 나타낸다. 한자어로 치면 녹색(綠色)이다. '파랗다'는 옛말이 '파라다'로 '풀(플)'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파랗다'에서 나온 '퍼렇다' '시퍼렇다'를 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청색(靑色)을 나타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르다' '파랗다'를 동일시하는 것은 둘 다 '풀'에서 나온 말로 풀색과 하늘색을 뭉뚱그려 하나로 봤기 때문이라 설명하는 사람이 있다. 자연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 아니라 심정의 세계를 적당히 노래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 보는 이도 있다.

신호등이 문제다. 아이에게 파란색이 들어오면 길을 건너라고 했더니 하루 종일 기다려도 파란 신호등이 안 들어온다고 하더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물감 등의 색상에선 '파랑'이 하늘색만 뜻하기 때문이다. '푸른' '파란'을 같은 뜻으로 쓰다 보니 '녹색 신호등'을 '청색 신호등'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푸른' '파란' 어느 쪽으로 써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원에 맞게 녹색과 청색으로 구분해 '푸른 새싹' '푸른 신호등', '파란 하늘' '파란 바다' 등으로 구분해 쓴다면 색상에서 오는 혼란을 피할 수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202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882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3466
3212 풍비박산 바람의종 2007.12.23 9896
3211 풍개 바람의종 2008.11.24 9878
3210 풋 / ‘열’(10) ①, ‘열’(10) ② 風文 2020.05.10 1583
3209 바람의종 2007.03.31 8132
3208 풀어쓰기, 오촌 아재 風文 2022.10.08 715
3207 푼수 바람의종 2007.09.10 11238
3206 푼돈 바람의종 2007.03.31 8492
3205 푸석수염 바람의종 2008.05.08 7720
» 푸른색, 파란색 바람의종 2011.12.23 10405
3203 푸르름 바람의종 2011.11.10 8979
3202 푸르른 바람의종 2008.08.11 6100
3201 표피 바람의종 2012.11.14 77235
3200 표지 / 표시 바람의종 2012.07.04 11031
3199 표준어와 방언 바람의종 2010.01.06 9316
3198 표준발음, 구명동의 風文 2020.05.08 1475
3197 표준말의 기강, 의미와 신뢰 風文 2022.06.30 780
3196 표준 언어 예절 바람의종 2012.03.27 11375
3195 표식/표지, 성력/생력 바람의종 2010.09.03 11894
3194 표식(?), 횡경막(?) 바람의종 2008.06.28 8699
3193 폭탄주! 말지 말자. 바람의종 2012.12.17 18922
3192 폭염 바람의종 2012.07.05 8538
3191 폭발, 폭팔, 폭파시키다 바람의종 2010.02.25 1354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