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5.31 15:11

흙성과 가린여흘

조회 수 10799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흙성과 가린여흘

땅이름

용비어천가는 세종 임금이 훈민정음을 창제하면서 새 글자의 실용 가능성을 실험함과 동시에 조선 왕조의 개국을 정당화하고자 정인지·최항 등에게 일러 편찬하도록 한 노래다. 이 노래에는 조선 왕조를 열기까지의 6대조 역사가 기록됐는데, 그 가운데 땅이름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기사가 많이 남아 있다.

제9장은 “하늘의 뜻을 받들어 도적을 토벌하실새 사방의 제후들이 모이더니 성스러운 덕화가 오래되어 서방 오랑캐도 또 모이니, 의를 내세워 군사를 거느릴새 천리 인민이 모이더니 성스러운 덕화가 기프셔서 북쪽 오랑캐들이 또 모이니”라는 노래는 태조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과 관련된 노래다.

이 노래에는 위화도에서 돌아오는 군대가 지나간 땅이름이 나타나는데, 회군하는 군사들이 안주, 자주, 이성(흙성), 평양, 중화군, 기탄(가린여흘)에 이르기까지 백성들의 환영을 받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진군하였다고 한다. 이 기록에서 이성(泥城)은 ‘흙성’, 기탄(岐灘)은 ‘가린여흘’이라는 한글로 표기하였다. 이처럼 용비어천가 곳곳에는 토박이말과 한자어의 대응관계를 한글을 사용하여 나타낸 경우가 많다.

‘가린여흘’을 ‘기탄’으로 옮긴 것은 ‘가린’이 ‘가르다’에 해당하는 ‘가ㄹㆍ다’에서 비롯된 말이므로 둘 이상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임을 짐작게 한다. 이처럼 ‘가린’이 들어가는 땅이름은 ‘가늘다’는 뜻을 지닌 경우와 ‘가르다’의 뜻을 지닌 경우가 있다. ‘강’을 뜻하는 ‘가ㄹㆍㅁ’이 ‘가르다’와 관련이 있음은 널리 알려진 것과 같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278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957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4293
3432 暴 (포와 폭) 바람의종 2011.11.10 14908
3431 히읗불규칙활용 바람의종 2010.10.21 13479
3430 히로뽕 바람의종 2008.02.20 12609
3429 흰 백일홍? 風文 2023.11.27 946
3428 희쭈그리 바람의종 2008.02.29 13299
3427 희망 바람의종 2007.10.11 10747
3426 흥정 바람의종 2009.06.09 9668
3425 흡인력, 흡입력 바람의종 2009.11.12 15243
3424 흡연을 삼가 주십시오 바람의종 2008.03.08 15671
» 흙성과 가린여흘 바람의종 2008.05.31 10799
3422 흘리대·흘리덕이 바람의종 2008.07.21 9023
3421 흐리멍텅하다 바람의종 2009.11.09 13072
3420 흉칙하다 바람의종 2009.02.02 15758
3419 흉내 / 시늉 바람의종 2009.09.07 11367
3418 휴거 바람의종 2007.10.10 14783
3417 휫바람, 휘바람, 휘파람 바람의종 2009.06.30 15110
3416 휘호 바람의종 2008.11.13 10519
3415 휘하 바람의종 2007.10.09 13016
3414 휘파람새 file 바람의종 2009.09.03 11696
3413 휘발성 바람의종 2010.08.07 14474
3412 휘거 風文 2014.12.05 24526
3411 훈훈하다 바람의종 2007.11.09 1285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