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11.01 21:15

처음처럼

조회 수 11421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처음처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나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신영복 '처음처럼'>

'아하' '단비' '새날' 중 하나로 명칭이 정해질 뻔한 두산 소주의 신제품은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의 시 '처음처럼'에서 영감을 얻어 올해 초 이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온다. '처음처럼'은 출시 6개월 만에 소주 시장에서 마의 10%라는 점유율을 넘어서며 실질적인 업계 2위로 자리 잡았다. 송년회 등으로 술자리가 많은 요즘 진로 '참이슬'과 두산 '처음처럼'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처음처럼'이 알코올 도수를 20도로 낮춰 시장에 내놓으며 돌풍을 일으키자 진로는 이에 맞대응해 마지노선이라는 20도보다 낮은 19.8도의 '참이슬 후레쉬'를 내놓았다. '처음처럼'의 성공은 단순히 순한 맛이나 광고에만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처음처럼'이란 감성적인 우리말 이름이 사람들의 감수성을 자극한 영향이 커 보인다. 소비자는 본능적으로 노력이 적게 드는 두 음절 단어의 이름을 기억하려 한다는 기존 관념을 '처음처럼'이 허문 것도 이런 해석을 가능케 한다. '처음처럼'은 여러 군데 한글단체가 선정하는 올해 좋은 이름에 뽑히기도 했다. 아파트나 고층 건물, 각종 상품 등의 이름에 뜻도 알기 어려운 외국어가 판을 치는 요즘 짧지 않은 순 우리말 이름 '처음처럼'의 성공은 신선한 바람이다. 내년에도 이런 좋은 이름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534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189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6752
3036 천정부지 바람의종 2009.09.29 9072
3035 천만에 말씀 바람의종 2010.01.20 9630
3034 천둥벌거숭이 바람의종 2010.02.12 9217
3033 천둥벌거숭이 바람의종 2007.03.29 8558
3032 천덕꾸러기 바람의종 2007.05.23 8318
» 처음처럼 바람의종 2010.11.01 11421
3030 처리뱅이 바람의종 2011.11.24 12237
3029 처녀치마 바람의종 2008.06.02 6794
3028 책보따리·책보퉁이 바람의종 2007.11.06 8282
3027 책갈피 바람의종 2010.10.06 9185
3026 참새 바람의종 2009.05.12 6751
3025 참말과 거짓말 바람의종 2008.01.07 8643
3024 참말 바람의종 2009.09.01 9385
3023 참다와 견디다 바람의종 2010.08.03 8999
3022 참나리 바람의종 2008.06.16 7601
3021 참꽃마리 바람의종 2008.05.29 5897
3020 참공약 바람의종 2012.11.21 17419
3019 참고와 참조 바람의종 2010.08.03 13846
3018 참고와 참조 風文 2023.07.09 1163
3017 참가, 참석, 참여 바람의종 2008.11.02 10444
3016 참 좋지다 바람의종 2008.09.09 6204
3015 참 이뿌죠잉! 바람의종 2008.07.29 610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