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책과 인책
'문책(問責)'과 '인책(引責)'은 분명히 다른 말인데도 혼동해 잘못 쓰일 때가 가끔 있다. '문책'은 책임을 묻는다는 뜻이다. '문책'의 문이 '물을 문(問)'이기 때문이다. '인책'은 자신에게로 끌어당겨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인책'의 인이 '끌어당길 인(引)'이기 때문이다.
①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경영진단은 해당 임원이나 실무 직원에 대한 인책으로 끝나지만,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경질로 이어지기도 한다."
② "5.3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에는 당 의장이 인책 사퇴하는가 하면, 의원들은 석고대죄하고…."
①에서 '해당 임원이나 실무 직원에 대한 인책'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만일 '해당 임원이나 실무 직원의 인책'이라면 '해당 임원이나 실무 직원이 책임을 진다'는 뜻이므로 말이 되지만, '해당 임원이나 실무 직원에 대한 인책'은 '해당 임원이나 실무 직원에 대한 문책'으로 바로잡아야 문맥에 어울린다. ②에서는 '당 의장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는 뜻이므로 '인책'이 바르게 쓰였다.
'문책'은 '잘못을 캐묻고 꾸짖음'이란 의미다. "상사에게 문책을 당했다" "잘못된 일처리에 대해 담당자를 문책했다"처럼 써야 맞다. '인책은 '잘못된 일의 책임을 스스로 짐'이란 뜻이다. "인책 사임" "인책 사퇴"와 같이 쓰인다.
한편 "시민단체가 관련자의 인책을 요구했다" "시민들은 정부 차원의 사과와 담당 장관의 인책을 요구했다" 등의 문장에서는 '인책'과 '문책'을 다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그 의미는 서로 다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4354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1102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195846 |
2046 | 무더위 | 바람의종 | 2010.07.09 | 7544 |
2045 | 무더위, 불볕더위 | 바람의종 | 2012.05.18 | 7381 |
2044 | 무데뽀 | 바람의종 | 2008.02.12 | 8644 |
2043 | 무데뽀, 나시, 기라성 | 바람의종 | 2008.07.29 | 6825 |
2042 | 무동태우다 | 바람의종 | 2007.05.09 | 8660 |
2041 | 무량대수 | 바람의종 | 2008.04.16 | 8132 |
2040 | 무료와 공짜 | 바람의종 | 2009.10.27 | 8725 |
2039 | 무릎노리 | 바람의종 | 2008.02.01 | 8595 |
2038 | 무색케, 도입케 / 무색게, 도입게 | 바람의종 | 2012.07.03 | 8578 |
2037 | 무술과 글쓰기, 아버지의 글쓰기 | 風文 | 2022.09.29 | 936 |
2036 | 무적쇠·구즉이 | 바람의종 | 2008.07.01 | 6682 |
2035 | 무제한 발언권 | 風文 | 2021.09.14 | 535 |
2034 | 무진장 | 바람의종 | 2007.07.04 | 7230 |
2033 | 무크(지) | 바람의종 | 2009.11.08 | 7484 |
2032 | 묵어 불어 | 바람의종 | 2009.07.14 | 6575 |
2031 | 묵음시롱 | 바람의종 | 2009.05.12 | 6309 |
2030 | 문어발 / 징크스 | 風文 | 2020.07.02 | 1779 |
2029 | 문외한 | 바람의종 | 2007.07.05 | 8561 |
2028 | 문장의 앞뒤 | 바람의종 | 2010.01.10 | 8188 |
2027 | 문진 | 바람의종 | 2009.08.07 | 7750 |
» | 문책과 인책 | 바람의종 | 2010.11.02 | 9826 |
2025 | 문화어에 오른 방언 | 바람의종 | 2010.02.06 | 83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