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12.19 14:01

12바늘을 꿰맸다

조회 수 12725 추천 수 4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12바늘을 꿰맸다

의존명사 중에 ‘단위명사’라는 것이 있다. 수효나 분량 등의 단위를 나타내는 의존명사를 이른다. ‘돼지고기 한 근, 두부 한 모, 사과 한 접’에서 ‘근, 모, 접’이 단위명사다. 단위명사는 매우 다양하다. 일반명사라도 무엇을 세는 단위로 쓰일 수 있으면 단위명사가 될 수 있다. ‘상자, 병, 가마니’ 등도 단위명사가 될 수 있다.

곡식의 분량을 나타내는 단위명사로 ‘말, 되, 홉, 작’ 등이 있고 연탄의 수량을 나타내는 ‘장’이 있다. 길고 가느다란 물건이 한 줌에 들어올 만한 양을 ‘모숨’, 조기를 한 줄에 열 마리씩 두 줄로 엮은 것을 ‘두름’, 북어 스무 마리를 ‘쾌’라고 한다. 신발에는 ‘켤레’, 직물 두루마리에는 ‘필’, 과일에는 ‘접’이 쓰인다. 외래어인 미터/킬로미터, 그램/킬로그램, 리터/데시리터, 아르/헥타르 등도 우리가 일상으로 쓰는 단위명사다. 단위명사를 정확하게 사용하면 말맛이 살아난다. 연탄을 ‘한 개’라고 해도 통하지만 ‘한 장’이라고 하면 말이 착 달라붙는 느낌을 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농구 시합 중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입술을 부딪혀 12바늘을 꿰맸다.” 중앙 일간지 기사의 한 구절이다.

상처를 꿰맨 단위로 ‘바늘’을 썼다. 실을 꿴 바늘로 한 번 뜬 자국을 ‘땀’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12땀을 꿰맸다’고 해도 괜찮을 법하다. 사전은 이런 뜻의 ‘바늘’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언중은 상처를 꿰맨 단위로 ‘땀’을 쓰지 않고 ‘바늘’로 통일해 쓰고 있다. 사전이 ‘바늘’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우재욱/시인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4791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1345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6158
    read more
  4. '전(全), 총(總)' 띄어쓰기

    Date2009.09.27 By바람의종 Views14884
    Read More
  5. '지'의 띄어쓰기

    Date2009.08.05 By바람의종 Views9065
    Read More
  6. '첫'과 '처음'

    Date2008.09.18 By바람의종 Views8626
    Read More
  7. (공장)부지

    Date2007.10.13 By바람의종 Views7540
    Read More
  8. (뒷)바라지

    Date2006.11.16 By風磬 Views6849
    Read More
  9. (밤)참

    Date2006.11.30 By風磬 Views6059
    Read More
  10. -가량(假量)

    Date2010.06.20 By바람의종 Views10296
    Read More
  11. -분, 카울

    Date2020.05.14 By風文 Views1395
    Read More
  12. -스럽다

    Date2010.08.14 By바람의종 Views8927
    Read More
  13. -시- ① / -시- ②

    Date2020.06.21 By風文 Views1518
    Read More
  14. -씩

    Date2010.01.23 By바람의종 Views9187
    Read More
  15. -지기

    Date2012.05.30 By바람의종 Views11228
    Read More
  16. -화하다, -화되다

    Date2009.08.07 By바람의종 Views9421
    Read More
  17. 1.25배속 듣기에 사라진 것들

    Date2023.04.18 By風文 Views863
    Read More
  18. 12바늘을 꿰맸다

    Date2010.12.19 By바람의종 Views12725
    Read More
  19. 1도 없다, 황교안의 거짓말?

    Date2022.07.17 By風文 Views766
    Read More
  20.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Date2022.09.20 By風文 Views563
    Read More
  21. 24시 / 지지지난

    Date2020.05.16 By風文 Views966
    Read More
  22. 3인칭은 없다, 문자와 일본정신

    Date2022.07.21 By風文 Views705
    Read More
  23. 4·3과 제주어, 허버허버

    Date2022.09.15 By風文 Views1061
    Read More
  24. 8월의 크리스마스 / 땅꺼짐

    Date2020.06.06 By風文 Views1343
    Read More
  25. CCTV

    Date2013.05.13 By윤안젤로 Views2762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