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5.30 16:53

-지기

조회 수 11216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지기

‘2012 여수세계박람회’가 개막 14일째를 맞았다. 주최 쪽은 ‘석가탄신일’을 낀 연휴를 기점으로 인파가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채로운 볼거리가 마련되고 숙박요금도 개장 초기보다 낮춰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세계박람회를 가리키는 ‘엑스포’는 1967년 몬트리올 박람회 때부터 쓰였다. 이 박람회의 화젯거리는 영국 전시관 여성 안내원의 제복이었다. 메리 퀀트가 디자인한 이 제복은 미니스커트였다.(<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엑스포가 미니스커트를 유행시키는 데 큰 몫을 한 셈이다.

세계박람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안내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우미’라고 부른다. 이 말은 ‘행사 안내를 맡거나, 남에게 봉사하는 요원’으로 1993년 대전 엑스포 때 등장한 표현이다. ‘도우미’는 ‘도움+이’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도움을 주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말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것으로(여수엑스포조직위 자료) ‘용언의 명사형+-이’로 구성된 ‘알림이’, ‘가꿈이’, ‘지킴이’ 따위와는 다른 형태인 것이다.

이태 전 ‘아나운서 커플’의 혼인 소식을 전한 한 매체는 “두 사람이 한글날에 맞추어 날을 잡은 것은 평소 ‘우리말 지킴이’를 자처해온 아나운서의 직업정신이 발동한 것”이라며 아나운서를 ‘우리말지킴이’로 추어올렸다. 아나운서에 대한 칭찬이 고맙기는 하지만 ‘우리말지기’라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등대지기, 묘지기, 문지기, 창고지기, 청지기…. 이처럼 ‘-지기’는 예전부터 널리 쓰이고 있었기에 그렇다. 뜻풀이를 살피면 ‘-지기’를 살려 써야 할 이유가 더 분명해진다. ‘지킴이’는 ‘한 집이나 마을, 공동 구역을 지켜 주는 신(집 지킴이인 터주신, 마을 지킴이인 장승 따위)’이나 ‘관리자를 달리 이르는 말’이고 ‘-지기’는 ‘그것을 지키는 사람’(표준국어대사전)이기 때문이다.

강재형 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3376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194808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7Sep
    by 바람의종
    2009/09/27 by 바람의종
    Views 14872 

    '전(全), 총(總)' 띄어쓰기

  5. No Image 05Aug
    by 바람의종
    2009/08/05 by 바람의종
    Views 9051 

    '지'의 띄어쓰기

  6. No Image 18Sep
    by 바람의종
    2008/09/18 by 바람의종
    Views 8620 

    '첫'과 '처음'

  7. No Image 13Oct
    by 바람의종
    2007/10/13 by 바람의종
    Views 7532 

    (공장)부지

  8. No Image 16Nov
    by 風磬
    2006/11/16 by 風磬
    Views 6831 

    (뒷)바라지

  9. No Image 30Nov
    by 風磬
    2006/11/30 by 風磬
    Views 6050 

    (밤)참

  10. No Image 20Jun
    by 바람의종
    2010/06/20 by 바람의종
    Views 10296 

    -가량(假量)

  11. No Image 14May
    by 風文
    2020/05/14 by 風文
    Views 1392 

    -분, 카울

  12. No Image 14Aug
    by 바람의종
    2010/08/14 by 바람의종
    Views 8915 

    -스럽다

  13. No Image 21Jun
    by 風文
    2020/06/21 by 風文
    Views 1506 

    -시- ① / -시- ②

  14. No Image 23Jan
    by 바람의종
    2010/01/23 by 바람의종
    Views 9177 

    -씩

  15. No Image 30May
    by 바람의종
    2012/05/30 by 바람의종
    Views 11216 

    -지기

  16. No Image 07Aug
    by 바람의종
    2009/08/07 by 바람의종
    Views 9420 

    -화하다, -화되다

  17. No Image 18Apr
    by 風文
    2023/04/18 by 風文
    Views 834 

    1.25배속 듣기에 사라진 것들

  18. No Image 19Dec
    by 바람의종
    2010/12/19 by 바람의종
    Views 12716 

    12바늘을 꿰맸다

  19. No Image 17Jul
    by 風文
    2022/07/17 by 風文
    Views 727 

    1도 없다, 황교안의 거짓말?

  20. No Image 20Sep
    by 風文
    2022/09/20 by 風文
    Views 531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21. No Image 16May
    by 風文
    2020/05/16 by 風文
    Views 956 

    24시 / 지지지난

  22. No Image 21Jul
    by 風文
    2022/07/21 by 風文
    Views 676 

    3인칭은 없다, 문자와 일본정신

  23. No Image 15Sep
    by 風文
    2022/09/15 by 風文
    Views 1039 

    4·3과 제주어, 허버허버

  24. No Image 06Jun
    by 風文
    2020/06/06 by 風文
    Views 1330 

    8월의 크리스마스 / 땅꺼짐

  25. No Image 13May
    by 윤안젤로
    2013/05/13 by 윤안젤로
    Views 27605 

    CCTV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