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15 14:51

가시집

조회 수 7207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시집

'가시집’은 ‘아내의 집’, ‘처가’를 일컫는다. 북녘에서는 ‘가시집’이 처가와 같은 말이고, 한자말인 처가보다는 고유어인 가시집을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반면 남녘에서 ‘가시집’은 ‘처가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 여기고, 일상적으로 잘 쓰이지도 않는다. 남녘에서 잘 쓰이지 않는 까닭은 ‘낮춤’의 뜻이 연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가시집에서 ‘낮춤’의 느낌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아마도 ‘가시내, 가시나’의 영향으로 보인다. ‘가시’에서 ‘가시내’가 연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가시’는 조선 초에도 쓰이던 말로 ‘아내’를 뜻한다. “처(妻)는 가시라”와 같이 본디는 명사였지만 점차 쓰임이 줄어들어 이제는 앞가지로 쓰인다. 가시집을 ‘처가의 낮은 말’로 본 것은〈큰사전〉(1947년)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조선말 사전〉(1960년)에서 ‘처가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풀이했다가〈현대조선말사전〉(제2판·1981년)에서는 ‘안해의 친정집’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사이 북녘에서 인식이 바뀌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안해’는 ‘아내’의 옛말이면서 북녘에서는 ‘문화어’(표준말)로 쓰인다.

‘가시-’가 들어간 남북 지역어를 보면, 중부를 제외한 북부와 남부 지역에서 두루 확인된다. 이런 상황에서 북녘 사전에 ‘가시아버지, 가시어머니’가 있는데 남녘 사전에 없는 것은 ‘가시-’에 대한 남북의 인식 차이를 보여준다.

상황에 따라 ‘가시내, 가시나’도 ‘낮춤’의 뜻 없이 쓰이기도 하므로, 앞가지 ‘가시-’를 살려 써 보면 어떨까?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130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808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2836
3168 가마즁이·언년이 바람의종 2008.06.19 6905
3167 가마귀 바람의종 2008.12.11 8970
3166 가마우지 바람의종 2009.06.29 6214
3165 가시 돋힌 설전 바람의종 2010.04.01 13219
3164 가시버시 바람의종 2007.12.17 7119
3163 가시버시 바람의종 2010.04.26 9879
» 가시집 바람의종 2008.03.15 7207
3161 가야와 가라홀 바람의종 2008.04.01 6792
3160 가열차다, 야멸차다 바람의종 2009.03.18 11171
3159 가엾은/가여운, 서럽다/서러운, 여쭙다/여쭈다 바람의종 2009.06.29 11527
3158 가오 잡다, 후카시 잡다 바람의종 2009.11.24 16956
3157 가와 끝 바람의종 2008.01.13 6479
3156 가외·유월이 바람의종 2008.09.06 7577
3155 가을하다 바람의종 2007.12.28 6789
3154 가이없는 은혜 바람의종 2012.08.17 8947
3153 가입시더 바람의종 2009.04.09 6509
3152 가젠하민 바람의종 2009.05.24 6786
3151 가족 호칭 혁신, 일본식 외래어 風文 2022.06.26 752
3150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450
3149 가차없다 바람의종 2007.04.28 10321
3148 가책 바람의종 2007.05.25 11301
3147 가파르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2.07 84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