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7.08 01:54

오부리

조회 수 9202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오부리

외래어

대중음악 혹은 고전음악 연주에 종사하거나 거의 전문 수준에 이른 사람들이 쓰는 말 중에 ‘오부리’가 있다. 이는 악보 없이 반주를 즉석에서 하는 일, 곧 ‘즉석 반주’를 뜻한다. 그러나 뜻이 더 번져서 밴드가 나오는 유흥주점 반주나 혼례식 음악 연주를 일컫기도 한다. 노래방이 생기기 전에는 ‘오부리 밴드’가 성행했는데, 이제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한편, 노래 반주이건 아니건 연주 사이사이 악보 없이 생각나는 대로, 느낌대로 하는 즉흥 연주를 뜻하는 말로는 ‘애드리브’(ad lib)가 있다.

‘오부리’의 어원은 흔히 이탈리아말 ‘오블리가토’(obbligato)로 알려졌다. 이것이 일본말에서 ‘오부리’가 되어 우리에게 전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엔 미심쩍은 면이 있다. 본디 이 말은 ‘꼭 해야 되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정도의 뜻인데, 음악용어로서는 ‘피아노 또는 관현악 따위의 반주가 있는 독창곡에 독주적 성질을 가진 다른 악기를 곁들이는 연주법’, ‘꼭 연주해야 하는 악기 선율’을 뜻한다. 이런 말이 어떻게 ‘즉석 반주’를 뜻하게 됐는지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일본말을 통해 왔다는 생각은 말 꼬리를 없애면서 ‘ㄹㄹ’을 살리지 못하는 ‘오부리’라는 꼴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일본말 사전에는 이 말이 없는데, 우연이 아니라면 ‘카브라’처럼 유래가 분명하지 않아 어디서 온 말인지 밝혀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2979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661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1381
1672 담배 이름 바람의종 2009.07.15 10214
1671 살쾡이 file 바람의종 2009.07.15 6046
1670 스펙 바람의종 2009.07.15 5398
1669 따블 백 바람의종 2009.07.14 8007
1668 패였다, 채였다 바람의종 2009.07.14 8808
1667 옷이 튿어졌다 바람의종 2009.07.14 11394
1666 사랑금이 file 바람의종 2009.07.14 5417
1665 묵어 불어 바람의종 2009.07.14 6575
1664 경품과 덤 바람의종 2009.07.13 5849
1663 불닭 바람의종 2009.07.13 6211
1662 "있다, 없다"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7.13 12187
1661 덕분 바람의종 2009.07.13 5785
1660 이무기 바람의종 2009.07.13 7152
1659 와인 바람의종 2009.07.12 7236
1658 훕시 바람의종 2009.07.12 8733
1657 날으는, 시들은, 찌들은, 녹슬은 바람의종 2009.07.10 8004
1656 어줍잖다, 어쭙잖다 / 어줍다 바람의종 2009.07.10 12349
1655 그녀 바람의종 2009.07.10 7300
1654 먹고 잪다 바람의종 2009.07.10 6574
1653 선비 바람의종 2009.07.10 6337
1652 졸립다 / 졸리다 바람의종 2009.07.08 9476
1651 우리 민족, 우리나라 바람의종 2009.07.08 895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