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2.07 21:20

‘그러지 좀 마라’

조회 수 7672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그러지 좀 마라’

우리말의 용언(풀이씨)에는 본용언과 보조용언이 있다. 동사는 본동사와 조동사로, 형용사는 본형용사와 보조형용사로 나뉜다. 본용언과 보조용언은 문장에서 어떤 경우에도 따로 떨어져 있을 수 없다. 본용언이 먼저 오고 보조용언이 뒤따른다. “가지 마라”는 문장에서 ‘가지’는 본동사이고 ‘마라’는 조동사이다. 이때 ‘가지’와 ‘마라’ 사이에는 어떤 단어도 형태소도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딱 하나의 예외가 있다. 본동사에 조사가 붙는 경우가 있다.

“세월아 가지를 마라”에서 본동사 ‘가지’ 뒤에 붙은 ‘를’이 조사이다. 이때 들어가는 조사는 보조사다. 격조사는 문장 속 낱말의 격(格)을 표시하고, 보조사는 뜻을 더한다. 보조사가 격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주된 기능은 뜻을 더하는 것이다. 그리고 본용언과 보조용언 사이의 보조사는 격을 표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지를 마라”에서 ‘를’은 목적격 조사가 아니고 ‘가지를’은 당연히 목적어가 아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 이 규칙이 슬슬 깨어지고 있다. “제발 그러지 좀 말았으면 한다” 신문 칼럼에서 따온 구절이다. 본용언과 보조용언 사이에 ‘좀’이라는 부사가 들어가 있다. 규칙대로라면 “제발 좀 그러지 마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표현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입말로 흔히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글말에까지 침투한 것을 보면 하나의 문장 구조로 자리잡은 듯하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153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7831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3064
2068 근낭 가디! file 바람의종 2010.02.12 7712
2067 치르다·치루다 바람의종 2010.02.12 13007
2066 꽁수, 꼼수, 뽀록나다 바람의종 2010.02.09 9699
2065 학을 떼다, 염병, 지랄 바람의종 2010.02.09 18873
2064 관형사 바람의종 2010.02.09 10450
2063 접미사 ‘-짜리’ 바람의종 2010.02.09 9308
2062 파고다 바람의종 2010.02.09 11545
2061 나름껏, 나름대로 바람의종 2010.02.08 8140
2060 박스오피스 바람의종 2010.02.08 8501
2059 어떡해,어떻게 바람의종 2010.02.08 9390
2058 좇다와 쫓다 바람의종 2010.02.08 9128
2057 북녘의 속담 바람의종 2010.02.08 8387
2056 백지 와 그라노! 바람의종 2010.02.08 7160
2055 여운을 남기다 바람의종 2010.02.07 10556
2054 새의 꼬리 바람의종 2010.02.07 8384
2053 시체,사체,송장,주검,시신 바람의종 2010.02.07 11242
2052 가파르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2.07 8427
» ‘그러지 좀 마라’ 바람의종 2010.02.07 7672
2050 비싼 돈, 싼 돈 바람의종 2010.02.06 7457
2049 쓰이다, 쓰여, 씐 바람의종 2010.02.06 8231
2048 건달 바람의종 2010.02.06 7260
2047 맞히다와 맞추다 바람의종 2010.02.06 1069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