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01.06 23:25

내비게이션

조회 수 10481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내비게이션

‘고객님 앞으로 주문 상품 <나이 한 살>이 배송중입니다. 본 상품은 특별주문 상품으로 취소·교환·환불이 불가합니다. 상품 수령 후 수취 확인 바랍니다.’ 연말에 접어들면서 돌아다니는 문자메시지이다. ‘가는 세월’ 아쉬워하는 세대가 공감할 내용이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의 맛을 마흔 넘어서야 되새김하는 늦깎이인 나는 ‘특별주문 상품’인 ‘나이 한 살’이 싫지만은 않다. 청춘의 뒤끝은 여전히 내게 남아 있고 중년 이후에야 알 수 있는 신체의 변화를 몸소 겪으며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해가 가고 새해가 밝아 온다. 새해는 새 학기처럼 다가온다. 2011학년에서 2012학년으로 ‘진급’하는 것이다. 한 해 더 ‘진급’하면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한다. 호젓한 절간에서 ‘해맞이 템플스테이’를 하고 고즈넉한 성당에서 ‘송구영신 피정’을 하는 이들이다. 묵상과 성찰을 통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차분히 앞날을 도모하는 게 낫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경구는 그래서 뜻깊다.

인생의 속도와 방향은 부모와 스승, 동료 그리고 책을 항법사 삼아 자신이 결정한다. 낯선 길의 동반자는 ‘지도를 보이거나 지름길을 찾아주어 자동차 운전을 도와주는 장치나 프로그램’(표준국어대사전)인 ‘내비게이션’이다. 항법사에 어울리는 외래어는 ‘내비게이션’이 아니라 ‘내비게이터’이다. “‘내비게이션’은 ‘길도우미’로 다듬었다”고 밝힌 국립국어원 연구원도 “‘내비게이션’은 영어를 바탕으로 한 우리식 외래어, 이른바 콩글리시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한겨레> 2008년 7월) 국립국어원은 <2003년 신어자료집>에 ‘한 지점으로부터 다른 지점으로 정확히 도착하게 하는 데 이용하는 차량용 항법장치’로 ‘내비게이터’를 수록한 바 있다. 2003년에 ‘내비게이터’를 인정했다가 이렇다 할 설명 없이 ‘내비게이션’을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로 올린 국립국어원의 뜻이 궁금하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545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195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6858
2794 용수철 바람의종 2012.01.23 11186
2793 시건 바람의종 2012.01.19 16500
2792 찰라, 찰나, 억겁 바람의종 2012.01.19 20395
2791 다른그림찾기 바람의종 2012.01.19 10299
2790 앎, 알음, 만듬/만듦, 베품/베풂 바람의종 2012.01.08 24103
2789 대중, 민중, 군중 바람의종 2012.01.08 11347
2788 금싸래기 땅 바람의종 2012.01.08 9765
2787 붙이다, 부치다 바람의종 2012.01.07 15855
2786 구구히, 구구이 바람의종 2012.01.07 8727
2785 버스 대절해서 행선지로 바람의종 2012.01.07 11390
2784 너글너글하다, 느글느글하다 바람의종 2012.01.06 11404
2783 '연륙교'의 발음은? 바람의종 2012.01.06 10651
» 내비게이션 바람의종 2012.01.06 10481
2781 바람피다 걸리면? 바람의종 2011.12.30 11971
2780 가늠하다, 가름하다, 갈음하다 바람의종 2011.12.30 20129
2779 한계와 한도 바람의종 2011.12.30 8331
2778 거꾸로 가는 지자체 바람의종 2011.12.28 9428
2777 받치다, 받히다 바람의종 2011.12.28 10264
2776 진력나다, 진력내다 바람의종 2011.12.28 13329
2775 첫번째, 첫 번째 바람의종 2011.12.27 9548
2774 꺼려하다, 꺼리다 바람의종 2011.12.27 11520
2773 담합 = 짬짜미 / 짬짬이 바람의종 2011.12.27 960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