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1.09 01:40

싸우다와 다투다

조회 수 6618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싸우다와 다투다

국어사전은 ‘싸우다’를 물으면 ‘다투다’라 하고, ‘다투다’를 찾으면 ‘싸우다’라 한다. 이들과 비슷한 ‘겨루다’도 있는데 그것도 ‘다투다’라고 한다. 참으로 국어사전대로 ‘싸우다’와 ‘다투다’가 서로 같고, ‘겨루다’는 ‘다투다’와 같다면 셋은 모두 같은 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세 낱말이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생겨나서 오늘까지 쓰이고 있겠는가? 본디 다른 뜻을 지니고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 서로 달리 쓰였으나, 걷잡을 수 없는 세상 소용돌이를 살아오느라고 우리가 본디 뜻을 잊어버리고 헷갈리는 것일 뿐이다.

‘겨루다’는 일정한 가늠과 잣대를 세워놓고 힘과 슬기를 다하여 서로 이기려고 갋으며 맞서는 노릇이다. 맞서는 두 쪽이 혼자씩일 수도 있고 여럿씩일 수도 있지만 가늠과 잣대는 두 쪽을 저울같이 지켜준다. 한 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바르고 반듯한 처지를 만들어주고 오직 힘과 슬기에 따라서만 이기고 지는 판가름이 나도록 하는 노릇이다. 놀이와 놀음의 바탕은 본디 겨루기에 있고, 그것을 가장 두드러지게 내세우는 것이 이른바 운동경기다.

‘싸우다’와 ‘다투다’는 둘 다 공평하도록 지켜주는 가늠과 잣대란 본디 없고 어떻게든 서로 이기려고만 하면서 맞서는 노릇이다. 그런데 ‘다투다’는 목숨을 걸지도 않고 몸을 다치게 하지도 않아서 거의 삿대질이나 말로써만 맞선다. ‘싸우다’는 다투는 것을 싸잡고 몸을 다치게도 할 뿐 아니라 마침내 목숨마저 떼어놓고 맞서는 이른바 전쟁까지도 싸잡는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29736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76576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1310
    read more
  4. 복수 표준어

    Date2007.11.07 By바람의종 Views6877
    Read More
  5. 줄여 쓰는 말

    Date2007.11.07 By바람의종 Views10561
    Read More
  6. 사발통문

    Date2007.11.08 By바람의종 Views8937
    Read More
  7. 터키말과 튀르크어파

    Date2007.11.08 By바람의종 Views6160
    Read More
  8. 과대포장

    Date2007.11.08 By바람의종 Views6606
    Read More
  9. 사십구재

    Date2007.11.09 By바람의종 Views6885
    Read More
  10. 싸우다와 다투다

    Date2007.11.09 By바람의종 Views6618
    Read More
  11. 운율

    Date2007.11.09 By바람의종 Views7889
    Read More
  12. 훈훈하다

    Date2007.11.09 By바람의종 Views12751
    Read More
  13. 사주단자

    Date2007.11.10 By바람의종 Views11632
    Read More
  14. 몽골말과 몽골어파

    Date2007.11.10 By바람의종 Views9331
    Read More
  15. 삼척동자

    Date2007.12.12 By바람의종 Views6726
    Read More
  16. 다방구

    Date2007.12.12 By바람의종 Views8714
    Read More
  17. 우리와 저희

    Date2007.12.12 By바람의종 Views8132
    Read More
  18. 속수무책

    Date2007.12.13 By바람의종 Views7260
    Read More
  19. 수렴 청정

    Date2007.12.13 By바람의종 Views8241
    Read More
  20. 부추?

    Date2007.12.13 By바람의종 Views5964
    Read More
  21. 뒷담화

    Date2007.12.13 By바람의종 Views6812
    Read More
  22. 수수방관

    Date2007.12.14 By바람의종 Views7144
    Read More
  23. 아비규환

    Date2007.12.14 By바람의종 Views7288
    Read More
  24. 말과 나라

    Date2007.12.14 By바람의종 Views6481
    Read More
  25. 꿍치다

    Date2007.12.14 By바람의종 Views904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