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9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성적 수치심’이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성적 수치심? 학업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얘기인가?’ 자세히 들어 보니 성추행 관련기사였는데 기자가 ‘성:쩍 수치심’을 ‘성적 수치심’으로 발음한 것이었다. 뜻을 생각하지 않고 글자에만 신경을 쓸 때 흔히 범하게 되는 오류이다.

학습이나 일의 실적을 나타내는 성적(成績)은 예사소리로 발음하지만 남녀의 특성을 나타내는 ‘성(性)’에 접미사 ‘적(的)’이 붙은 성적(性的)은 ‘성:쩍’ 즉 된소리로 발음한다. 마찬가지로 지적(指摘)은 ‘지적’으로 발음하지만 지적(知的)은 ‘지쩍’으로 발음한다. 내적(內的) 외적(外的) 공적(公的) 사적(私的)도 ‘내:쩍’ ‘외:쩍’ ‘공쩍’ ‘사쩍’이 된다.

하지만 ‘접미사 ‘-적’이 모두 된소리로 발음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 ‘성공적’ ‘근본적’처럼 예사소리로 발음하는 경우도 많다. 대체로 한음절 단어에 붙을 때 된소리가 나지만 명확한 것은 아니며 관습적인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볼 뿐이다.

방송 출연자가 ‘잠자리(잠을 자는 곳)’를 ‘잠짜리’가 아닌 ‘잠자리’(곤충)로 발음해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다. 합성어의 경우 표기상에는 사이시옷이 없어도 관형의 뜻이 성립할 때 뒤 단어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발음한다. 문고리(문꼬리), 등불(등뿔), 눈동자(눈똥자), 손재주(손째주), 발바닥(발빠닥) 등이 이런 경우이다.

불필요한 된소리도 피해야겠지만 제때 된소리를 발음해야 의미 전달이 잘 될 뿐 아니라 발음하기도 쉽다. 경음화의 모든 원칙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모두가 규칙적인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사례별로 사전을 찾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501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157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6401
»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風文 2023.11.10 970
65 피동형을 즐기라 風文 2023.11.11 752
64 귀 잡수시다? 風文 2023.11.11 948
63 기역 대신 ‘기윽’은 어떨까, 가르치기도 편한데 風文 2023.11.14 976
62 본정통(本町通) 風文 2023.11.14 885
61 조의금 봉투 風文 2023.11.15 789
60 후텁지근한 風文 2023.11.15 849
59 붓다 / 붇다 風文 2023.11.15 954
58 저리다 / 절이다 風文 2023.11.15 900
57 부사, 문득 風文 2023.11.16 703
56 쓰봉 風文 2023.11.16 751
55 까치발 風文 2023.11.20 935
54 ‘가오’와 ‘간지’ 風文 2023.11.20 867
53 주현씨가 말했다 風文 2023.11.21 918
52 군색한, 궁색한 風文 2023.11.21 758
51 몰래 요동치는 말 風文 2023.11.22 717
50 '밖에'의 띄어쓰기 風文 2023.11.22 826
49 내색 風文 2023.11.24 677
48 ‘개덥다’고? 風文 2023.11.24 910
47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798
46 '마징가 Z'와 'DMZ' 風文 2023.11.25 860
45 흰 백일홍? 風文 2023.11.27 104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