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일꾼·큰머슴
요즘 지방자치 단체장과 의회 의원을 뽑는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저마다 그 고을 살림을 맡을 일꾼 곧 머슴을 뽑아야 할 중요한 선거다. 일꾼 중에도 일을 능숙하게 잘하는 일꾼이 있고, 그렇지 못한 일꾼이 있다. 예부터 일을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분하여 새경이나 품삯을 달리 주었다.
“일꾼 중에선 힘으로도 상일꾼이구 사람됨도 젤 진국이에요.”(박완서, <미망>) 여기서 ‘상일꾼’[상:닐:꾼]은 ‘일꾼 가운데 특별한 기술이 있거나 일을 아주 잘하는 일꾼’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상’(上)은 전날 머슴이나 일꾼을 ‘상·(중)·하’로 구분하던 데서 온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말로는 ‘상머슴’이 있다.
현행 국어사전에는 이런 뜻의 ‘상일꾼’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표기가 같고 뜻이 다른(동음이의어) ‘상일꾼’[상닐:꾼]이 수록돼 있는데, 그 뜻은 ‘별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막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먹고 자고 꿍꿍 일하고, 자식새끼 만들고 할 줄밖에는 모르는 상일꾼(농부)였었다.”(채만식 <미스터 방>) 이 ‘상일꾼’의 ‘상’은 ‘상’(常)이어서 앞서 살펴본 ‘상일꾼’과는 다르다. 이와 같은 말은 ‘막일꾼·막노동꾼’이다.
실상은 어떨지 모르나 “일꾼 중의 상일꾼 ○○○”, “상일꾼·큰머슴 ○○○” 등을 적은 선거 벽보나 펼침막들을 보면 그래도 반가워진다. ‘큰머슴’ 역시 사전에는 없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3744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0457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195111 |
3124 | 팔자 | 바람의종 | 2007.09.08 | 8659 |
3123 | 폐하 | 바람의종 | 2007.09.09 | 9741 |
3122 | 푼수 | 바람의종 | 2007.09.10 | 11276 |
3121 | 한량 | 바람의종 | 2007.09.12 | 8203 |
3120 | 한성 | 바람의종 | 2007.09.18 | 10908 |
3119 | 한약 한 제 | 바람의종 | 2007.09.19 | 10787 |
3118 | 합하 | 바람의종 | 2007.09.20 | 8075 |
3117 | 행각 | 바람의종 | 2007.09.21 | 7976 |
3116 | 형 | 바람의종 | 2007.09.22 | 8834 |
3115 | ‘김치’와 ‘지’ | 바람의종 | 2007.09.22 | 6767 |
3114 | 형극 | 바람의종 | 2007.09.23 | 12135 |
3113 | 기다 아니다 | 바람의종 | 2007.09.23 | 14459 |
3112 | 호구 | 바람의종 | 2007.09.26 | 11070 |
3111 | 언어의 가짓수 | 바람의종 | 2007.09.26 | 12280 |
3110 | 호구 | 바람의종 | 2007.09.28 | 8055 |
» | 상일꾼·큰머슴 | 바람의종 | 2007.09.28 | 12144 |
3108 | 호남 | 바람의종 | 2007.09.29 | 8725 |
3107 | ‘기쁘다’와 ‘즐겁다’ | 바람의종 | 2007.09.29 | 11726 |
3106 | 홍일점 | 바람의종 | 2007.10.05 | 10558 |
3105 | 고려에 넣어? | 바람의종 | 2007.10.05 | 7951 |
3104 | 환갑 | 바람의종 | 2007.10.06 | 18006 |
3103 | 언어 분류 | 바람의종 | 2007.10.06 | 127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