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와 누다
어린 시절 꿈속에서 뛰놀다 급해져 길가에 시원하게 쉬를 하고 일어난 아침. 어머니는 축축하게 젖은 이불에 주눅 든 나에게 키와 바가지를 주시며 키를 머리에 쓰고 이웃집에 가서 소금을 얻어 오라셨다. 하릴없이 찾아간 이웃집에서 아주머니는 키 쓴 머리 위에 부지깽이 세례를 내리셨고 혼비백산해 도망친 이후 내 야뇨증이 사라졌다던가.
요즘 들어 오줌을 '누다'와 오줌을 '싸다' 두 표현을 구별하지 않고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이 둘은 의미 차가 있다. '누다'는 배설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다라는 일반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싸다'는 바지에 배변을 한 경우처럼 참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한 일이거나, 잠자다가 이불에 실례하는 것처럼 의식하지 못하고 한 행위를 뜻한다. 오줌이 마려운 아이더러 '빨리 화장실에 가서 오줌 싸고 와'하는 것처럼 '누다'를 써야 할 자리에 '싸다'를 쓰면 속된 느낌을 준다. '싸다'라는 표현은 개구쟁이들의 이불 지도에 돌려주고 평상시 배변에는 '누다'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33471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0261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194929 |
1958 | -씩 | 바람의종 | 2010.01.23 | 9178 |
1957 | 투성이 | 바람의종 | 2010.08.27 | 9175 |
1956 | 책갈피 | 바람의종 | 2010.10.06 | 9172 |
1955 | 어리숙, 허수룩 / 텁수룩, 헙수룩 | 바람의종 | 2009.02.02 | 9172 |
1954 | 기침을 깇다? | 바람의종 | 2010.03.04 | 9168 |
1953 | 이제서야, 그제서야 | 바람의종 | 2009.07.08 | 9166 |
1952 | 그것을 아시요? | 바람의종 | 2010.03.18 | 9166 |
1951 | 떠구지 | 바람의종 | 2010.01.06 | 9153 |
1950 | 막간을 이용하다 | 바람의종 | 2008.01.06 | 9153 |
1949 | 벌이다, 벌리다 | 바람의종 | 2008.10.11 | 9152 |
1948 | 꽃 피라 | 바람의종 | 2011.11.25 | 9147 |
1947 | 원인, 이유 | 바람의종 | 2009.11.29 | 9146 |
1946 | 점심 | 바람의종 | 2007.08.17 | 9145 |
1945 | 좇다와 쫓다 | 바람의종 | 2010.02.08 | 9134 |
1944 | 명사형 어미 | 바람의종 | 2010.03.14 | 9134 |
1943 | 미이라, 링겔 | 바람의종 | 2008.12.12 | 9120 |
» | 싸다와 누다 | 바람의종 | 2009.10.01 | 9118 |
1941 | 찍찍이 | 바람의종 | 2010.01.19 | 9118 |
1940 | 명사 + 하다, 형용사 + 하다 | 바람의종 | 2009.07.17 | 9113 |
1939 | 보어 | 바람의종 | 2010.02.21 | 9110 |
1938 | 장안 | 바람의종 | 2007.08.15 | 9110 |
1937 | 허롱이 | 바람의종 | 2009.05.09 | 9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