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8.19 17:05

두껍다, 두텁다

조회 수 12076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두껍다, 두텁다

얼굴에 철판을 깐 듯 뻔뻔한 사람을 가리켜 '철면피'라고 한다. 출세에 눈이 멀어 권력자에게 온갖 아첨을 서슴지 않았던 중국의 왕광원이란 사람을 두고 "그의 낯가죽은 열 겹 철갑처럼 '두텁다'"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욕을 먹고 채찍질을 당하고도 웃어넘겼다는 왕광원의 얼굴처럼 '두께가 보통의 정도를 넘는다'고 할 때 '두텁다'라는 표현을 사용해도 될까? 이때는 "낯가죽이 두껍다"고 해야 한다.

 "모세혈관이 발달한 두꺼운 입술은 열대 지역에서는 체온 조절에 적합하지만 추운 지방에선 열 손실을 증가시킨다"처럼 물리적 두께를 나타내는 경우엔 '두껍다'를 쓰는 게 적절하다. '두텁다'는 "신임이 두텁다" "친분이 두텁다" "우정이 두텁다"와 같이 신의.믿음.관계.인정 따위가 굳고 깊다는 뜻이다.

 "두터운 옷 하나를 걸치는 것보다 얇은 옷을 여러 개 겹쳐 입는 게 더 따뜻하다"처럼 '두껍다'를 써야 할 자리에 '두텁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두껍다는 "구름층이 두껍다" "지지층이 두껍다"와 같이 층을 이루는 사물의 높이나 집단 규모가 보통보다 크다, 어둠.안개.그늘이 짙다는 의미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심정(心情)적 관계가 깊음을 나타낼 때는 '두텁다'를 써야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572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220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7101
2904 어리숙하다, 어수룩하다 바람의종 2010.10.16 12142
2903 녹녹지 않다 바람의종 2010.03.30 12128
2902 "~주다"는 동사 뒤에만 온다 바람의종 2009.07.25 12127
2901 외래어 / 외국어 바람의종 2012.02.28 12105
2900 선소리 바람의종 2010.11.21 12103
2899 덮혔다, 찝찝하다 바람의종 2008.10.31 12100
2898 한자의 두음, 활음조 바람의종 2010.04.26 12098
2897 께, 쯤, 가량, 무렵, 경 바람의종 2009.11.03 12096
2896 사겨, 사귀어, 부셔, 부숴 바람의종 2010.04.18 12094
2895 마을 가다 file 바람의종 2010.07.18 12093
2894 ‘통장을 부르다’와 ‘시끄럽다’ 바람의종 2010.04.30 12082
2893 운영과 운용 바람의종 2010.03.04 12080
» 두껍다, 두텁다 바람의종 2010.08.19 12076
2891 발자욱, 발자국 바람의종 2009.08.04 12069
2890 지양과 지향 바람의종 2010.08.07 12067
2889 합쇼체 바람의종 2010.03.18 12057
2888 여위다, 여의다 바람의종 2010.05.17 12048
2887 ~다 라고 말했다 바람의종 2010.03.15 12047
2886 간절기 바람의종 2012.05.11 12039
2885 곤죽 風磬 2006.09.29 12033
2884 삐지다, 삐치다 바람의종 2008.12.28 12031
2883 봇물을 이루다 바람의종 2010.01.22 1203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