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10.13 16:36

눈꼬리와 눈초리

조회 수 12529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눈꼬리와 눈초리

은림의 눈꼬리가 날카롭게 올라갔다. (공지영, ''고등어'')
 주모가 살살 녹아내리는 웃음을 눈꼬리에 담으며 눙치고 들었다. (조정래, ''태백산맥'')

 위 문장에서 '눈꼬리'라는 말의 쓰임에 주목해 보자. 대부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현행 어문 규범을 따르려면 위 문장의 '눈꼬리'는 '눈초리'로 모두 바꿔 써야 한다. 표준어 규범이 '눈꼬리'를 '눈초리'의 잘못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규정은 일반 언중의 직관과 충돌한다. 곧 '눈꼬리'는 '가늘게 좁혀진 눈의 끝 부분'으로, '눈초리'는 '어떤 표정이나 태도를 나타내는 시선'으로 인식하는 것이 한국어 화자의 직관이다. 그리하여 눈꼬리는 올라가거나 처지거나 찢어졌다고 말하고, 눈초리는 사납거나 매섭거나 날카롭다고 말한다.

 이런 언어 현실을 도외시하고 '눈꼬리'를 비표준어로 정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날 '눈초리'가 '눈꼬리'의 뜻으로 쓰였다 하더라도('눈초리'의 '초리'는 '꼬리'의 옛말이다), 오늘날 의미 분화를 일으켜 '눈초리'와 '눈꼬리'가 별개의 단어가 되었음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이제라도 '눈꼬리'는 규범어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584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231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7230
2992 히로뽕 바람의종 2008.02.20 12662
2991 뒤처지다, 뒤쳐지다 바람의종 2012.09.21 12647
2990 뭘로 / 뭐로 바람의종 2012.10.17 12634
2989 감질나다 바람의종 2010.08.03 12631
2988 스끼다시 바람의종 2008.02.16 12621
2987 가관이다 바람의종 2007.04.28 12599
2986 벗기다 / 베끼다 바람의종 2012.07.06 12586
2985 있으매와 있음에 바람의종 2011.01.30 12563
2984 생때같다 바람의종 2010.03.09 12551
2983 활개를 치다 바람의종 2008.02.01 12546
2982 그러기(그렇기) 때문에 바람의종 2009.11.08 12534
2981 걸신들리다 바람의종 2007.12.27 12530
» 눈꼬리와 눈초리 바람의종 2010.10.13 12529
2979 밤을 지새다, 지새우다 바람의종 2008.09.27 12524
2978 의사, 열사, 지사 바람의종 2010.07.12 12515
2977 대수롭다 風磬 2006.11.06 12512
2976 칠흑 같다 바람의종 2007.05.25 12510
2975 곶감, 꽃감, 꽂감 바람의종 2011.01.30 12508
2974 네가지, 싸가지 바람의종 2012.04.19 12500
2973 조족지혈 바람의종 2007.12.21 12489
2972 좌우하다와 좌지우지하다 바람의종 2010.11.10 12487
2971 완강기 바람의종 2010.04.23 1248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