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5.17 04:53

연신, 연거푸

조회 수 8810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연신, 연거푸

컴퓨터가 일상화하면서 우리는 필체를 알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가까운 친구는 물론 자신의 글씨체조차 신용카드 영수증 또는 수첩에서나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인터넷의 발달로 편지 대신 e-메일이, 펜 대신 자판이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자판은 오타가 아무리 많아도 삭제키 하나만 '연신' 눌러주면 틀린 글자를 간단히 없앨 수 있다. 하나의 메시지를 수초 만에 '연거퍼' 여러 사람에게 보낼 수 있는 e-메일은 또 얼마나 편리한가. 이 편리함으로 인해 한글은 채팅용 글자와 교육용 글자가 따로 존재하는 기형아가 돼 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인터넷에서 한글 맞춤법 운동을 벌여야 하지 않을까.

위의 글에서도 맞춤법에 어긋나는 글자가 있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연신'과 '연거퍼'는 표준어가 아니다. '잇따라 자꾸, 연이어 금방'이란 뜻으로 쓰는 '연신'은 '연방'이 바른 표기다. "선거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초조한 듯 연방 시계를 봤다" "유세장 근처에서는 '전쟁 반대'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의 함성이 연방 들려왔다" 등처럼 쓰인다.

'잇따라 여러 번 되풀이하여'라는 뜻의 '연거푸'도 앞의 모음에 이끌려, 혹은 부사형 어미로 생각해 '연거퍼'로 잘못 발음하거나 쓰는 일이 많다. '잇따라 거듭'이란 뜻의 '거푸'도 마찬가지로 '거퍼'로 사용하는 것을 자주 본다. 그러나 "예비선거에서 연거푸 1위를 기록한 그는 승리를 확신했지만 실제 투표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최근 기술주가 거푸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 등으로 써야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579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227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7190
1628 우레 바람의종 2007.03.03 8806
1627 대원군 바람의종 2007.06.24 8806
1626 엘레지, 사리 바람의종 2012.06.26 8809
» 연신, 연거푸 바람의종 2009.05.17 8810
1624 두문불출 바람의종 2007.11.01 8811
1623 곤조 바람의종 2008.02.02 8821
1622 대합실 바람의종 2007.10.18 8829
1621 로또 복권 바람의종 2008.03.31 8829
1620 비닐 바람의종 2009.11.12 8835
1619 소행·애무 바람의종 2008.05.24 8838
1618 도사리 바람의종 2010.06.20 8839
1617 한참동안 바람의종 2007.04.23 8844
1616 저희 나라 바람의종 2008.06.24 8845
1615 굳은 살이 - 박혔다, 박였다, 배겼다 바람의종 2009.07.28 8849
1614 단추를 꿰매다 바람의종 2011.12.26 8849
1613 바람의종 2007.09.22 8850
1612 낱알, 낟알 / 옛, 예 바람의종 2009.02.14 8852
1611 ‘첫 참석’ 바람의종 2009.11.09 8854
1610 동서남북 순서 바람의종 2010.03.03 8854
1609 ㄹ는지 바람의종 2010.03.07 8856
1608 눈발, 빗발, 화장발 바람의종 2012.09.27 8856
1607 안 / 않 바람의종 2008.12.08 885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