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524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물럿거라, 엊저녁, 옜소, 밭사돈

초봄으로 접어들며 꽃샘바람이 차갑지만 산수유 노란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풀었다. 마치 '추위야 물러가라'라고 소리치는 듯하다. 겨울바람이 미처 꼬리를 감추기도 전에 함성처럼 피어나는 산수유는 봄의 길라잡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옛날 높은 벼슬아치들이 행차할 때는 길라잡이가 앞에서 길을 트기 위해 '물렀거라'라고 소리 높여 외쳤다. 길라잡이가 외치던 벽제소리 '물렀거라'는 요즘에도 '더위야 물렀거라', '추위야 물렀거라'에서부터 '피로야 물렀거라', '참고서야 물렀거라'에 이르기까지 광고 문구에 무척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글로 쓴 걸 보면 '물렀거라' 못지않게 '물럿거라'로 한 것도 많다. 둘 중 '물렀거라'가 바르게 표기한 것이고 '물럿거라'는 잘못된 것이다. 이 둘은 소리가 같게 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다. '물렀거라'는 '물러 있거라'가 줄어든 말이다. 한글 맞춤법은 줄어든 말에서도 본딧말의 형태를 유지하는 쪽으로 돼 있다. '물렀거라'의 받침을 'ㅅ'으로 쓰지 않고 'ㅆ'으로 쓴 것이 그 예다. 그렇게 함으로써 본딧말과 준말의 관련성을 보여줄 수 있다.

'어제 저녁'이 줄어서 '엊저녁'이 되고, '바깥사돈'이 줄어 '밭사돈'이 되며, '여기 있소'가 줄어서 '옜소'가 되는 것도 같은 사례다. '엊저녁'의 경우 '엊'에 '어제'의 'ㅈ'이 받침으로 살아있고, '밭사돈'은 '밭'에 '바깥'의 'ㅌ'이 살아있으며, '옜소'의 경우도 '있소'의 'ㅆ'이 '옜'에 살아있음을 볼 수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590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238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7284
1760 실업난 바람의종 2009.02.04 8516
1759 마니산과 머리 바람의종 2008.01.28 8517
1758 전철련 바람의종 2010.03.15 8518
1757 삼수갑산을 가다 바람의종 2008.01.16 8518
1756 박스오피스 바람의종 2010.02.08 8518
1755 쓸어올리다 바람의종 2008.01.15 8522
1754 여부(與否) 바람의종 2010.01.20 8522
1753 연패(連敗) / 연패(連覇) 바람의종 2010.03.12 8522
1752 총각김치 바람의종 2008.09.04 8524
» 물럿거라, 엊저녁, 옜소, 밭사돈 바람의종 2008.11.29 8524
1750 기별 바람의종 2007.06.07 8532
1749 귀감 바람의종 2007.06.06 8533
1748 점심 바람의종 2010.08.17 8535
1747 복합어와 띄어쓰기 2 바람의종 2009.03.29 8539
1746 푼돈 바람의종 2007.03.31 8540
1745 뇌졸증/뇌졸중 바람의종 2008.09.02 8540
1744 결단, 결딴 바람의종 2008.09.26 8542
1743 부처손 바람의종 2008.02.10 8548
1742 깡총깡총 / 부조 바람의종 2009.08.27 8557
1741 부락, 마을, 동네 바람의종 2010.05.10 8558
1740 덩쿨/넝쿨, 쇠고기/소고기 바람의종 2008.08.28 8561
1739 천둥벌거숭이 바람의종 2007.03.29 856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