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짜
'막내 서현이는 세 살이고요. 요즘 강짜가 심해졌어요. 무엇이든 '내 거'라는 소리만 하지요.' '물에 빠진 사람 건져 줬더니 내 보따리 내놓으라고 강짜 부리는 꼴이 아닌가.'
위 예문은 실제 사용된 글을 인용한 것이다. 아무런 문제 없는 문장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강짜'라는 단어가 문제다. 부부나 연인 사이에서 한쪽이 또 다른 이성을 좋아할 경우에 그것을 지나치게 시기하는 것을 '강샘을 부린다'고 한다. 이 '강샘'과 동일한 뜻을 지닌 말이 '강짜'다. 따라서 '강짜'는 심하게 질투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위 두 예문은 모두 질투와는 관련이 없는 내용이다. 따라서 '강짜'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설사 질투와 관련된 내용일지라도 세 살짜리 어린애인 서현이에게는 '강짜'라는 말을 쓸 수 없다. 어른들의 애정과 관련된 낱말이기 때문이다. 위 예문은 '억지를 부린다'라든가 '떼를 쓴다' 등으로 고쳐야 제대로 뜻이 통한다. 다음은 '강짜'를 제대로 쓴 예다.
'몽둥이를 들어 메고 네 이놈 강도 놈. 좁은 골 벼락 치듯, 강짜 싸움에 기집 치듯, 담에 걸친 구렁이 치듯'('흥부가' 중)
'그가 사무실 여직원과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았을 때 아내는 강짜를 부리지 않았다. 남자 후배와의 심상치 않은 관계를 묵인해 준 대가인 셈이었다.'
일회용 사랑이 범람하는 시대이다 보니 이젠 질투할 일이 없어져 '강짜'를 엉뚱한 의미로 쓰게 되는 것일까?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3884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0377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5558 |
1892 | 저어새 | 바람의종 | 2009.09.24 | 8251 |
1891 | 노박비 | 바람의종 | 2008.02.11 | 8256 |
» | 강짜 | 바람의종 | 2008.12.07 | 8260 |
1889 | 생살, 살생 | 바람의종 | 2012.05.15 | 8262 |
1888 | 밸과 마음 | 바람의종 | 2008.04.09 | 8264 |
1887 | ~는가 알아보다 | 바람의종 | 2009.09.27 | 8264 |
1886 | 떡해먹을 집안이다 | 바람의종 | 2008.01.04 | 8267 |
1885 | 현수막, 횡단막 | 바람의종 | 2008.08.08 | 8271 |
1884 | 북녘의 경제 용어 | 바람의종 | 2010.02.25 | 8273 |
1883 | 연출했다 | 바람의종 | 2010.04.27 | 8273 |
1882 | 물어름 | 바람의종 | 2008.02.12 | 8278 |
1881 | 쿠테타, 앰플, 바리케이트, 카바이드 | 바람의종 | 2009.06.11 | 8278 |
1880 | 미어지다 | 風磬 | 2006.11.26 | 8283 |
1879 | 공멸 | 바람의종 | 2009.07.22 | 8285 |
1878 | 필자 | 바람의종 | 2009.09.24 | 8290 |
1877 | 커브길 | 바람의종 | 2010.01.19 | 8291 |
1876 | 과반수 | 바람의종 | 2009.03.24 | 8295 |
1875 | 구저모디 | 바람의종 | 2009.12.14 | 8299 |
1874 | 그리고 나서와 그러고 나서 | 바람의종 | 2010.02.23 | 8301 |
1873 | 갯벌, 개펄 | 바람의종 | 2008.10.17 | 8301 |
1872 | 품 | 바람의종 | 2007.03.31 | 8302 |
1871 | 수렴 청정 | 바람의종 | 2007.12.13 | 8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