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11.25 12:33

맛탕, 마탕

조회 수 11483 추천 수 4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맛탕, 마탕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 중에 튀긴 고구마에 설탕과 물엿을 졸인 액체를 끼얹은 요리가 있다. 중화요리 '빠스(拔絲.외래어 표기법으로는 '바스')'와 유사한 이 요리는 그 이름이 아직 국어사전에 오르지 않아 두 가지 표기가 혼재하고 있다. '맛탕'과 '마탕'이 그것이다. 이렇듯 표기가 두 형태로 엇갈려 쓰이는 것은 이 말의 어원이 불분명한 데서 기인한다. 곧, '맛+탕'인지 '마+탕'인지 확실치 않다. 어원이 전자의 경우라면 '맛'은 단맛.쓴맛의 맛일 터인데, 후자의 경우라면 '마'가 무엇인지 아리송하다. '고구마'의 '마'가 아닐까 추측해 보기도 하지만 이는 다음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
하나는 단일 형태소인 '고구마'에서 '마'만을 분리해 낼 수 없다는 점이고(물론 속어.은어에서는 이런 식의 조어가 있긴 하다), 다른 하나는 이 요리가 고구마만을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감자.당근.옥수수와 같은 다른 재료를 가지고도 만들어진다는 점이다(감자 맛탕/마탕, 당근 맛탕/마탕, 옥수수 맛탕/마탕도 있다).
그렇다면 '맛+탕'은 타당성이 있는가? 이 역시 명쾌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 의미를 해석하자면 '맛을 낸 탕' 또는 '맛있는 탕' 정도일 터인데, 왜 그것이 이 요리의 이름이어야 하는지 잘 와 닿지 않는다. 또한 '탕'이 무엇인지도 분명치 않다. 설탕의 '탕(糖)'인지(액체가 설탕을 졸인 것이라는 점에서?), 곰탕.쌍화탕의 '탕(湯)'인지(액체를 고거나 달이듯이 졸였다는 점에서?) 알 수 없다. 이 요리명은 '맛+탕'이나 '마+탕'과 같은 합성어이기보다는, 어원을 알 수 없는 단일어 '마탕'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255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891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4158
1276 맞고요, 맞구요 風磬 2006.09.09 16273
1275 망이·망쇠 바람의종 2008.05.01 9364
1274 망오지·강아지 바람의종 2008.06.13 8410
1273 망신 風文 2023.06.09 1390
1272 망둥어, 망둑어 / 간재미, 간자미 바람의종 2010.05.30 16866
1271 망년회(忘年會) 바람의종 2009.05.30 5958
1270 망년회 바람의종 2010.10.06 11051
1269 망나니 風磬 2006.11.26 7789
» 맛탕, 마탕 바람의종 2010.11.25 11483
1267 맛빼기, 맛배기, 맛뵈기 바람의종 2009.08.07 10524
1266 맑다와 밝다 바람의종 2008.02.27 6741
1265 말할 자격 바람의종 2009.06.16 7411
1264 말하는 입 風文 2023.01.03 1037
1263 말차례 바람의종 2008.01.20 487720
1262 말째다 바람의종 2008.06.24 5901
1261 말짱 황이다 바람의종 2008.02.23 10362
1260 말짱 도루묵이다 바람의종 2008.01.06 11837
1259 말의 평가절하 관리자 2022.01.31 1022
1258 말의 토착화 / 국가와 교과서 風文 2020.07.20 2240
1257 말의 적 / 화무십일홍 風文 2023.10.09 1104
1256 말의 이중성, 하나 마나 한 말 風文 2022.07.25 1000
1255 말의 세대 차 風文 2023.02.01 101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