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6.24 06:21

말째다

조회 수 5906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말째다

북녘말

다음은 <조선말대사전>에서 어떤 말을 풀이한 것이다. 어떤 말을 풀이한 것일까?

①(요구나 조건, 내용 같은 것이) 복잡하거나 말째서 풀기 어렵다. ②대하거나 다루기에 별스럽게 말째다. ③(말이나 글 같은 것이) 복잡하게 구성되고 엉키거나 걸려서 리해하기에 힘들다.

풀이에 ‘말째다’란 말이 들어 있어서 ‘말째다’가 무슨 뜻인지를 알아야겠다. 북녘말 ‘말째다’는 두 가지 뜻이 있는데, 하나는 ‘거북하고 불편하다’는 뜻으로 “해가 마주 비쳐 와 사격하기에는 말쨀 것 같았다”와 같이 쓴다. 또 하나는 ‘사람이나 일이 다루기에 까다롭다’는 뜻으로 “그 부분품은 까다로운 것이여서 가공하기가 말째였다”처럼 쓴다. 남녘 국어사전에서는 ‘말째다’를 첫번째 뜻의 평안도·함경도 방언으로 보았다.

‘말째다’를 ‘말-’과 ‘째다’로 분석할 수 있는데, ‘말-’은 ‘말벌, 말버짐’과 같이 ‘큰’이란 뜻을 지닌 접두사이고, ‘째다’는 “몸에 꽉 째는 바지를 입다”와 같이 ‘옷 등이 몸에 좀 작은 듯하다’의 뜻이다. 이런 분석이 반드시 옳다고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말째다’가 ‘많이 째다’에서 ‘불편하다’로, 다시 ‘까다롭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위에 든 세 가지 풀이는 ‘까다롭다’를 풀이한 것이다. ‘말째다’가 ‘까다롭다’는 뜻인데 ‘까다롭다’에서 다시 ‘말째다’를 쓰고 있으니, 두 가지 말을 모두 모르는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어사전에서 기본 낱말의 뜻을 풀이하는 일은 참 어렵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281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917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4405
1276 맞고요, 맞구요 風磬 2006.09.09 16273
1275 망이·망쇠 바람의종 2008.05.01 9365
1274 망오지·강아지 바람의종 2008.06.13 8410
1273 망신 風文 2023.06.09 1395
1272 망둥어, 망둑어 / 간재미, 간자미 바람의종 2010.05.30 16871
1271 망년회(忘年會) 바람의종 2009.05.30 5958
1270 망년회 바람의종 2010.10.06 11051
1269 망나니 風磬 2006.11.26 7789
1268 맛탕, 마탕 바람의종 2010.11.25 11483
1267 맛빼기, 맛배기, 맛뵈기 바람의종 2009.08.07 10524
1266 맑다와 밝다 바람의종 2008.02.27 6742
1265 말할 자격 바람의종 2009.06.16 7411
1264 말하는 입 風文 2023.01.03 1037
1263 말차례 바람의종 2008.01.20 487739
» 말째다 바람의종 2008.06.24 5906
1261 말짱 황이다 바람의종 2008.02.23 10366
1260 말짱 도루묵이다 바람의종 2008.01.06 11841
1259 말의 평가절하 관리자 2022.01.31 1022
1258 말의 토착화 / 국가와 교과서 風文 2020.07.20 2240
1257 말의 적 / 화무십일홍 風文 2023.10.09 1106
1256 말의 이중성, 하나 마나 한 말 風文 2022.07.25 1000
1255 말의 세대 차 風文 2023.02.01 10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