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18 01:52

성은, 승은, 사약

조회 수 7332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성은, 승은, 사약

궁중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좁은 궁궐 안에서 왕이라는 한 남자만 바라보고 살아야 했던 궁녀들이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곳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는 암투가 싹트고 음모와 비극이 생기는 것도 필연적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유의 드라마에는 '하해 같은 성은(聖恩)'처럼 임금의 은혜를 뜻하는 '성은'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것과 혼동되는 말로 '승은'이 있습니다.

'개똥이 박선영이 마침내 성은을 입었다.' 드라마 '왕의 여자'에서 '개똥이'라는 미천한 신분의 여자가 임금의 눈에 들어 밤을 같이 지내게 됐다는 것을 표현한 글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왕의 총애를 받아 밤에 모시는 것은 '성은을 입었다'가 아니라 '승은(承恩)을 입었다'라고 써야 적확합니다. 물론 시침(侍寢)도 '임금의 은혜'라고 생각한다면 '성은'이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으로는 구체적인 뜻을 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장희빈의 경우도 이렇게 승은을 입어 용종(龍種)을 잉태하고 숙종의 총애를 얻습니다. '용종'은 '왕족'이라는 의미입니다. 장씨는 한동안 영화와 권세를 누리지만 나중에 무당을 시켜 인현왕후를 모해한 사실이 드러나 약사발을 받아 죽게 됩니다. 임금이 죄인에게 독약을 내려 죽게 하는 일 또는 그 독약을 '사약'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死藥'으로 알기 쉬우나 이때는 임금이 약을 내린다는 뜻이어서 '賜藥'으로 씁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335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017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4794
1298 한나절, 반나절, 한겻 바람의종 2008.11.23 9877
1297 넙적하게, 넓다란, 넓치, 넓죽 바람의종 2008.11.23 10100
1296 국민 바람의종 2008.11.23 4488
1295 바람의종 2008.11.22 6075
1294 프로 바람의종 2008.11.22 5710
1293 평가하다, 때문에 바람의종 2008.11.21 7451
1292 왕따, 가마리 바람의종 2008.11.21 6405
1291 ~로부터 바람의종 2008.11.21 6565
1290 방마치 바람의종 2008.11.21 6642
1289 고개를 떨구다 바람의종 2008.11.20 12274
1288 오랫만, 오랜만 바람의종 2008.11.20 14701
1287 젠 스타일 바람의종 2008.11.20 7452
1286 괴기라미 떡이라미 바람의종 2008.11.20 6580
1285 어거지, 억지 바람의종 2008.11.19 6617
1284 핸드폰, 휴대전화 바람의종 2008.11.19 6638
1283 소고기, 쇠고기 바람의종 2008.11.19 7179
1282 명분 바람의종 2008.11.19 4429
1281 니가, 지가 바람의종 2008.11.18 5258
» 성은, 승은, 사약 바람의종 2008.11.18 7332
1279 외곬, 외골수 바람의종 2008.11.18 7759
1278 빵, 카스텔라 바람의종 2008.11.18 6178
1277 먹거리, 먹을거리 바람의종 2008.11.16 600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 156 Next
/ 156